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는, 개봉할 당시에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를 다시 보았다. 물론 아직 40분 정도밖에 보지 못했지만, 12년만에 다시 보는 영화는 처음부터 새로웠다. 첫 장면은 그들이 만나기 7년전으로 시작하는데, 그러니까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이니 대략 1998년을 보여주는 것일테다. 그때 애쉬톤 커쳐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영화 시작하자마자 계속 웃었다. 스타일이 아주 구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쉬톤 커쳐는 저 긴 머리를 자꾸 손으로 귀 뒤로 넘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머리 잘라주고 싶어서 돌아버리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머리 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그렇지만 남의 외모에 뭐라고 하면 안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머리 보는데, 아아, 역시 헤어스타일 중요하구나 싶었다. 애쉬톤 커쳐가 하나도 안멋있어 보이고 찌질해 보이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스타일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속에서 아만다 피트와 애쉬톤 커쳐는 뉴욕으로 가기 위한 공항에서 처음 눈이 마주치고, 비행기 안에서 어, 특별(?)해진다. 그렇다해도 아만다 피트는 애쉬톤 커쳐와 그저 스쳐지나가려 할 뿐, 깊은 관계 혹은 아는 사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쉬톤 커쳐는 자꾸 아만다 피트에게 말을 걸고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지하철 안에 나란히 앉아 애쉬톤 커쳐가 자신에 대해 블라블라 하면서 자신이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되었다'고 말한다. 



- 졸업은 6월에 하잖아?

- 그렇지.

- 그럼 1년 가까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 둘은 술을 마시러 가는데, 거기에서 애쉬톤 커쳐는 자신이 지금은 백수지만 앞으로 5년 길어도 6년 뒤에는 사업을 하고 있을 거고, 집도 있을 거고, 아내도 있을거다, 라고 장담을 한다. 6년후에 울부모님께 전화해서 나 찾아라, 내가 어떤지 봐라, 하고는 자기 부모님 연락처를 아만다 피트에게 건네는데, 그 뒤로 그들은 헤어지고 3년후에 아만다 피트는 수첩에서 그의 부모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보게 된다. 애인하고 헤어지고 얼마 안 돼 너무 외로웠고, 그래서 아는 남자들한테 다 연락해봤지만 아무도 만날 수 없었는데, 아아, 이 놈은 당장 만나겠다고 한다. 3년 만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둘이 만나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 식당에서 이들은 장난을 친다. 서로 물을 내뿜고 식탁 밑으로 들어가고 그런 장난을 치는데, 그거 보면서 새삼, '잘 맞는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저것도 둘이 맞으니까 장난치는거지, 아니, 식당에서 입에 있던 물을 나한테 '장난으로' 뿜는데, 거기다 대고 어떻게 웃으면서 나도 뿜을 수가 있담? 자기들은 낄낄대며 좋아하는데, 이런거, 장난이나 농담은 서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게 아닌가 말이다. 영화속의 아만다 피트니까, 애쉬톤 커쳐니까 저게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쩌면, 저 장난에 대해 누가 '듣는 것'만으로는 판단하기 애매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만약 둘 중에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장난을 쳤어' 라고 했을 때, 듣는 사람이라면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식당에서 그래?' 라고 말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은가 싶은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 상황이 닥쳤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헐, 이게 뭐지' 하고 얼굴을 붉힐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인가에 따라 내 리액션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장난은, 내 경우에, 상대가 누구라도 싫을 것 같긴 하지만, 우리는 대체적으로 우리가 애정을 가진 상대에게 허용 범위를 더 넓히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래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실제로 해보고 또 들어보지 않나.



"나 원래 그런거 싫어하는데, 니가 하니까 괜찮네?'



하는 거 말이다. 애정을 가진 상대에 대해서라면 내가 '안된다'라고 선을 그었던, 나름대로의 룰을 정했던 것들이 많이 지워진다. 응, 너니까 이거 괜찮아, 응, 당신이니까 괜찮아, 하면서. 



그러나 영화속에서 애쉬톤 커쳐와 아만다 피트는 사실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애정을 고백한 것도 아니다. 그저 만났고 장난을 쳤을 뿐이었다. 아직 40분 밖에 못봤고, 물론 나야 결론을 알지만, 그래도 그 뒷부분을 봐야 알겠지만, 만약 '이정도가 내게 아무렇지도 않다' 혹은 '이정도도 즐겁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 왜지?' 하고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어쩌면 나는 그 상대를 좋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빨리 뒷부분 보고 싶은데 내가 회사라서 너무 짜증난다.

이놈의 회사는 언제나, 뭘 해도 걸리적거려. -_-

책도 읽을 수가 없고 영화도 볼 수가 없고.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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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술을 끊겠다!
    from 마지막 키스 2017-06-27 08:37 
    남자랑 여자가 알고 지낸지도 6년쯤 되었다. 6년간 매일 만난 것도 자주 만난 것도 아니고, 처음 만난 후에는 3년후에 만나고, 그리고 나서는 2년 후에, 그리고 나서는 1년 후에... 식으로 몇차례 만나지 않았는데, 참 이상하게 그때마다 그들은 서로를 웃게 하고 서로의 우울함을 달래준다. 어쩌면 그래서였을까. 남자는 뉴욕의 공항에서 갈등한다. 엘에이에 사는 여자에게 가고 싶은 마음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자신의 회사로 가야할 것 같은 마음 사이에서. 이
 
 
비연 2017-06-26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놈의 회사는 언제나, 뭘 해도 걸리적거려. -_- ...

이 부분에서 깊은 공감을 담아 커피를 뿜....ㅎㅎㅎ;;;;

다락방 2017-06-26 10:01   좋아요 1 | URL
하고 싶은 걸 다 못하게 해요, 회사가. 에잇.
집에 가고 싶어요 비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나 그랬듯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lavis 2017-06-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저도 요즘 딥 빠져든 홍차의 세계에 일상이 거치적거리네요

ㅋ언제나처럼 넘 사랑스러븐 우리 락방님!!!
만쉐입니다♡

명문가..나를 돌아볼일이다ㅠ머를 드시고 늘 그렇게 똑똑하신거에요?

(저는 매니아..스톡허 아님ㅋ)

다락방 2017-06-27 15:06   좋아요 1 | URL
아이참 클래비스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뭐가 똑똑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껏 좋아하며 춤을 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