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출근길에 이번호 시사인을 읽었다.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아니 제일 처음에 나오는 <편집국장 브리핑> 과 <우리는 세월호의 '증인'입니다> 만 읽었는데, 조낸 힘들었어. 안그러려고 했지만 입술이 제 마음대로 삐죽삐죽 하더니 결국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래서 가방을 뒤적뒤적 손수건을 꺼냈고, 그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누가 보나 싶어 고개를 들고 앞을 보았는데 아무도 나따위에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개를 처박고 시사인을 읽었다.
그러다가 지난주 금요일에 광장에 나가 함께 촛불을 들었던 친구 두 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느끼는 바가 달랐다. 아, 물론 기본적인 마음은 같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사람이 많이 온 게 좋았다고 했고 친구 둘은 생각보다 그 수가 적었다고 했다. 나는 우리 모두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됐다. 나는 그 날 힐을 신고 있었고 그래서 발이 아팠다. 조금 서있다가 못 견디고 힐을 벗어 가방에 넣어버린 채, 스타킹만 신은 채로 버텼다. 친구1 이 가져온 방석이 큰 도움이 되었다. 힐을 벗어던진 덕분에 난장이 똥자루가 되어, 원래도 나보다 더 큰 친구보다 머리 하나가 쑥 들어가버렸지만, 발이 너무 아파 서있기가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추웠다. 계속 추워서 벌벌 떨었고, 얼른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자라났더랬다. 바람이 불었고 촛불은 자꾸 꺼질 것 같았다. 실제로 한 번 꺼져서 친구1의 촛불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춥고 발이 아픈데, 그래서 자꾸만 집에 가고 싶어지는데, 다른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그럼에도불구하고' 와있다는 게 내게는 벅차게 느껴졌다. 이 사람들이, 여기에, 왔어... 나랑 같은 마음으로, 같은 생각으로 왔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있어. 게다가 이들중 많은 사람들은 또 여러날을, 오랜 시간을 이곳에 있었을거란 생각을 하니 아찔해졌다. 그렇게 몇 번이나 울컥, 했더랬다.
그리고 내가 갔던 전날과 다음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최루액을 맞았다.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더 알아야겠다고,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재미있게도 '최명희'의 [혼불] 때문이었다. 실제로 [빨래하는 페미니즘]은 혼불을 읽던 중에 사서 읽은 것. 혼불을 읽다보니 진짜 너무 빡쳐서 미치겠는거다. 왜 강간 '당한' 여자가 죽을 죄를 짓고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는 여자가 되어야 하는지, 왜 죄인이 강간 '당한' 여자인건지 진짜 너무 빡이 치는거다. 게다가 '시집갈 때' 아녀자의 도리는 뭐 그렇게 더럽게 많은지 조낸 빡이 치는 거다. 또한, '열녀'라는 것에도 아주 그냥 넌덜머리가 났는데, 결혼하고 같이 한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은 채 남편이 죽어버리면, 평생을 여자 혼자 사는 게 미덕이고, 그래야 칭송을 받더라. 진짜 씨발이지 않나. 그럼 태어나 평생을, 일생을 살면서 남편하고 하루 살다 남편이 죽으면, 섹스를 한 번만 해보고 죽어야 된다는 게 아닌가. 진짜 너무 엿같은 거다. 그래서 혼불을 읽다말고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었고,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고 나서는, 강모 이새끼한테도 이 책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든거다. 또한, 혼불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읽히고 싶었다. 뭐, 그냥 책 읽다가 빡쳐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거다.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고 다시 혼불로 돌아와 7권을 읽고 있다. 강간 당하고 임신을 하게 된 강실이는 아버지로부터 두드려맞고 결국 자살을 결심한다.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주문했고, 배송받았다. 이 책은 몇 년전에 읽었고 그래서 중고샵에 팔았는데,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혼불을 8,9,10권 사야되는데, 이 사실을 잊고 오늘 아침에 다른 책들로 5만원어치를 주문했네. 헐. 내가 나의 예치금을 이렇게 써버렸어....
아니,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문을 했다. 왜? 알라딘 5만원 이상 구입 복불복 마일리지 때문에. 아침 일찍 하면 '5만점 마일리지' 당첨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그래서 눈꼽도 안떼고 주문을 번개같이 완료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5만점 마일리지에 응모했는데!!!
당첨 안됐다.
씨양-
너 딱기다려.
내가 조만간 또 예치금 5만원 마련해서 다시 도전한다. 그때는 새벽에 알람 해놓고 주문한다. 딱기다려. 될때까지 한다. 네가, 감히, 이 나에게, 당첨이 안돼? 딱 기다려라.
아니, 그리고 참나원. 나는 변방의 트위터리안이다. 팔로잉 53 팔로워 132 의 변방 트위터리안. 딱히 잉여롭게 트윗트윗하며 지내지도 않고, 뭔가 어마어마한 트윗을 작성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라서 리트윗이 되는 일도 거의 없다. 되어봤자 뭐 1~2회가 고작인데,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 트윗 인생에서 가장 많은 리트윗을 받았다. 어처구니 없는게, 참나원, [스토너] 읽기를 마쳤다는 트윗이었다. <IreaditNow> 어플을 트위터와 연동하여, 책읽기를 시작하거나 끝마칠때 트윗에 저렇게 올라가게 되는데, 저 단순한 트윗을 사람들이 리트윗한 거. 이건...추측할 수 있는 답이 하나다. 저들 다, RHK 직원일 거라는 거. 이 시간에도 계속 리트윗 되고 있다. 현재 150 번이 되어 있더라. 하아- 싫어. 어떤 생각으로 리트윗 한건지 내가 모든 이유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쩐지 참 마음에 안드는 리트윗이다. 정말 '다 RHK 직원들이군' 하는 생각밖에 들질 않아...뭐, 그 직원들이 리트윗하는게 잘못된것도 아니고, 업무상 그래야하는 걸수도 있고,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로서는 저게 리트윗 되는 건, 참 별로다. 어딘가 찝찝한 느낌...쩝.......-_-
아침에 포털에서 '탕웨이' 사진을 여러장 보았다. 긴머리 웨이브 탕웨이는 무척 예뻤다. 그래서 내 단발이 후회가 됐다. 나도 머리 더 길게 길려서 웨이브할걸...'탕웨이 사진 보고나니 내 단발이 후회가 된다' 라고 칠봉이에게 문자메세지를 넣었더니 이렇게 답이 왔다.
<탕웨이는 탕웨이고>
그래..탕웨이는 탕웨이지..아는데, 나도 다 아는데, 그래도 ...
내가 이 얘기를 동료 직원에게 하자 동료 직원이 그랬다. 본인도 이하늬의 시꺼먼 머리를 보니 자신이 갈색으로 염색한 게 후회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는 탕웨이와 이하늬를 보며 후회하고 있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영상으로 몇 개 보니 모델들이 대부분 긴머리 웨이브더라. 난 단발이라....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은 못하겠네....단발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