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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중 일부분인데, 지금 여기 얘기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엠비를 대통령으로 두고 살았던 나라에서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우리의 국민성은 타락하지 않기를.
어제 시사인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하지만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정치 무관심에 대한 최고의 형벌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 이라는 잠언이 전하듯 총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나의 삶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혐오만 하기에는 정치가 너무 중요하다. <시사인 제 443호 28쪽, 정리 김은진 기자>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나 몰라라' 하던 사람. 국회가 저모양이지 뭐, 정치야 뭐, 하던 사람. 나는 학생때 운동권이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귀를 닫고 살았었다. 한 번은 대학교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나는 '저런다고 등록금이 인하되나' 이러고는 지나쳤더랬다. 이런 일화를 들자면 수도없이 많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친구들에게도 말했었는데, 그 시절의 나는 '없는 사람' 이었다. 아빠가 말해주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만 알았더랬다. 그러나 정치가 중요하다는 걸 요즘에야 깨닫는다.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테러방지법 통과되는 걸 목격하고는, 이것이 내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도 있겠구나,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잘 뽑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아놓느냐 하는 것은, 그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악한 사람을 권력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표를 '주는'행위가 필요하다. 사생활에 대한 것도, 노동에 대한 것도, 그것들이 법안이 되어 통과되는 순간 내 삶에 아주 깊숙하게 침투한다. 나는 악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 싶지 않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 악하고, 고집세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싶지 않다. 정말 그렇다.
전남친 중에 한 명이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너는 '비학습 좌파' 라고(정확히 이런 워딩이었나??). 학교때 공부도 못했고 운동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살아가면서 생활에서 좌파로 변하고 있다고. 요즘의 나는 전남친의 그 말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런가, 했는데, 요즘에는 그렇구나, 한다. 내가 좌파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딱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뒤늦게야 좀 알게 되고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없었던' 시절을 돌려받고 그 때로 돌아가 더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지금의 나인채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면,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해도 나는 그때와 아마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똑같이 무심하고 똑같이 혐오하고 똑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결국 그런 시간들을 거쳐서야 비로소 나는 지금의 내가 된 것일 거다.
유시민의 이 책이 진짜 참 좋다. 지금의 내게 맞춤한 책이다. 다 읽고나면 또 글을 쓰게 되겠지만, 어쨌든 좋다.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더 악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거다. 그것이 투표라면, 나는 그것을 할 것이다. 지금도 나는 많은 주변 사람들, 나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젊은 시절에 무심해서 이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었는지도 몰라. 이 꼴 되지 않게 하려고 했던 당신들에게 미안해. 나는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죄책감을 앞으로는 갖고 싶지 않고, 이런 미안함을 앞으로도 갖고 싶지 않다. 간혹 친구들에게 '너는 그때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니? 나는 몰랐는데' 라고 말하는데, 그럴때마다 과거의 나로 인해 미안해진다. 나이들면서 아주 많은 것들이 미안해진다. 페미니즘에 관심 없었던 게 미안해지고 정치에 관심 없었던 게 미안해진다. 내가 모르는 채로 지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미안해진다.
엊그제는 오래전부터 유시민을 좋아했던 한 친구에게, 이제서야 네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 알게됐다,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하다, 라고 말했다.
나는 참 늦되구나..
그나저나
진선미 의원에게 표를 주고 싶은데 진선미 의원은 강동갑... 나는 강동을.. ㅠㅠ
테러방지법 통과되고나니 글 쓰는 게 쫄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