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아직 출간전인 책, 《헬페미니스트 선언》의 북콘서트에 다녀왔다. 윤김지영 쌤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 책에 대한 궁금한것부터 시작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까지 다 해도 좋은, 그런 자리였다. 





책에 대한 요약을 듣고난 후 나는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그간 내내 머릿속에서 의문을 가졌던 '여성혐오'라는 단어에 대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혐오'라는 단어가 너무 세서 남자들이 더 난리를 치는 것이며, '나는 안그러는데?' 가 된다는 거였다. 혐오 대신 다른 단어였으면 달랐을 거라는 말을 무수히 많이 들었는데, 나는 '정말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그럴 것 같지 않은 거다. 어떤 단어를 거기에 넣었어도 내 생각에 남자들은 '내가 언제?'라고 할 것 같은 거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하면서, 쌤은 '미소지니'가 '여성혐오'로 번역된 것에서, 이 혐오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물었다.


이 책에도 이미 혐오에 대한 이야기는 실려 있었다. 내가 쌤의 발언을 요약하자면, '혐오는 제대로 된 표현' 이었다는 거다. 왜 그런지는 책에서 인용해보도록 하겠다.



여성혐오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개념입니다. 무엇보다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여성을 채켜세워 숭배(성녀와 개념녀, 미녀 등) 하거나,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여 낙인(창녀와 보슬아치, 김치녀, 추녀 등)을 찍는 행위-을 통해 여성들 사이에 위계질서를 도입하는 권력기제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여성혐오는 숭배의 자리를 환상으로 남겨놓고 여성을 자기 착취의 구조 속으로 들어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할 통치 방식으로 가부장제는 지금껏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미소지니를 여성비하나 멸시로만 번역하는 것은 여성혐오 개념의 다층적 층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습니다. 여성멸시와 여성비하는 여성혐오의 하위범주일 뿐입니다. (p.144)




혐오는 단순히 어떤 대상을 싫어하는 개인적 기호가 아닙니다. 이 사회에서 무엇을 보이지 않게 하고, 무엇을 들리지 않게 하는가를 결정하는 보수적 권력기제입니다. 혐오는 비대칭적 권력 구조 속에서 약자이자 소수자에게 사회의 모순과 불안정의 원인을 돌리는 데 그 기능이 있습니다. 이는 기존 질서를 공고히 지속시키는 효과를 낳습니다. 보이스 피싱의 책임을 조선족에게 돌리는 것, 범죄율의 증가를 외국인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것, 이혼율의 상승이나 삼포세대-연애와 결혼, 출산 포기-의 원인을 이기적 여성 탓으로 돌리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 이와 더불어 혐오는 적대의 대상을 개념적으로 분명히 규정하고, 이를 붙이기를 통해 도덕적인 규범을 적용하는 행위가 항시 수반되지요. 즉 혐오는 약자, 소수자를 분류하고 낙인찍어 이들을 부도덕한 것이자 비천한 것, 천박한 것, 열등한 것으로 규정합니다. 비대칭적 권력관계 안에서 소수자를 낙인직어 사회문화적으로 고립시키고 배제하는 소외의 메커니즘인 것이지요. (p.159)




아직 페미니즘 공부가 얕아서 잘 모르겠다며 질문한 다른 수강생은, 무슨, 질문이 아주 깊고 넓더라. 강의 끝나고 갈비를 먹으면서 친구와 나는, '왜 여자들은 자신의 공부가 깊어도 얕다고 생각하고 똑똑해도 똑똑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겸손이 몸에 익은걸까'에 대해 얘기했다. 남자들은 하나만 알아도 '내가 이렇게나 똑똑하다' 하고 얘기하는데, 하면서. 여러 질문과 답이 오가는 가운데, 나는 또다시 얘기했다. 



근데 나는 이제 좀 지친다, 아무리 말하고 얘기해봤자 남자들이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조금씩 변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잘 모르겠다, 사람들 만나서 설득하려고 하는 것도 피곤하고, 내가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무식한 댓글들 달릴 때마다 상대하는 것도 너무 짜증난다, 너무 모르고 무식하면서 공부할 생각도 않고 댓글다는 거 보면 아예 가망이 없다는 생각도 들고, 심지어 페미니즘을 공부한다는 남자들도 페미니즘 꼬투리 잡기에만 급급하다, 강남역 사건이 있은 후로 솔직히 나는, 남자들이 다 죽어야 세상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공부할 사람만 공부하고, 정작 해야되는 남자들은 안한다, 그러면서 가르치려고만 든다, 지친다,



라고 말을 했다. 내 발언 사이, 다른 학생도 그랬다. '이번 생에서는 안될것 같죠..' 라고. 그러자 쌤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단 한명이 전사가 되어 남자들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하셨다. 그건 되지 않는다고, 그럴 필요가 없으니 그러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다만 우리는 빗방울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 누군가 아닌 발언을 했을 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라고 한 명이 말하고, 옆에서 또 다른 한명이 '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하는 분위기가 된다면, 빗방울처럼 옷을 적셔서 조금씩 변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자 다른 수강생이 덧붙였다. 본인은 중학교에서 성교육을 담당한다 하셨는데, 세상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는 거였다. 예전에 비해 페미니즘 책을 보려는 학생들이 많고, 많이 궁금해하고, 그래서 많이 질문해서 자기는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하시는 거다. 그러자 다른 수강생이, '그렇게 변화한다고 하지만, 중학교 남학생들이 선생님 앞에서 '딸치는' 거 보면, 아니지 않냐' 고 되물었고, 그러자 그 수강생과 쌤은, 이미 그것이 뉴스에 기사화 되어서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달라진 거라는 거였다. 예전에도 그런 일이 없었던 게 아닌데, 예전에는 그런 일이 뉴스로 나오지도 않았다고. 이것만 봐도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나는 지쳐있었고, 다 꼴보기 싫었고, 절망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공부를 '하나도' 안하면서 맨스플레인을 지껄이기만 하는지(얼마전에는 '페미니즘 인정 받고 싶으면 여자도 군대가야 된다고 발언해라' 라는 댓글도 받았다.),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산속으로 들어가 사는게 더 나을거라는 생각도 했는데, 사람들이 그런 나에게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얘기해주니 다시 조금 힘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 멈추지 말고 계속하자, 라고 다시 의욕을 다지게 되는 거다. 쌤을 비롯한 학생들이 여러 질문들을 해주고 또 기운내라고 해주니 뭔가 좋아가지고 ㅠㅠ 나는 중간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좋은 시간이네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모든 시간이 끝나고 책을 들고 작가님께 싸인을 받으려는데, 아니, 윤김지영 쌤, 어떻게 문구 생각하시려고, 매 사람마다 다른 사인을 해주신다. 아아, 이 정성 어쩔....그거 어떻게 번번이 생각하시려고.... 그리고 내가 받은 사인은 이거였다.






나는 이 수업시간과 쌤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이 쌤의 강의를 찾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에 페미니즘 공부를 좀 더 깊이있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스터디에 들어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대학원은 너무 빡셀 것 같고, 스터디가 적당할 것 같아서. 그런데 인터넷이나 트윗에서 검색해보니 확 끌리는 게 없는 거다.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볼까, 사람을 좀 모아서 만들어볼까, 생각했는데, 내가 모으면 어차피 나 정도의 공부를 가지고 모일텐데, 누군가 한 명은 많이 알아서 이끌어줘야 발전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지니, 그도 아닌 것 같은 거다. 나는 스터디를 이끌만큼의 실력이 안되니까..그러면 우리는 계속 이대로 멈춰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 그래서 다시 강의를 찾아 다니기로 했는데, 마침 윤김지영 쌤의 북콘서트 소식을 알게 된거였고, 들어니 진짜 너무 좋았던 거다. 찾아다녀야겠다. 움화화핫.



강의가 끝난 후 친구랑 소주를 마시다가, 내가 친구에게 말했다. '나 이성애자 여자로 살아가는 거 너무 힘들다'고. 친구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페미니즘 알기 전으로 돌아가는 게 연애하기 더 쉬웠던 것 같아' 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친구에게 '나는 그냥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서 혼자 술이나 홀짝이면서 사는 게 제일 행복한 것 같아' 라고 하자 친구도 내 말에 동의해주었다. 요즘에는 가끔 어쩌면 내가 이성애자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의심도 해본다. 내가 그간 이성애만 해와서 이성애자인줄 알았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나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 그렇지만 이도저도 다 떠나서 그냥 혼자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서 술이나 마시는 게 세상 행복하다. 


일요일인 어제는, 그래서 나의 행복과 즐거움에 대해 계속 생각해봤다. 나는 즐겁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하고. 윤김지영 쌤의 다른 강의에 대한 걸 검색하다가, 문득, 아, 나는 이런 걸로 즐거워하네, 싶었다. 나는 다른 게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 가는 게 재미있어, 하고. 나에겐 지금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회사든 친구든 지금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면 충분할 것 같다. 여름휴가엔 혼자 여행을 떠날 계획인데, 여행을 가서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걷고 혼자 침대에 눕고 또 멍때리는 이 모든 과정들이 즐거울 것 같다. 누군가 더 있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이대로도 충분한 것 같다. 더 큰 행복을 원한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분명 있었는데, 딱 이만큼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내 조카가 헬페미가 되는 것..... 조카야, 이모랑 헬페미가 되자!



금요일 밤에는 조카네가 왔다. 조카를 오랜만에 보는데, 조카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자마자 내게 달려들었다. 옆에는 우리 아빠도 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할아버지 보지도 않고 나한테 달려들어 안겼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한참을 안고 있으면서 조카의 귀에 속삭여 주었다.



"타미야, 보고싶었어."


그러자 나의 조카는 내게 말했다.


"나도."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사랑하는 나의 조카야, 이모랑 헬페미가 되자꾸나! 그리고는 늦은 밤, 제부랑 엄마랑 여동생이랑 식탁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제부가 구워준 버섯을 안주로 먹는데, 모기가 나 물었던 얘기하고 있으려니, 갑자기 조카가 안방으로 뛰어가서는 버물리를 가져온다. 



이모, 물린 데 어디야? 버물리 발라줄게.



그래서 내가 바지를 들어올리며 물린 자국을 보여주자, 조카는 스윽스윽 버물리를 발라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이런 애가 다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카는 오자마자 내 방에 들어와서 내 가방을 다 뒤지고 (이모 이건 뭐야?), 내 서랍을 다 뒤지고, 기어코 지가 가져갈만한 걸 골라서는 '이모 이거 나 줘' 하고는 몇 개를 챙겼는데, 그걸 보고는 여동생이 그랬다.



"아우 타미야, 니가 그렇게 자꾸 이모꺼 가져가니까 엄마가 미안해서 이모껄 못가져가겠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것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뭘 그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는 그런 제엄마에게 "난 이모방이 너무 좋아" 했다. 그러자 옆에서 제부는 제엄마랑 다르니까 신기한가 보다고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근데 알라딘에서 받은 부채 줬더니 안가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싫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서 내 몽블랑 만년필 가져가려고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부채나 가져가란 말이닷!!!!!





일요일 아침에는 라면에 매운 고추를 넣고 고춧가루도 넣어서 끓여 먹었는데, 먹으면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이슬란드 편을 보았다. 마침 나는 리베카 솔닛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에 관심이 갔던 터라, 흥미롭게 보았는데, 저기, 저렇게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 내가 갈 수 있을까, 한번쯤 가서 머무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니지만,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 거다. 오십년간 생선을 잡았다는 어부도 잠깐 등장했는데, 오십년동안 하나의 일을 한다는 것, 그래서 그 일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걸까.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오십년간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데, 나는 이제 무슨 다른 일을 시작해도 오십년을 할 수도 없을텐데,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작년에 역삼동에서 사주를 봤을 때, 쌤은 내게 '자꾸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려는 사람이다' 라고 하셨고, '그리고 실제로 많은 답을 얻어낸다' 라고 하셨다. 그 말이 불쑥불쑥 생각나, 자꾸자꾸 질문을 던지는 나를 격려한다.





방금 전에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오만년만에 연락이 왔다. 오늘 아침에 문득 아주 오래전, 내가 우리동네 맛집이라며 줄서서 치킨을 사왔던 게 떠올랐다고. 이십대 중반의 일이었던 것 같다. 그 문자를 받고 나도 피식 웃었다. 간장치킨이었지, 라고 답을 보내면서, 나도 그 날이 떠오른 까닭이다. 친구는 응, 정말 맛있었지, 라고 답했다. 그래서 내가 자꾸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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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07-0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채나 가져가란 말이닷! 에서 빵 터졌습니다ㅎㅎㅜㅜ; 저도 주말을 조카들과 보냈네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에요♡

다락방 2017-07-03 10:38   좋아요 0 | URL
아주 예뻐요, 문나잇님. 저는 이 아이들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는가 봐요. 그렇지만...비싼 몽블랑 만년필을 달라 했을 때는 필사적으로 말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07-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전 믿고요.... (그래야 내 맘이 편해요 ㅠㅠ)

중 2 교실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학기 초에 아이들이 망아지처럼 (왜 아니겠어요... 중 2인데 ㅋㅋㅋ) 소리지르며 복도를 뛰어다니고 있는데, 보완관님 (갈색 옷을 입으시고 학교 안전을 책임져 주시는 5-60대 정도의 아저씨분)이 들어오셔서는....
이 반은 왜 이렇게 시끄럽냐? 반장이 누구냐? 쟤요. 그래, 니네 반은 여자가 반장이라 시끄럽구나.
하시고는 조용히 해! 하고 사라지셨는데... 중요한 건 그 다음....

여자애들보다 남자애들이 더 흥분해 가지고는....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 이게 무슨 성차별 발언이냐~~~~
그 다음부터 아이들이 모두 그 분을 싫어한다는 소문이 있대요.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이 모두 그건 아니다!!! 라고 화를 냈대요.
전.... 나아질 거라고 믿어요. 이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을....ㅠㅠ

다락방 2017-07-03 12:09   좋아요 0 | URL
저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지치고 나니까 다 때려치고 싶더라고요. 그래 썩은세상, 다 죽어 없어져버려랏! 막 이런 마음이 되어가지고 바닥까지 내려갔었는데, 이번에 강의 갔더니 사람들이 으쌰으쌰 해준 것 같아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치지 말고 기운내야죠, 단발머리님. 들려주신 일화도 힘이 나네요. 조금씩 변하고 있는 거예요, 그쵸? 분명 뉴스에 나오는 중학생들도 있지만, 이렇게 뉴스에 나오지 않는 곳에서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 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ㅠㅠ 좋으네요, 단발머리님. 이런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흑흑 ㅠㅠ
단발머리님은 천사인가봐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데, 인간 남자 만나 사랑에 빠져서 결혼해서 인간들과 같이 이 땅에서 살고 있는건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7-07-03 12:2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이 간지럽지 않은 걸로 보아 저는 천사는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다락방님 팬입니다.

Actually I‘m your huge fan.^^

다락방 2017-07-03 13:41   좋아요 1 | URL
천사가 틀림없는데, 팬이라고 해주시니..... 아아... 역시 진정한 천사이신거야.... 앤젤....... ♡

블랙겟타 2017-07-03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핸드폰 북플로 이 책 제목을 보다가 응? 역시 3g라서 (제 핸드폰은 3g 스마트폰입니다.^^;;) 이미지 로딩이 느려터져서 이젠 이렇게 글자도 겹쳐서 보이는 구나..라고 느끼고 있는데 아. 여기 wifi존인데? 원래 표지가 이렇게 생겼던거 였네요..ㅎㅎ
( ´◔ ‸◔`)?

음...상황이 나아지고 있느냐? 간단히 말하면 저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하지만 저또한 남자라는 것때문에 모든것을 느끼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전제하에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나아진다는 것도 진짜 벼룩의 간(?) 만큼이나 작은 것이기 때문에 이걸 나아지고 있다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도 없고 나아지고 있기때문에 미래를 보고 참으세요. 라고 말도 못하겠네요. 그럼에도 제가 믿고 있는것은 군대 관련한 말중에 ˝거꾸로 매달아 놔도 국방부시계는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렇듯이 미친놈이 있든 못 알아 쳐먹(?)는 놈이 있든 거꾸로 매달아 놔도 지금 이순간도 성평등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고 믿어요. 우리가 이 시계 속에서 순간 순간을 어떻게 버티느냐, 이겨내느냐..그건 어려운 질문이지만요.. ㅜㅜ

다락방 2017-07-03 13:45   좋아요 2 | URL
아 블랙겟타님, 댓글 좋으네요. 블랙겟타님은 그러고보면 늘 좋은 댓글만 달아주셨어요. 그게 뭐 반드시 칭찬이나 긍정이나 이런 식의 댓글이었다는 뜻은 아니고요, 읽고나면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댓글이에요. 댓글 감사합니다. (어쩐지 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블랙겟타님을 비롯하여, 젊은 남자 알라디너들이 페미니즘 열심히 공부하고 따라가려고 하는 것 보면서 아, 그래도 분명 다른 남자사람들이 있어! 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해요. 블랙겟타님은 글을 자주 안써주시지만 ㅠㅠ 흙흙 ㅠㅠ 이렇게 종종 모습을 보여주셔야 해요. 그래야 제가 힘을 내서 또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죠.

지금 이시간에도 성평등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는 그 말을, 저도 붙들고 견뎌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버티고 이겨나갑시다, 블랙겟타님. 제가 또 지치려고 하거든 힘을 주세요!!

블랙겟타 2017-07-03 14:05   좋아요 1 | URL
읔.ㅜㅜ ‘자주 안써주시지만..‘에 괜히 찔리는게 있네요. 다락방님께서 저에게 글도 써주세요 라고 들은 적이 한번이 아닌데 매번 요청에 응답을 못해드려서 죄송해요 ㅜ 결국 다락방님 만큼의 성실성을 못따라 갈만큼 게으름이 큰 원인이라는 변명아닌 변명을 ㅜㅜ 해봅니다 ㅎㅎㅎ..;; 저도 곧 다락방님의 부름에 응답을 하도록 글로 보여드릴께요.

그래도 제 댓글에 기분이 좋으셨다니 감사합니다. ٩(๑˃́ꇴ˂̀๑)و
네!! 제가 앞장서서 누구를 이끌 힘은 없지만... 넘어져 있는 사람, 지쳐있는 사람 바지가랑이 붙잡고 억지로(?) 끌고 나갈수 있게는 할 수 있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7-07-03 14:26   좋아요 2 | URL
흑흑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지친 저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그래도 알라딘에는 이렇게 좋은 분들 있어서 넘나 좋아요. 흑흑. 내가 어쩌다가 살면서 알라딘을 알게 되고 알라딘을 하게 되고 이렇게 좋은 분들과 댓글을 주고 받게 되었나... 흑흑흑

네, 글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러니까 잔뜩 써줘야해욧!! 히히히

바이런 2017-07-05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오늘 출근 일찍해서 페이퍼 정독하다가 진짜진짜 오랜만에 댓글 남겨요! 늘 트위터에서 보지만 역시 페이퍼는 또 페이퍼만의 맛이 있네요. 조카 얘기 해주실때마다 넘 감동적이에요. 저도 11월에 조카가 생기는데 락방님의 글을 보고있으면 조카를 더욱 기다리게 된답니다 ㅋㅋㅋ

나중에 조카얘기로만 책을 내셔도 좋을거같아요ㅋㅋㅋ


다락방 2017-07-05 08:33   좋아요 2 | URL
아 조카 얘기로만 책을 낸다면, 그 책은 사랑이 차고 넘치는 책이겠네요. 후훗.

바이런님도 이제 조카를 사랑하는 이모의 세계로 들어오시게 되는군요. 웰컴, 이모월드! 매일매일 사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에 되게 신기하게 여기실 거에요. 어? 어제보다 더 사랑할 수가 있네? 하고 말이지요.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사랑에 대해 절절히 느끼게 되실겁니다. 그 길에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