요코 아가씨의 열에 들뜬 듯한 재잘거림이 계속 이어졌교, 그것이 다로 군이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할 관계로 끌려들어가게 된 시초였습니다. (상권, p.483)

















일본 회사의 뉴욕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살고 있었던 '나'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아버지의 소개로 아버지 지인의 '고용 운전사'인 '아즈마 다로'를 알게 된다. 책의 <서문>은 14페이지에서 끝나지만, 바로 이어 시작하는 <본격소설이 시작되기 전의 길고 긴 이야기>는 무려 183쪽까지 이어진다. 여기까지가 책의 서문이라고 봐도 될만큼, '내'가 어째서 '아즈마 다로' 의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서문 아닌 서문이 183쪽에서 끝나는만큼, 상권을 다 읽도록 본격적인 아즈마 다로의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는다. 이것은 일본판 <폭풍의 언덕>이라고 했으니, 아즈마 다로의 사랑이 상권에 이르도록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보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사랑은 하권부터인거냐, 라며 책장을 넘기다가 상권의 맨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에서, 나는 위에 인용한 문장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요코 아가씨의 열에 들뜬 듯한 재잘거림이 계속 이어졌교, 그것이 다로 군이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할 관계로 끌려들어가게 된 시초였습니다. (상권, p.483)


크-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할 관계......로 끌려들어가게 된 시초..........라니.

아, 세상이여..

아, 사랑이여..



나는 아즈마 다로가 굉장히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것, 그 어린 시절에 자기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 '요코'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적잖이 우울하다. 이런 사랑은 안된다. 그렇게될 경우 한 쪽이 다른 한쪽에게 집착하게 된다. 모두가 나를 미워하고 모두가 나를 구박하고 모두가 나를 괴롭히는데 나타난 단 한 명의 구원자라니. 어떻게 거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식의 사랑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끝날 확률은 얼마나 희박한가. 이런 식으로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이런 식으로 만났기에 '나'는 폭풍의 언덕에서 영감을 받아 이 소설을 쓰노라 말하게된 게 아닐까.




아즈마 다로의 이야기 ……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 지금까지 무수히 이야기되어온 연애 이야기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새삼스레 쓰고 싶어진 것은, 그것이 사실은 옛날 소녀 시절에 되풀이 읽던 그리운 번역소설들을 갑자기 선명하게 가슴에 되살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특히 읽을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한 영국 소설과 닮았다. 히스가 자라는 요크셔 황야를 무대로 지금으로부터 백오십 년도 더 전에 에밀리 브론테라는 영국인 여성작가가 썼고, 그후 점차 세계의 고전으로 간주된 소설이다. 내가 아즈마 다로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마치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도 애당초 그 소설을 되풀이해 읽었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p.178)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할 관계로 끌려들어가게 된 시초, 라는 문장이 너무 훅- 들어와서, 나는 아즈마 다로와 요코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짐과 동시에, 아아, 나의 시초는 무엇이었나,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의 모든 사랑이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필히 그런 관계가 찾아들곤 한다.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하는 그런 관계. 나는, 내가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땜시롱, 아아, 우리가 그렇게 된 시초는 무엇이었나...돌이켜 보게 되었고, 아아, 그 시초는...알라딘......


이렇게 되고야 만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네?




자,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아즈마 다로는 가난했고 배운 것도 없는 채로 미국으로 와, 부잣집의 고용운전사가 된다. 그는 미국에서 살아남고 또 성공하기 위해 일단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런 그를 보고 '나'의 아버지는 그를 자신의 회사로 스카웃해와 공장에서 일하게 한다. 나는 그가 영어 공부를 필사적으로 열심히 해내는 게 진짜 너무 좋았다. 아, 열정이란 무엇인가. 이런 열정이 왜 내게는 없는가.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모두가 놀란 것은 아즈마 다로의 영어였다. 아니, 영어라기보다 영어에 대한 정열이었다. 다른 주재원보다 젊은 나이에 미국에 왔고 미국인의 집에서 일 년 가까이 먹고 잤으니 영어를 남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아버지의 기대를 상회한 것은 남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 이목을 꺼리지 않고 정진하는 그의 자세였다. 일본 회사에 근무하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일을 일본어로 처리함에도 불구하고, 수리중에는 늘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라디오를 들으며 영어 단어 같은 것을 계속 입 안에서 되풀이한다. 점심시간에는 야간 학교에서 받아온 숙제를 한다. 이민자들을 포함해 영어 쓰기와 읽기가 능숙하지 못한 어른을 위한 야간 학교에 다니는 것은 아버지가 모두에게 권장하는 일이어서 그 때문에 일을 빨리 끝내는 것도 봐주곤 했는데, 회사에서 가장 밑바닥이고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가장 적을 아즈마 다로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 야간 학교에 다녔던 것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한 수준 이상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영어를 사용하는 역할이 어느 틈엔지 자연스럽게 그에게 돌아가게 되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전화 응대뿐 아니라 편지 왕래 등 조금만 복잡한 영어가 나오면 그전처럼 윗사람이 불려나가는 대신 아즈마 다로가 모두 도맡게 되었다고 한다. (p.52)




나는 당연히 나의 구몬...을 생각한다. (응?)

며칠전에 내가 버린 구몬.. 쌓여있던 구몬. 사무실의 책상 서랍에도 내 방의 책장에도 가득 쌓여있던 구몬..언젠가 이걸 할거야, 라고 생각해 계속 가지고 있던 밀린 구몬..그러나 그것을 한꺼번에 한다고 해도 내 영어 실력이 향상할까? 내가 내게 물어보니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고, 그리하여 나는 영어 구몬 버리기.. 를 실행한 것이다. 다 버렸다, 다. 풀지 않고 다 버렸다. 이것은 진정한 돈지랄... 나의 영어 실력은 뭐다? 제자리다.. 여전히 영어 못하는 나...인 것을... 슬픔의 새드니스..


그런데 아즈마 다로는 한다, 영어를, 열심히..

나중에는 영어 공부 테이프를 줬는데 그것도 다 달달 외워버린다. 어찌 영어를 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열정을 가진 이 남자, 단순히 영어에만 열정을 가진 게 아니라 성공에 대한 열정을 가진 것일까. 일도 열심히 하고 기술도 열심히 익히고 그래서 내시경 기계에 전문가가 되어 나중엔 의사라고 해도 모두가 믿을 정도가 되어버리는 것이고 그러다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열정..

열정..

열정은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가?

내가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열정이 없기 때문인가?

나는 부자가 되어서 좋아하는 남자를 돈으로 꼬시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부자가 안돼..그것은 나에게 없어서인가, 열정이?


그렇지만!

그.렇.지.만.

내가 열정이 없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만!

만약 내가 영어를 써야 하는 곳에서 살아야만 한다면, 내게도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그 열정이란 것이, 영어공부에? 그래야 사니까 말입니다. 안그래요?

그러다가 나는 나의 열정이 궁금해졌다.

나의 열정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서 발현되는가.



얼마전에 친구1은 운전면허 시험을 봐 기능까지 합격했다고 했다. 이 나이에 공부하려니 너무나 힘들었지만 합격해서 좋았다고. 아직 주행은 남아 있지만 보람차다고 했다. 나는 친구에게 한껏 축하를 건넸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못했던 것을 하게 되는 것은 얼마나 좋으니, 너의 성취감은 정말 장난 아니겠다, 축하한다, 고. 친구2는 그간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최근에 자전거 교육을 받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나는 역시 '못했던 것을 하게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친구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아아, 얼마나 좋은가. 못했던 것을 하게 되는 것,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 이런 열정. 열.정.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 있나요, 나의 열정?

있긴한가요? (글썽)




아무튼 아즈마 다로는 떼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아니다... ㅠㅠ




아까도 언급했지만 '나'는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도 다니고 대학원도 다니고.. 일본에 다시 갔다가 미국으로부터 단기 교수자리를 제안 받아 나이 들면서 미국과 일본을 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이번에도 차 없이 지냈지만, 슈퍼마켓까지 조금 거리가 있어서 식료품을 사러 갈 때는 백팩을 짊어지고 갔다. 장을 보러 가지 않는 날은 산보를 했다. 비가 자주 와서 사흘에 한 번은 집에 갇혀 있었다. 한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며칠 동안 계속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아무리 우기라지만 예년 같지 않은 강수량이라고 했다. 엘니뇨가 원인이라는 설의 가부(可否)는 알 수 없었지만, 이미 몇 번인가 하이웨이가 봉쇄됐을 정도였다. (p.144)




이번에는 캘리포니아에 체류하며 학교에서 마련해준 집에 근무기간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차 없이 지내며 백팩을 짊어지고 식료품을 사러 가는 중년의 여성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나는 이 장면에서 여유를 느꼈다. 만약 내가 캘리포니아든 어디든 외국에 머물게 된다면, 어쩌면 이 모습은 나의 모습이기도 할 것 같았다. 사실 이십대 중반에 1종 운전면허를 따놓기는 했지만, 그 뒤로 한 번도 운전해본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은 터라, 만약 내가 외국에 간다 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걷는 것도 좋아하니 백팩을 짊어지고 슬렁슬렁 마트로 가서 와인 열 병 백팩에 넣으면 무거워서 집에 못가겠구나..... 그러면 갈 때마다 세 병씩 사도 내가 나이가 들수록 그것도 힘들겠구나. 배달 안되나요, 캘리포니아는? 그리고 고기도 사면 무거운데 나는 와인과 백팩을 짊어지고 집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현실적으로 개고생인가?


아마 캘리포니아든 어디든 살아야 한다면 나 역시 아즈마 다로처럼 영어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할 것이다. 나란 여자는 어디다 데려다놓아도 아주 잘 살 사람이고, 꿋꿋이 버틸 사람이니까. 그 점에 있어서는 내가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백팩...와인..음..... 무겁겠군. 그래도 운동되지 않을까. 아니 어깨가 뒤로 휘어버리려나. 척추에 안좋을까? 허리에도 안좋겠지? 자전거.. 탈까. 자전거라면 괜찮지 않나? 리틀 포레스트 보면 자전거 타고 장보러 다니던데, 나도 캘리포니아에서 자전거 타면 앞에 바구니 설치해서 와인 넣으면...와인 흔들리나. 흔들리지 않게 좀 많이 사면 .. 너무 무겁나.


아, 삶 겁나 빡세구나..




어쨌든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책을 쓰고 교수로 혼자 살아가면서, 자신을 찾아온 일본인 '유스케'와 자신의 집에 가게 된다. 유스케는 아즈마 다로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얘기하는 걸로는 성에 안차, '나'는 유스케를 집에 초대하는데, 아아, 역시 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다.



-어? 꽃이 있네. 역시 여자분의 집은 다르네요.

방에 발을 들여놓은 유스케가 어울리지 않는 공치사를 한 것은 긴장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항상 있는 건 아니에요. 나는 그렇게만 말했다. 혼자 산 지 오래되었다는 유스케가 좁은 부엌에서 같이 음료 준비를 바지런하게 도와주어, 금방 리빙 룸 커피 테이블에는 마개를 딴 캘리포니아 산 적포도주와 두 개의 와인글라스, 포트에 가득 담긴 홍차와 두 개의 머그, 그리고 치즈 덩어리와 길게 썬 옛날식 피클이 늘어섰다. 유스케는 팔걸이의자에 앉고, 나는 직각으로 놓인 긴 의자에 앉았다. (p.166)



이 장면속의 여자와 남자는 로맨틱한 관계가 아니다. 단지 좀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여자의 집에 갔는데, 아, 거실에 와인과 안주를 늘어놓고 자리 잡아 늦은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게 너무 좋은 거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이렇게! 꼭 연인 관계가 아니라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 밤이면, 우리 집에 가 이야기를 나누자, 하고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와인과 안주를 꺼내서 천천히 먹고 마시며 길게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크- 이것이야말로 리얼 해피니스 아닙니까?



나중에 숲속 외지고 낡은 별장에서 아즈마 다로가 유스케와 술을 마시는 장면도 잠깐 나오는데, 아아, 나는 그런 장면이 너무 좋다. 항시 준비되어 있는 술과 술잔을 꺼내와서 술 한잔 하자, 하고 사는 삶... 리얼 해피니스, 리얼 해피 라이프...

이 책 읽으면서 얼마나 술 마시고 싶던지, 지난주에도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면 와인을 따라 마셨고, 어제도 그랬다. 어제 반찬은 무려 밥과 김치였어... 내가 진정한 승자 ^^v



천상의 행복과 연옥 사이를 평생 동안 방황케 할 관계로 끌려들어가게 된 시초..까지 읽었으니, 이제 그 다음 본격적인 천상의 행복을 읽어봐야겠다. 연옥도. 평생동안 이어질 그들의 이야기도.




그나저나,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갈 예정인데, 이 더위에 뚝배기를 마주할 자신이 없구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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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폴 페이그 감독, 제이슨 스타댐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너는 안돼‘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스스로도 안되는 줄 알았던 여자가 자기 안의 능력을 끌어내는 내용도 좋고, 여자가 여자를 돕는 것도 너무 좋다. 무엇보다 좋은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이슨 스타뎀이 이 영화 안에서 대단한 멍충미를 뽐낸다는 것! 그의 이토록 진지한 멍충미!! 꺄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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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발견
곽정은 지음 / 달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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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에 있어서 잘 모르겠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꽤 유용한 책.
그러나 경험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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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본 게 허공일까?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자냐 장면 확인하고 싶어 읽었던 책에서는, 이미 결론을 알고 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비극을 만나 동시에 바닥으로 가라앉았더랬다. 그 비극속에서 빠져나오기가 몹시도 힘들었다. 어쩌라고, 어쩌라고.. 하면서 허우적허우적. 내친 김에 영화도 다시 보자 싶었다. 라자냐 장면도 확인할 겸.

'존'의 아버지는 일요일마다 라자냐를 만들었다. 왜 이 장면에 내게 와서는 '우리 어머니 라자냐는 알아주지' 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른 영화랑 헷갈린건가..


존과 사바나가 만나 2주간 뜨거운 사랑을 하고 군대와 학교로 돌아가는 굵직한 내용은 책과 같았지만, 다른 세부적인 것들은 책과 영화가 많이 달랐다. 책을 읽지 않고 영화만 보았다면, '저기에 왜 갑자기 저런 대사가 나와야하지?' 할 정도로 개연성이 부족해서 영화적 완성도는 딱히 느낄 수가 없었다.


오래전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내가 기억하는 결말은 이랬다. 존과 사바나가 헤어지고 존이 사바나를 찾아가는데, 사바나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살고 있었던것. 사바나가 결혼한 남자는 이미 아이가 있었고 몸이 아팠는데, 이에 존이 조용히 치료비를 주고 뒤로 물러나는 것. 나는 이 영화가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 참 후에도 이 결말을 떠올리며 '그게 가능한걸까?'를 여러번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보니 내가 생각하는 결말은 그대로의 결말이었으나, 오! 영화의 결말을 달랐다. 나는 영화를 보았는데 어째서 결말은 책과 같은가. 어째서 내가 기억하는 영화의 결말은 다른가!


영화속의 결말은 달랐다.

일단 아이 있는 남자, 몸이 아픈 남자랑 결혼한 것도 맞고, 존이 그런 그녀에게 익명의 기부를 하여 치료비를 준 것도 맞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바나와 남편에게 2개월간의 시간을 가능하게 했고, 결국 사바나가 다시 혼자가 된것. 시간이 아주 오래 흘러, (아마도 5년쯤), 그들은 재회한다. 존은 그 사이에 수염도 기르고 훌쩍 나이든 모습으로 사바나와 마주치게 되고, 으앗, 정말이지 내가 생각하는 비극이 끝이 아니라 그 후에 한 30초쯤, 다른 결말을 보여주며 끝나는 것이다.



인생이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굳이 그렇게 흘러가는 의미는 뭘까, 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책에서는 사바나가 결혼하는 남자는 '싱글'이었고, 그러나 그에게는 자폐를 앓고 있는 동생이 있었다. 사바나가 그와 결혼하는 바람에, 그리고 남편이 병을 앓고 입원하는 바람에 아픈 동생은 사바나가 돌봐야 한다. 남편은 이에 사바나에게 미안해한다. 자신이 죽게 된다면, 저 아픈 아이가 사바나의 책임이 될텐데, 그걸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해진다고.


영화 속에서는 사바나가 결혼하는 남자의 아들이 자폐를 앓고 있다. 그리고 그는 죽어가며 아이를 사바나에게 맡길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에서는 남편이 회복한다. 그리하여 사바나는 남편과 함께 남편의 동생을 돌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나 존을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살아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는 남편이 회복하지 못한다. 사바나는 이제는 자신의 아들이 된 그의 아들을 돌봐야 하겠지만, 존과 재회한다. 어쩌면 사바나는 존과 함께 완전히 다른 사랑을 하면서 힘을 내어 가정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둘 모두가 가능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도 저런 식으로도 펼쳐질 수 있으니까.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에 사랑한 사람을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살아야 하는 삶이 주어지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는 삶이 주어질 것이다.


영화속에서 사바나와 존이 '다시' 만나게 됐을 때, 그들이 다시 만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들은 이제 더이상 젊었던 시절의 그들이 아니며, 게다가 그들 각자에겐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의 다른 경험들이 쌓였다. 존은 전쟁에 나가 총을 맞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사바나에게는 결혼이 있었고 남편의 죽음이 있었고, 남편의 병으로 인한 가난도 있었다. 나는 바로 이 시간들이 그들에게 '왜' 필요했는가가 궁금했다.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 같았다. 어차피 존과 사바나가 만나 함께살 운명이었다면, 그 운명이 왜 처음부터 그들을 함께 살게 하지 않고, 그들 각자 떨어진 채로 살다가 그렇게 서로에게 다른 경험들이 쌓인 채로 다시 만나게 했는가, 그들에게 그 떨어져 있는 시간은 왜 필요했고, 그 시간동안의 그 일들은 도대체 왜 필요했는가. 굳이 그들을 떨어뜨려 놓고 다시 붙여놓은 것, 그리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일들을 섞어 놓은 것은, 운명이 도대체 어떤 말을 하기 위함인가.


그것은 그들에게 일어나야 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운명은 존과 사바나를 만나게 한 후, 그리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한 후에, '자, 너네가 언젠가 다시 만나긴 할거야, 너희들은 함께일거야, 그런데 그전에 잠깐 이런 일들을 겪고 와' 하고 세상으로 뻥- 차버렸는데, 그렇게 한 이유는 뭘까? 그것은 그들에게 더 행복하고 단단한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을까? 그들이 생각지 못했던 각자의 깊은 사연, 깊은 비극을 끌어안고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들이 더 어른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니까 '니네 조금 더 어른이 되어서 만나야 해' 라는 운명의 깊은 뜻이 있었던걸까? 어차피 그들이 함께일 거였다면, 도대체 왜 그 중간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했으며, 도대체 왜 그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각자의 비극을 겪어내야 했을까?



운명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사실 나는 운명에 대해 늘 생각한다.



알면서도 만난 책 속의 비극 때문에 며칠간 허우적댔다가, 예상하지 못한 영화속의 결말 때문에 갑자기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운명의 이 시점에 이 책을 읽고 또 이 영화를 보게 하는 것도 다 뜻이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뜻은 무엇인가, 운명이여.....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영화 알라딘 이벤트에 당첨되어 응모권을 받았다. 나는 그 응모권으로 열 살 조카와 함께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오래전, 내가 중학교시절 극장에서 개봉했던 애니매이션 알라딘을 보지는 않았어서 이 영화의 주제곡은 알지만 영화 내용은 잘 모르던 상황에서 이 영화를 보게된건데, 극중 알라딘이 좀 ... 네..... 공주가 너무 아까워서 혼났네요. 영화 속에서는 '알라딘'을 '진흙속의 보석'으로 칭하는데, 보석인지.. 잘 모르겠고요. 침묵과 얌전함을 강요당하던 공주 '쟈스민'이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노래하며 발언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좋았으나, 뭔가 씅에 안찼다. 어떤 행동을 보여주기 보다는 그저 말..뿐이라서. 흐음. 저게 다인가.. 싶었달까. 게다가 악당 '자파'가 술탄에게 복수한다며 술탄의 딸인 쟈스민과 결혼하겠다고 하는 걸 보는 장면에서는 빡이 쳤다.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저 새끼들은 여자를 소유물 취급하는 것인가..


어쨌든 백성을 사랑하는 쟈스민이 그동안 여자 술탄은 없었다는 전통을 깨고 술탄이 되고자 하고 또 되는 것은 좋았지만, 여러가지로 딱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 조카와 밥을 먹으면서 영화가 어땠느냐 물었다. 조카는 좋았다고 했는데, 어떤 좀이 좋았냐는 나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응. 공주가 용감해서."


아아. 용감한 공주를 보여주는 것은 이렇게나 중요하구나.



집에 돌아온 조카는 영화 보기 전에 보려고 했었는데 다 보지 못했다며 같이 앉아 오래전 그 애니매이션 알라딘을 보자고 했다. 나는 조카의 옆에 앉아서 보다말다 했는데, 일단 그림에서부터 너무 놀랐고!! 아니 무슨... 배꼽티 입고 다니면서 허리가 홀쭉한... 머리카락은 엉덩이 밑까지 내려오는... 아아 그림 너무 빻았네, 하면서 보다가 내용에 화들짝 놀라고만다. 그러니까 쟈스민 공주가 자파로부터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자파를 교태스럽게 유혹하는 거다!


네?

지금 뭐하는거죠?

이거 아이들 대상으로 만든 거 아닙니까?



나 개당황. 같이 보고 있다가 그 장면에서 너무 놀라서, 야, 이거 지금 .. 애들 보는 만화가 이게 뭐야? 애들 보는 만화에서 무슨 악당을 몸으로 유혹해? 말투를 바꿔가며 자파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가까이 키스할 것처럼 다가가는데 진짜 너무 소름 돋는거다. 뭐하는거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소름


이 만화를 보고나니 영화가 얼마나 나아진건지 알겠더라. 만화속에서 쟈스민은 그저 성적대상화 된 여자였고, 술탄이 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영화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며 발언하는 쟈스민을 보여줬고, 게다가 술탄이 되니까. 물론 내가 만족할만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부제인 '철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꿔놓았나'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으므로 신간인《철도의 세계사》가 내게 딱히 흥미롭지 않은데, 이 책의 원제가 책 표지 밑에 《Blood, Iron & Gold》인거다.

블러드?

블러드라고?

철도의 세계사를 얘기하는데 왜 블러드...가 나오는거지? 왜지? 나 이거 읽어볼까?


망설이고 있는데 이 책은 540 페이지.


아아... 이 책을 펼쳐볼 것인가, 말것인가... 피....는 왜 이 책의 제목에 들어가는 것인가. 왜죠?


















곽정은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고 방송에서 연애나 섹스에 대한 얘기를 하며 글로도 써왔다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 책이라면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티비 프로그램 <연애의 참견>에서 몇 번 곽정은을 보고나니 궁금해지는 거다. 다른 이들의 연애 얘기를 듣고 본인의 생각을 말해주는데, 뭐랄까, 연애와 실연의 경험도 많은 것 같고 그 과정에서 많이 생각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다. 어쩌면 내가 곽정은의 책에 대해 읽지도 않고 편견을 가진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한 번쯤 읽어보자, 하게 되었고, 그렇게 읽었는데.... 음...... 맥주 한 캔 따 유리컵에 부어놓고 책 읽을 완벽한 준비를 끝마친 뒤 읽기 시작했건만, 첫 페이지에서 나는 이런 글을 만난다.




땀 흘리는 남자는 언제나 옳다.

그것이 피트니스 센터이든 침대 위든.


하지만 땀 흘리는 여자야말로 진정 옳다.

그것이 피트니스 센터이든 그 남자의 위든. (p.12)



악!!!!!!!! 이건 뭐지. 이건 대체 뭐냐. 이건 뭐지. 이 세상의 오글거림이 아니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걸 활자화된 책으로 만나다니... 너무 너무다 ㅠㅠ 첫 페이지서부터 삐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게.. 책으로 나와야 하는걸까. 게다가 페이지 구성이 이런식이다.










...... 진짜 뭐라 할 말이 없이 유감이다......



나는 곽정은이 이 책 한 권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너무 잘 알겠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말이고. 만약 그녀가 방송에서 나와 혹은 사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을 것이다. 맞아, 그렇지, 하고. 그러나 이것이 이렇게 한 페이지 안에, 마치 경구라도 되는 것처럼 짧게 박혀있으니 당황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나는 책의 물성을 사랑한다. 책 안의 내용도 사랑하지만, 책이 책다운 것을 좋아해. 이렇게 펼쳤을 때, 여백이 필요한 시집이나 그림책이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페이지 구성이 되는 것을 도무지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다. 물론 저 짧은 글을 그렇다고 연달아 밑으로 다다다닥 인쇄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문장과 저 구절은 다른거니까. 그리고 이 책이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진 것에 대해 오히려 더 좋아하고 또 이 글들 자체로 으악, 가슴속에 쏙쏙 들어온다며 충분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만 책에 담긴 내용과 또 책 자체의 물성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도무지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는 책이다.


당연히 다 읽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고, 나는 애시당초 내가 안읽어도 됐을텐데, 라고 생각한 내 촉을 앞으로 더 열심히 믿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끔 '어쩌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 있지 않을까', '내가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애써 시도를 해보면 번번이 '안했어도 되는구나..'를 실감하게 돼.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는 꽤 높은데, 이것은 그러니까 잘 팔리는 책일것이다. 또한 잘 읽히는 책일 것이고. 사랑과 연애에 있어서 생각하는 일이 적은 사람에게는 생각을 도와주는 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충분히 생각하고 한걸음 내딛고 있는 사람들은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고, 그보다는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읽는 쪽이 바람직하다.







<경험담 3>


이런 말이 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함께 있을 때의 변해가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것."

혼자 있을 때보다 행복해질 거라 믿고 연애를 택하지만

혼자 있을 때보다 되려 불행해지는 연애를 하게 된 이들에게 그 어떤 날카로운 조언보다 선명한 기준이 되는 말이다.


요즘 나는, 내가 변해가는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든다.

그걸로 됐다. - P199

<돌아보지 마>



자동차 핸들을 잡고 뒤를 돌아보는 일이 허락되는 건

브레이크를 완벽히 밟아 멈추어 서 있을 때뿐.

조금이라도 차가 움직이고 있을 때 뒤를 돌아본다면

비틀비틀 쿵.

사고를 내고야 말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보고 싶다면 멈추는 것이 먼저.

달리기로 마음먹었다면 돌아보지 않기.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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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5-2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철도의 세계사> 보관함에 방금 넣었는데... 두께가... ㅜㅜ

다락방 2019-05-27 11:10   좋아요 1 | URL
저 책 읽고 나면 뭔가 확- 똑똑해져 있을 것 같아요! 두께가 어마어마하긴 하지만, 책 휙 살펴보니 사진도 많이 삽입되어 있는것 같더라고요. 의외로 금세 읽힐지도.... 전 무엇보다 철도가 바꾼 역사에 도대체 피가 왜 들어가나..그게 궁금해서 읽고 싶어요!

비연 2019-05-27 12:46   좋아요 0 | URL
일단 사야겠어요 ㅎㅎㅎㅎ 아 이 지름신 강림이라니.

블랙겟타 2019-05-27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러시아를 다녀와서 들었던 건데요.
당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지으면서 동원되었던 수많은 조선인, 중국인 노동자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많이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철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의 의미일까요?
아니면, 철도가 생기면서 전쟁에서의 신속한 대규모 병력투입이 가능하게 되어 과거보다 훨씬 대규모의 전쟁의 시대가 펼쳐진 의미로서 블러드일 것 같기도 하네요.( ´◔ ‸◔`)?

다락방 2019-05-27 12:49   좋아요 1 | URL
제가 머리말 을 슬쩍 봤는데요, 이런 구절이 있네요.

‘6장은 먼저 재앙적인 철도에 대해 다뤘다. 건설 과정에서 수천 명이 희생당하고 공사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아마도 이런 뜻에서 블러드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고요, 머리말만 읽고 파악한 바로는 철도가 생김으로써 전쟁의 규모도 더 커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뜻에서도 역시 블러드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네, 바로 블랙겟타님의 말씀처럼요.

뭔가 갑자기 겁나 읽고싶어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공개 2019-05-2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고, 그보다는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읽는 쪽이 바람직하다.˝ 에 공감합니다!!!

다락방 2019-05-28 07:50   좋아요 1 | URL
예, 그러한 것입니다. 아니 도대체 독서공감 같은 훌륭한 책이 어째서 곽정은의 책보다 훨씬 덜 팔리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어존 - 아웃케이스 없음
라세 할스트롬 감독, 아만다 시프리드 외 출연 / UEK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게 뭐야?? 내 기억 뭐지?? 왜 내가 결말을 완전 반대로 기억하고 있었지???
책과 너무 다르고 개연성도 떨어진다 생각했는데 결말 이거 뭐야 진짜 ㅋㅋㅋㅋ 너무 좋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마지막이라 별 하나 더 준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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