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을 재미있게 읽었고, 요 네스뵈의 다른 책들을 거의 다 가지고 있지만(박쥐는 없는듯?), 다른 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읽지 않고 있었다. 뒤로 밀리고 밀리고 또 밀리고... 그런 요 네스뵈의 많은 책들중에서 굳이 이 책을 선택한 건, 슈퍼바이백 때문...이었는데(응?) 아아, 이 책은 한 번 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바로 그런 책이었고, 나는 이 책을 하필이면 일요일 밤에 시작해 버렸으므로,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망치고 있다...큭- 지치고 피곤해서 매일 소주를 마셔.....그런채로 수요일이 되었어..... 됐고.



이 책 속의 '아들'은 어린시절 아버지를 무척 존경했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서 아버지가 했던 운동인 레슬링을 했고, 거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아버지처럼 경찰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지냈는데, 그런 아버지가 부패한 경찰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난 후부터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고 만다. 그는 헤로인 중독자가 되었고, 헤로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에 대해 자백하고, 그렇게 감옥으로 들어가서 수감생활을 한다.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교도소 부소장과 교도소 담당 신부는 그에게 또다른 죄의 자백을 강요하고 헤로인을 건네준다. 그는 12년간이나 감옥에서 약에 중독되어 살아가고 있으며, 이제 서른살이 되었는데, 그제서야 자신의 아버지가 부패경찰이 아니었음을,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했던 마음이 너무나 죄스러워, 그는 탈옥을 결심하고, 탈옥한 뒤에는 자기가 알고 있는 범죄자들을 찾아가 범죄를 저지른 방식 그대로 복수한다. 감옥에서의 그는 다른 많은 죄인들의 고백을 들었고, 그래서 그 죄가 어떻게 저질러졌는지, 누가 어떻게 누명을 쓴건지, 진짜 죄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악한 행동을 한 자들에게 바로 그대로 복수를 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통쾌함이 있다. 네가 당해서 괴로운 것, 그것을 너는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었지? 분명 어떤 죄에 대해서는 죗값을 치르라며 감옥에 가둬두는 것만으로는 용서가 안되기도 하니까. 법이 있고, 그 법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도리임을 알지만, 만약 '아들'같은 '응징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 역시 남몰래 그들을 응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살인자'임과 동시에 '처벌자'이다. 그는 결코 선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한편, 대체 이 '아들'은 왜 그토록 자신의 아버지에게 집착해 이토록 자신을 망치고 있는가, 에 대해서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집착'이란 자신만의 것, 그가 집착하는 대상에 대해 다른 이가 하지말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가 단 하나인 사람들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의 이유가 사라지면, 그 다음 그들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 우리가 삶에서 재미를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단 하나만 정해두고 그 하나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건 그 삶을 놓는 것 역시 한 순간에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들의 상처를 두고, 아들의 아픔을 두고 내가 그것을 극복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에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다. 다만, 나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집착하는 한 대상에게만 몰두하지 말고, 자신의 주변 역시 돌아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어쨌든 그런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 18살 때부터 12년간 감옥에 있었던 그이니만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니 사랑에 빠진다는 게 어떤건지, 어떻게 알아챌 수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그가 범죄자임을 알면서도 그의 옆에 있어주는 택시기사에게 누군가 날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



"누군가…… 누군가가 날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아나요?"

"그냥 알지.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사소한 것들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어. 사랑은 마치 샤워할 때의 수증기처럼 우릴 감싸지. 물방울 하나하나를 볼 순 없지만 몸이 따뜻해져. 축축해지고 또 깨끗해지고." 펠레는 껄껄 웃었다. 자신의 표현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약간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계속 그녀를 사랑으로 목욕시키면서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가요?"

펠레는 소년의 질문이 즉흥적인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어보려고 작정한 질문이었다. 지난번 그의 택시를 탔을 때 그가 아내와 찍은 사진을 보고 이러는 게 분명했다.

"물론이지." 펠레는 무언가가 목에 달라붙은 느낌이었다. 부스러기 같은 것. 그는 큰 소리로 기침을 하고 라디오를 틀었다. (p.484)



음...요 네스뵈가 이 구절을 쓰고 어떤 기분이었을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스스로 뿌듯하지 않았을까 싶다. 요 네스뵈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린뒤 뿌듯했겠구먼...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러나 이 구절을 읽는 나로서는, 읭? 스러웠다. 글쎄, 뭐랄까, .. 동의하거나 공감하기엔 좀... 샤워할 때의 수증기.....글쎄? 나는 나를 향한 누군가의 사랑이 한 번도 샤워할 때의 수증기처럼 느껴지질 않았고, 이 은유를 읽는다고 해서 '아 맞아!' 하게 되지도 않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사랑을 샤워할 때의 수증기같다 느끼나...내가 인생을 좀 더 살아보면, 아, 사랑은 마치 샤워할 때의 수증기처럼 나를 감싸지, 하게 될까? 글쎄...사랑에 대한 공감하지 못할 표현... 킁.



그러나 저렇게 말하기 전에 펠레는 더 중요한, 더 크게 와닿는 말을 한다. 샤워할 때의 수증기 같은 것 말고, 정말 중요한 것.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했어?"

"아뇨. 해야 하나요?"

"늘, 밥 먹듯이 해야지. 그걸 산소라고 생각해봐. 그거 없이는 못산다고. 사랑해, 사랑해, 한번 말해봐. 그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거야." (p.484)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알리는 것,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니 펠레가 말한것처럼 밥 먹듯이 사랑한다 말하는 것은 좋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이 가 닿을 리가 없으니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샤워할 때의 수증기처럼 감싸려면, 그 전에 일단 확신이 있어야 하는 거다.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 그것은 표현되어야 알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 초코파이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 하는 게 적절하려면, 샤워할 때의 수증기처럼 상대의 사랑이 나를 감싸려면, 우선은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또 계속해 표현하는 게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산소 드립은 치지 말지... 산소 드립은 너무 흔해...

요 네스뵈는 사랑에 대한 은유에는 영 젬병인걸로...(  ")



그러나 이 책은 재미있고, 또 끊임없이 노르웨이의 부패한 현실을 일깨워준다. 그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일테다. 재미있는데, 할 말을 하고 있으니까. 누군가는 이천만원짜리 시계를 사는데 누군가는 한 시간에 6,030원의 시급을 받으며 일한다는 것은..어딘가 어색한 게 아닌가.



"하지만 자네가 모르는 사람이라니까 하는 말인데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이 갖는 건 옳지 않아. 저 집을 좀 보라고! 여긴 노르웨이지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니야. 우린 그저 끔찍하게 추운 북쪽의 척박한 나라에 불과해. 하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가지가 늘 있었지. 모종의 평등, 모종의 공정함 말이야. 그런데 이젠 우리 스스로가 그걸 무너뜨리고 있어." (p.485)



하아- 이게 어디 북쪽의 척박한 나라, 노르웨이에만 해당하는 말인가. 우리는 모종의 평등, 모종의 공정함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제는 역사에서도 뒤로 가고 있지 않은가. 이 나라의 현저히 낮은 시급에 대해서, 이 나라의 역사 교과서가 나아가는 미친 방향에 대해서, 또한 술 마시고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라면 우라지게도 잘 이해해주는 병신같은 법에 대해서, 요 네스뵈 처럼 속시원히 말해주는 그런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으면 좋겠다. 잠깐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가 생각났지만, 아니, 그건 부족하다. 부족해. 더 크게, 더 세게, 그리고 더 널리 읽힐만한 소설이 필요하다. 재미있으면서, 밤을 꼴딱 새워가면서 읽을만한, 그런 소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빵만 필요한 게 아니라 장미도 필요하듯이, 예술은 이런 식으로 삶 곳곳에 스며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이 갖는 건 옳지 않아.



이건 너무나 명백하지 않은가. 


뭐, 그렇다는 거다.



요 네스뵈 재미있구나. 스노우맨 읽은지 오래되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집에 있는 요 네스뵈의 책들을 다 읽어봐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언제? 하고 스스로 질문한 뒤 스스로 포기한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제는 사두고 안읽은 책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정리한 뒤, 그것들을 하나씩 읽어나가자, 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마이리스트>로 만들어두려고 작성을 했는데, 아 진짜 쌍욕 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2권까지 하다가 빡쳐서 못하겠더라. 아니, 무슨, 아직 다 작성하려면 멀었는데 왜 벌써 112권이나 되냐 ㅠㅠ 그래서 중도에 포기 ㅠㅠㅠ 나중에 이 빡침이 진정되면 다시 작성하자,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사고(!)싶은 책이 확- 눈에 들어온다. ㅠㅠ



아니야, 안돼. 일단 사둔 책들부터 좀 읽어....하나씩 재고를 처분하자...사는 건 좀 더 미루자. 지금 상황이라면 한 3년간 책을 한 권도 안사도 읽을 게 충분할 듯 ㅠㅠ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응?




마지막으로, 요 네스뵈의 사랑은 샤워..수증기...라는 표현을 보니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 같이 들어보자고 올려둔다. 요 네스뵈도 이 노래에서 영감을 얻은걸까, 설마??


<shower me with your love>



(verse 1)

my heart is filled with so much love and i need
someone i can call my own
to fall in love, that's what everyone's dreaming of
i hold these feelings oh so strong
life is too short
to live alone
without someone
to call my own
i will care for you
you will care for me
our love will live forever...

(chorus)
shower me with your love
shower me with the love that i long for
shower me with your love
shower me with the love i've been waiting for

(verse 2)
i close my eyes and pray all my wishes come true
every night I go to sleep
until you're mine, i'll wait for you endlessly
can't you see
fairy tales, they do
sometimes come true
if you believe, it
could happen to you
like the stars that shine
way up in the sky
our love will live forever...

(chorus)

like the stars that shine
way up in the sky
our love will live forever
live forever...

(chorus) <~~repeat 2x



삶은 사랑하는 사람없이 혼자 살아가기엔 너무 짧아요...

당신의 사랑으로 샤워시켜 주세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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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10-14 10:59   좋아요 0 | URL
벗어던져요!! ㅎㅎㅎㅎㅎ

에이바 2015-10-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밥 먹듯이`라는 표현을 했을까요? 뜬금없는 의문... 아들은 재밌을 수 밖에 없는 책!

다락방 2015-10-14 14:39   좋아요 0 | URL
ㅎㅎ 글쎄요. 밥 먹듯이, 라고 했다면 그게 영어 표현으로는 뭐였을지, 에이바님의 댓글 덕에 궁금해졌어요!!

기억의집 2015-10-1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 뵈스네의 사랑정의는 좀....

사람이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부정부패가 있긴 한가 봐요. 오베라는 남자에서도 보면 거기도 복지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르던데. 단지, 우리보단 조금 더 낫다는 정도...아, 박정부가 하도 거지같아서 뭐라 말할 수 조차 없어요. 어찌나 지저분한 인간들만 요직에 앉혀놓는지.

저는 이 작가의 자기파괴적인 캐릭터가 싫어서(시리즈로 읽으니깐 독자인 제가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뭘 어쩌라고? 라는 짜증스런 감정이 확 올라와서 더 이상 안 읽어요), 아들 출간되어도 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솔깃 하네요. 근데 이 작가 혹 마약 할까요? 매 작품마다 마약이야기가 나와서..

다락방 2015-10-14 16:16   좋아요 0 | URL
노르웨이가 마약 문제가 좀 심각한가 보더라고요. 그래서 그 문제를 얘기한다고 어딘가에서 본 것 같아요. 요 네스뵈의 시리즈 책들을 읽지 않았는데, 읽다보면 지칠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그러니 한 권씩,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겠어요.

지저분한 인간들만 요직에 앉혀놓는다는 기억의집님 댓글을 보니, 오늘 읽은 시사인에서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국정감사에서 망언을 쏟아낸 것에 대한 기사인데요, 좀 옮겨볼게요.


서울지방변호사회까지 나섰다. 10월6일 ˝법조인들은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총회에서 고 이사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10월8일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야당 이사들은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같은 날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추천 김재홍 부위원장이 `해임` 또는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위원들은 고이사장의 국감장 발언은 업무와 직결되지 않는다며 감싸기에 나섰다. 이사장을 비롯한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에서 선임하고, 방통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시사인 제422호, <`고카시`는 누구 위해 색깔론을 들이댈까> 中

기억의집 2015-10-14 16:38   좋아요 0 | URL
세상에....노르웨이가 마약청정지역 아니였어요?!!!!!!!!!

고영주뿐만 이겠어요? 박정권 인사들이 너무 지저분하고 더러워서 뭐라 할 말을 잃고 사는 국민입니다!

다락방 2015-10-14 16:35   좋아요 0 | URL
지금 보니 [아들] 작가 소개에 나오는 말이었네요.


<그의 작품 중 일부가 ‘오슬로 삼부작’으로 불릴 정도로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에 대한 애정을 작품을 통해 보여온 작가 네스뵈는 그러나 《아들》에서는 오슬로의 가장 어두운 면을 조명한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아들》에 등장하는 마약 문제는 사실 오늘날 오슬로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 나는 지금이라도 당신을 데리고 오슬로 중앙역 앞에 가서 누가 마약상이며 누가 마약을 사려고 서성이는지 안내해줄 수도 있다. 그 어두움을 이번 소설의 킹핀king pin으로 삼았다. 소설의 90퍼센트는 실존하는 도시의 면면에 대한 묘사이지만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요소를 첨가하기도 했다.” 과연 《아들》의 주인공 소니가 바라본 오슬로는 범죄자들과 싸우면서도 경찰이기에 ‘선’을 넘지 않으려 애쓰는 해리 홀레가 바라본 오슬로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비로그인 2015-10-1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네메시스를 처음 보고 뭐그닥이어서 두 번째 책으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다락방님글을 보니 또 궁금해져요~

다락방 2015-10-14 16:50   좋아요 0 | URL
네메시스 별로에요? 저 박쥐 빼고 이 작가 책 다 갖고 있는 것 같은데 ㅋㅋㅋ 집에 무슨 책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살리미 2015-10-14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산소는 정말 아닌데.....ㅋㅋ
근데 전 사랑이 샤워할 때 수증기 같은 것이란 말에는 초큼 공감가네요^^ 요즘 아침 저녁으론 추워서 새벽에 샤워하려고 욕실에 들어갔을 때, 따뜻한 물 틀어놓고 수증기가 욕실에 번지면 그 기분이 너무 좋거든요. 편안하고, 촉촉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나이가 들다보니 뭔가 강렬한 것보다도 이런 기분이 사랑인 것 같아요.
근데 다락방님 ㅎㅎ 우연인지 저도 요즘 책만 잔뜩 사놓고 안 읽은 게 많아서 핸드폰 노트 어플에다가 구매리스트를 작성하던 중이었는데,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언제 다 읽지? 하면서 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블랙 아웃 되더니 다 날아가고 없어졌어요 ㅠㅠ 망할 아이폰 ㅠㅠ

다락방 2015-10-15 10:04   좋아요 1 | URL
샤워할 때의 수증기는 알듯말듯해요. 알것도 같고 그런데 확 오지는 않는? 전 그보다는 예전에 `정미경`이 [아프리카의 별]에서 했던 말이 저는 더 와닿았었어요.

<˝그럼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어?˝
˝보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 수 있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막 뜨기 전, 맨 처음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그를 사랑하는 거란다. 사랑이 내 전부를 가득 채워버린 거지.˝>


물론 정미경의 글은 사랑을 `하는`걸 말하고 요 네스뵈는 자신이 사랑 `받는`걸 말하는 거긴 하지만요. 오늘은 집에 가서 샤워할 때 한 번 잘 느껴볼게요. 힛.


저는 리스트를 알라딘에 만들고 있어요. 마이리스트에요. 112권하고 뭔가 토할것 같아서 그만뒀지만....다시...해야죠...그래야 있는 책 좀 읽겠죠? ㅜㅜ

hellas 2015-10-14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가 책 몽땅 가지고 있는데 박쥐. 레오파드 등 세권쯤 읽고 쉬는중이에요. 진짜 안읽은 책 리스트. ㅋㅋㅋㅋ 저도 한 삼백권쯤 되나 아니 사백권쯤. 읽는 속도가 쳐져도 사들이는 속도는 안쳐지네요 ;ㅂ;

다락방 2015-10-15 10:05   좋아요 0 | URL
쉬엄쉬엄 읽어야겠어요. 안그러면 힘들것 같아요. ㅎㅎ

그나저나 삼백권, 사백권이라니..저는 막연하게 백권쯤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작성하자마자 단숨에 112권이라 멘붕와서 그만뒀어요 ㅠㅠ 리스트 만들기 두려워요 ㅠㅠㅠ

건조기후 2015-10-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훅-하고 읽었네요. 스토리 흡입력 하나는 진짜 짱인데.. 로맨스를 쓰는 데는 정말 소질이 없는 거 같아요. 그의 모든 책을 다 읽었지만 사랑에 관해 조금이라도 달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야 기껏 표현한다는 게 산소.. 수증기... ; 해리와 라켈의 연애도 얼마나 뚝뚝하고 밋밋한지 참.

근데 이 책에서 이 부분은 좋더라고요. 마르타가 결국 연인을 버리고 소니를 선택하고 와서 가장 위험한 순간에 나누었던 사랑.. 그 전에 나누었던 서툰 대화 중에 여기요.

게으르게 키스해봐요.
게으르게?
부드럽고 졸린 뱀처럼. 이렇게요.

연애 이야기 잘 못 쓰는 사람이 저런 표현을 하니까 엄청 찌릿하더라고요. 게으른 키스라니... ㅎ
음. 번역을 잘한 걸까요? 원서를 볼 길도 없고 보더라도 알 수가 없으니 ㅋ

다락방 2015-10-19 08:39   좋아요 0 | URL
아 저런 대사가 나왔었어요? ㅎㅎ 기억이 전무하네요. 그나저나 좋으네요. 게으른 키스. 크- 키스는 게을러야죠!(응?) 뭐 안게을러도 좋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한편 소니가 저지르는 범죄를 저도 적극적으로 말릴 수는 없을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리기는커녕 내버려두고 싶은거죠. 법이 못해주는 거, 경찰이 못해주는 거 대신 해주니깐요. 이런 일들에 있어서는 뭐라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소니에게 총 만들어줬던 친구..에 대해서라면 너무 안타까웠어요. ㅠㅠ 암튼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요네스뵈의 책들도 차근차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또 언제쯤이 될지..정말 쌓인책이 많아요, 정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