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여자주인공 이름은 '로즈메리'고 그녀의 오빠 이름은 '로웰'이다. 나는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일단 이것부터 지적하고 가야겠다. '로웰'이 288페이지 부터는 수시로 '로렐'이 된다. 로즈메리와 로웰이 식당에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십년만의 만남이었는데, 그 시간을 얼마나 로즈메리가 기다려왔는지 잘 아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로렐하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어? 로렐은 누구지? 언제 갑자기 등장했지? 내가 졸았나?' 하고 앞쪽으로 넘어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자기 전 침대에서 읽은 거라 내가 졸면서 읽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로렐은 로웰의 오타였다. 그러나 한 두 번이 아니라 페이지를 넘겨서까지 계속 로렐 로렐 한다. 그러다 다시 로웰로 잘 나오다가 다시 로렐 로렐 한다... 하아-


이 책은 오타가 많다.

2016년 1월 18일이 1쇄던데, 언제 2쇄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좋은책이니, 부디 꼼꼼한 교정을 거쳐서 오타를 다 잡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안타깝다. 왜냐하면,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이,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에 '크리스토퍼 프리스트'의 『매혹』이란 책을 읽다가 두 번 놀랐었다. 초반에는 어? 이런 이야기였어? 하고 놀랐고 후반에는 '아니, 이런 이야기였다니' 하고 놀랐던 거다. 이 책,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를 읽는데 그때 매혹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기억났다. 그만큼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로즈메리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을 다니며 룸메이트와 살고 있다. 그녀에게는 언니와 오빠가 있었는데 현재 둘다 사라졌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가족을 다시 찾는 가족이야기인가, 아니면 죽은 가족에 대한 상실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초반에 사라진 오빠와 언니가 '살아있다'고 말한다. 아 그래 다행이다, 그렇다면 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인가보다, 하고 읽어가는데, 곧이어 로즈메리가 밝힌다. 언니는 '침팬지'라고. 그래, 그 침팬지. 인간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언니라고? 점점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을 것 같아진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거지? 


로즈메리가 어릴 때 그보다 몇개월 앞서 태어난 침팬지 한마리를 로즈메리의 엄마와 아빠가 입양해서 같이 키운다. 대학원생들도 같이 로즈메리와 침팬지 '펀'을 관찰하며 연구한다. 자연스레 아기 '로즈메리'에게 '펀'은 언니이고 '펀'은 자신이 침팬지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서로 익힌 수화로 대화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아, 그렇다면 이것은 어릴 적에 침팬지랑 함께 키워졌지만, 그로 인해 이 아이가 불행한 과거를 갖게 된 이야기인가보구나, 했다. 이를테면 침팬지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로즈메리는 항상 '말이 너무 많다'고 꾸중을 듣는 아이었기 때문이다. 침팬지 '펀'이 조용한 건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인데. 그러니까 나는 그런 유년시절에 얽힌 이야기인가보다, 한거다. 그런데, 아아, 중반부를 넘어서면 이 책이 쓰여진 이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 그러니까 다시 말해 이 책의 책소개에서 잠깐 보여진 '파울러가 자신을 넘어섰다'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러니까,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있다.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는지, 동물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를 얘기해준다. 그래서 로즈메리의 오빠 로웰은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적극적 행동요원이 되었고, 그렇게 FBI 의 지명수배자 명단에 오르게 됐다. 이런 얘기를 하기까지의 흐름이 처음부터 그렇게 나아간 것은 아니었으며, 또한 이 이야기만을 향해 맹목적으로 끌고 나가지도 않는다. 로즈메리는 여러 책을 등장 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또한 주변에 색다른 등장인물들도 등장시키고 있다. 그중 한명의 등장인물은 '할로'라는 여성인데, 나는 그녀가 처음부터 별로 좋지 않았더랬다. 그 캐릭터 자체가 별로였고, 그녀가 로웰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로즈메리랑 친한 척 하는 것도 싫었다. 그러나 하룻밤을 보낸후 로웰이 떠났고, 그 후로 할로는 그를 찾기위해, 그를 찾아내기 위해, 그와 연결되기 위해, 그가 했던 행동들을, 그가 앞으로 할 것 같은 행동들을 한다. 동물 해방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



동물해방전선에는 누구든 가입할 수 있다. 사실 동물 해방에 관여한 적이 있는 사람이면, 동물을 착취하고 학대하는 현장에 육체적으로 개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면 동물해방전선의 가이드라인에 알맞은 조치를 취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회원이 된다. 동물해방전선은 인간을 비롯해서 그 어떤 동물에게도 육체적인 위해를 가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

반면에 재산 파괴는 권장한다. 고통으로 이익을 취하는 자들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이 그들의 공식 목표다. 학대 실상을 널리 알리는 것, 은밀한 공간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실상을 만인에게 공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몇몇 주에서 공장식 축산 농장과 도축장 내부를 무단 촬영하는 것을 중죄로 규정하는 법안 제정을 검토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심각한 범죄로 간주되려 하고 있다.

직접적인 행동을 감행하면 자동으로 회원 자격이 주어지듯 그게 없으면 회원이 될 수 없다. 동조하는 것만으로는 도움ㄹ해방전선에 가입할 수 없다. 고통받는 동물들을 보면 얼마나 안쓰럽고 슬픈지 아무리 글로 써봐야 소용없다. 뭔가를 저질러야 한다. 

2004년에 자크 데리다는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했다. 고문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상처가 된다. 아부 그라이브의 고문관 가운데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일을 하다 곧바로 군에 입대한 병사가 있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데리다가 말하길 속도가 더딜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우리의 자아가 동물들이 학대당하는 광경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게 될 거라고 했다. 

동물해방전선은 더딘 변화에 별관 관심이 없다. (p.318-319)




동물들이 어떤 종류의 고통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몇 가지 사례가 나왔을 때, 아, 이 책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읽기 괴로운 책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 아픈 장면들을 맞닥뜨리면 이내 책을 덮고 말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보다 동물에게 더 깊은 애정을 갖고 있기도 하니까.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었던 어제는 e 로부터 자신의 고양이가 아프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e 는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는데, 그 중 한마리가 신부전을 앓고 있다는 것. 신부전이란 말을 듣고 e 는 몹시 괴로워했으며 지금도 괴롭다고 했다. 눈을 뜨고 있는 내내 아픈 고양이 생각뿐이라고 했다. 수술로도 나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그래서 좋아하는 간식들을 사다가 먹이고 있다고 했다. 나는 e와 일본에 함께 가기로 했었는데, 그 말을 듣고는 일본여행을 취소하자고 했다. 너는 내내 아픈 고양이 생각 뿐일거고, 그래서 제대로 여행을 즐길 수도 없을 거고, 그리고 그런 네 옆에서 나도 불편할 것이다, 취소하자, 고. e 는 미안해서 내게 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그렇게 말해주어 고맙다고 했다. 배려해주고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취소수수료는 본인이 다 부담하겠다는데,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내게 줄 취소수수료로 고양이 간식이나 더 사주고 병원비에 보태라고. 


나는 동물을 키우지 않고 앞으로도 키울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e 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아는 e 는, 사람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고 있다. 관심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다. 함께 길을 걷다가 한 어린 아이가 엄마 뒤에 따라가면서 소리내어 우는 걸 본 적이 있다. 아 저 아이 왜울지? 라고 나는 계속 그 아이를 봤는데, e 는 내가 보지 않는 곳으로 뛰어가서는 길고양이한테 먹이를 주었더랬다. 그때 내가 e에게 말했었다. 우린 이렇게 다르구나, 같은 길을 걸으면서 나는 우는 아이를 보는데 너는 고양이를 봐. e 는 내가 사람을 예뻐하는 만큼 고양이를 예뻐하고, 내가 사람에게 위로받는 만큼 고양이로부터 위로 받는다. 그러니 e 에게 고양이가 심각하게 아픈 것은, 나에게 내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라고, 나는 다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나는 e 의 고통을 공감한다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런 일이 있었던 어젯밤, 잠들기 전 책을 읽다가, 이 책에서 동물 실험과 동물 학대에 대한 페이지를 읽다가 덮었다. 아, 더는 못읽겠다, 뒤에 조금 남은 부분은 내일 출근길에 읽자, 하고 덮어버린 거다. 사랑하는 고양이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책에서도 고통받는 동물을 보게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람, 하고 잠을 잤고, 악몽에 시달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 라디오를 틀었는데, 라디오에서는 마침,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가 나오는 게 아닌가! 아, 이건 뭐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그런 노래잖아. 갑자기 이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고양이와, 전 세계의 학대받는 동물들과, 그리고 세상을 구하자고 말하는 한 가수의 노래가 말이다.




나는 끝까지 이기적인 인간이라서 동물해방전선 운동에 뛰어들 수가 없다.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약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래서 동물을 실험한다면, 나는 그것이 인간이 '조금 더' 똑똑하다는 이유로 동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눈감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또 그걸 알기 때문에, 동물해방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든다. 나는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야할테지만,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도 이런 게 아닐까.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거다. 나는 모피코트를 사입지 않을 것이고, 거위털 잠바도 입지 않을 것이지만, 이런다고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어제도 집에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 계란을 한 판 샀고, 오늘 저녁에도 삼겹살을 먹을 테니까. 게다가 숱한 동물실험들을 거쳐서 만들어진 예방주사나 예방약의 혜택도 받은 사람이 아닐까. 내가 이런 포지션으로 뭘 더 말할 수 있을까? 그러니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한 가지 밝히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섹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거다.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자니 입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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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임자를 못 만나서 그런 거라고, 내 눈에 담긴 별을 알아봐주는 남자를 못 만나서 그런 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아직 그런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 (p.372)




할로는 동물해방전선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다. 게다가 그녀가 특별히 더 착한 성격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민폐를 끼치는 스타일이고 얄미운 사람의 전형이었다 해도 좋을 것이다. 평소에 동물을 사랑하며 살았던 것도 아니다. 그런 그녀가 한 남자에게 빠져서는 그가 했던 행동을 하며 그를 만나고자 한다. 이 변화는 놀라운 것이다. 그녀가 로웰을 처음 만난 그때, 할로에겐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로웰을 찾는 데 건다. 로웰은, 할로의 눈에 담긴 별을 알아봐주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할로가 로웰의 눈에 담긴 별을 봤던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변화를 가져온다. 다른 사람 백 명이 말해도 듣지 않던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라면 듣기도 하니까. 동물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온 할로가 동물해방전선에 뛰어든 것처럼 말이다.




나는 1920년대에 인간과 침팬지를 이종 교배해서 휴먼지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잡종을 만들려고 몇 번 시도했던 일리야 이바노비치 이바노프에 대해서 읽은 적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원래 인간의 난자와 침팬지의 정자를 수정시킬 생각이었지만 결국에는 반대로 침팬지의 난자에 인간의 정자를 수정시켰다. 그런 꿈을 꾸는 게 인간이래요, 어머니. 독미나리 술 드시고 나면 저도 한 모금 주세요. (p.386)



동물 학대는 인간에게서 나온다. 그토록 끔찍한 짓을 하는 게 인간이다. 그러니 독미나리 술이나 먹을까, 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이런 지긋지긋한 인간들, 내가 그런 인간들 중의 하나라니. 그러나 세상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리고 싶어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인간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노래하는 것도 인간이다. 아픈 동물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하는 것도 인간이고 또한 동물의 해방을 주장하는 것 역시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이다. 그렇게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이 지구를 버텨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과 실험하는 사람들 또 해방을 주장하고 돌보는 사람들, 그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는걸까?




얼마전에 읽었던 '케빈 파워스'의 『노란 새』도 정말 좋은 소설인데 문장이 술술 읽히지 않아 아쉬웠었다. 이 책,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도 '파울러가 자신을 뛰어넘었다'는 극찬이 과장이 아닐 만큼 좋은데 중반 이후부터 오타가 쏟아진다. 이런 점들이 매우 아쉽다.



페이퍼에 등장한 다른 책들은 아래의 두 권이다.














클린턴의 재선. 2년 전에 밥 삼촌이 아칸소에서 클린턴에게 강간당한 여자가 한 명도 아니고 여럿일 거라고 주장했을 때 우리 아버지가 격한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명절을 망친 적이 있었다. 밥 삼촌은 둥그스름하게 흰 표면에 `아무도 믿지 말 것`이라고 립스틱으로 진하게 적힌 유령의 집 거울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자 도나 할머니가 정치 이야기는 금물이라는 절대 불변의 규칙을 새로 만들었다. 서로 의견이 다른 걸 못 견디는데 누구든 손만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포크나 나이프가 있기 때문이었다. (p.39)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는 돈도 사유재산도 없다. 인생의 모진 측면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유토피아인들에게 돈이나 사유재산 같은 것들은 너무 추한 개념이다. 전쟁이 나면 자폴렛이라는 대기 중인 용병들이 대신 싸워준다. 고기는 노예들이 잡아준다. 토머스 모어는 이런 일들을 직접 하면 유토피아인들이 예민한 성정과 자비로운 연민의 정을 잃지 않을까 걱정한다. 자폴렛들은 살육과 약탈을 즐긴다는데 도축이 노예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 논의가 없다. 모든 이에게 유토피아인 유토피아는 없다.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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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6-03-0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렇게 좋은책에 오타가 그렇게 많다니요 (ToT)
친구분 e양 힘드시겠어요.
수술이나 치료로 쉽게 나아지는 질병이 아닌경우에는 처음 진단받았을때 보호자가 패닉에 빠지게 되는거 같더라구요....

다락방 2016-03-04 17:15   좋아요 0 | URL
깨어있는 시간에는 고양이 생각뿐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걸 잘 이해할 순 없겠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그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짐작해봅니다. 아픈 사람 간호하는 건 아픈사람만큼 간호하는 사람도 힘드니까요.

마태우스 2016-03-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을 읽어봐야겠군요. 저도 사람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지라..ㅜㅜ 암튼 늘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구 동물실험 하면 저도 할 말이 없지요. 개, 원숭이, 고양이 실험은 절대 안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쥐는...본의아니게 많이 했어요ㅠㅠ 흑흑.

다락방 2016-03-04 17:19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이 책은 정말 좋았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마태우스님이 이 책을 읽으시면 또 어떤 리뷰를 써내실지 궁금합니다. 영화 [혹성탈출]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만약 인간보다 똑똑한 종이 나타나서 인간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우리에 가둬두려 한다면,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할것인가. 저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 부당함에 반항하고 대항할텐데, 그렇다면 우리가 침팬지를 비롯한 다른 짐승에게 하고 있는 짓이 바로 그런 짓이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그런걸 뻔히 알면서도 저는 동물실험반대! 를 주장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실험들을 통해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걸 아는 탓이지요. 그래서 저는 제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남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남의 입장이 되어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결국은.

sb 2016-03-0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 문제 뿐만아니라, 조금만 생각하면 폭력이 없는 곳은 없어요.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기도 하고, 외모나 성격을 가지고도 차별하죠.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하고요.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저주도 하죠. 의도하지 않은 폭력도 상당하죠. 폭력과 차별은 만연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직접적으로 그 폭력을 바꾸려고 하는 행동 자체도 폭력이 될 수도 있죠. 하하 참 어려운 문제네요. 음.. 폭력의 성격에 따라 좀 다른데... 공통된 제 나름의 입장은 `반성과 성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그 뿌리는 뽑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그래도 정말 바로잡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노력해야겠죠? ㅎㅎ
다락방님이 동물에 가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서 힘내시라고 글 남깁니다. 이기적이면 좀 어때요. 당연하잖아요.^^ 제 글이 주제 넘는 글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고 저도 반성하게 됩니다.

다락방 2016-03-04 17:22   좋아요 1 | URL
네, sb 님. 정말 그래요. 폭력이 없는 곳도 없고 모순이 없는 곳도 없다고, 저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작년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나름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알게모르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부당한 걸 부당하다고 말하고자 하지만, 어쩌면 나도 부당하게 행동하고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폭력을 바꾸고자 하면서 또다른 폭력을 행사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때마다 무력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실수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실수를 했다면 다음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면서 더 좋은 결과를 향해 나아갈 수도 있는 거겠죠.

힘내라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댓글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