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책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g...
1/3 정도 읽은 시점에서 읽기를 멈췄다. 더이상 읽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며 시간이 아까우므로. 한 작가가 글을 발표해내고 그로 인해 상을 타고 또 독자들이 좋아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취향의 일일 것이다. 이 작가를 좋아할 수도 있고 이런 책을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다른 시간에 만났다면 좋아했을 수도 있을 수도 있겠지. 뭐, 그렇지만 어쨌든 지금 이 책은 내가 읽고자 했던 책도 아니며 읽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책도 아니다. 나는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만나 긴장하고 설레이며 연애하는 로맨스 소설을 보고 싶었던거지 이건....
그러니까 이런거다.
여자주인공은 미망인이다. 남편을, 정확히는 남편과 맺었던 숱한 성관계(혹은 성기)를 그리워한다. 그러다 친구들로부터 파라다이스 홀에 오라는 초대를 받는다. 그곳은 여주의 조언을 받을어 만들어진 일종의 휴양지인데,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살던 바로 그 배경대로 만들어진 곳이다. 그곳에서는 미남과 미녀들을 종업원 대신 하인과 시녀로 쓰며 높은 급료를 지급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목욕과 댄스 게임등을 즐기며 하인과 시녀들의 시중을 받게 된다-이 부분에서는 영화 《더티 댄싱》의 휴양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방문한 손님 모두 섭정시대의 의상을 갖춰 입어야 한다. 코르셋으로 조이고 가슴을 밀어올리고...파라다이스 홀은 오래전에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바로 그 장소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그런데 이건 뭐, 손님과 손님이 서로를 유혹하고 손님이 하인을 유혹하고 하인이 시녀에게 반하고 남자 주인이 동성의 하인에게 속절없이 끌리며 유혹하고 소설의 처음부터 계속 성관계 얘기만 나오는거다. 삼분의 일을 읽었는데 이정도면 .. 이게 뭐냐... 그리고 남주 이름이 '맥' 이라고 했는데 왜 여주는 '롭' 하고 자는걸까 싶어서 뒷부분을 훑어보니 심지어 이 여자는 롭과 맥과 함께...하아-
나는 에로틱한 장면이 싫지 않다.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만나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관계를 맺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 그러나 그 에로틱 전에는 반드시 상대에 대한 호감과 감정 들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그 에로틱이 극대화 되어야 하는거지, 이건 그냥 수시로 나오는데다가 뻑하면 상대도 바꾸고 심지어 여러명이 동시에 하며 아무데서나 누가 보든 말든 해대니...
작가는 로맨스에 유머를 가미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이 글이 작가에겐 본인이 의도한 글일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전혀 유머가 느껴지질 않았다. 허탈한 코웃음만... 하아- 책 선택에 실패했어. 처음 부분에 충격적인 단어가 나오지만, 변태포르노 스러우므로 언급하진 않겠다. ㅠㅠ
읽기를 멈추고 되팔려고 검색해보니 900원에 팔 수 있더라. 혹시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내, 기꺼이 드리겠다. 물론, 반드시 '성인'이어야 한다. 성인임을 내가 알고 있는 분이어야만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원하시는 분은 댓글로 말씀해주시기를.
[북플]에는 '마니아' 라는 게 있는데, 어제 그 마니아에 들어갔다가 내가 얼마나 근사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다. (뭐래 ㅋㅋㅋㅋ)
크- 이 아름다운 명단을 좀 보라지. 무려 나는 '이승우'와 '다니엘 글라타우어', '줌파라히리'의 첫번째 마니아인 것이다. 뭐, 그들의 책을 읽고 글을 많이 쓴다든가 하면 마니아가 되는 것 같은데, 어쨌든 나는 내가 첫번째 마니아인 작가들에 대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바, 이 리스트는 실로 아름다운 것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와 로맹 가리! 아아 좋아 ㅠㅠ 뿌듯한 리스트이다. 누가 나에게 넌 어떤 사람이냐 물어보면 이 리스트를 들이대며 한껏 뻐기고 싶다. 코맥 매카시의 첫번째 마니아가 되기 위해 앞으로는 코맥 매카시 책을 좀 더 읽어야 겠다. 사두어둔 노틀담 드 파리도 읽어서 위고의 첫번째 마니아도 되어야지. 아...뭔가 자랑스러워 ㅠㅠㅠㅠㅠ
그리고 오늘 경향신문을 보다가 이런 그림을 보았다. 좋아... 집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이다.
(구스타브 카유보트, 「오르막길」)
이 그림이 좋아 인터넷에서 카유보트의 다른 그림들을 찾아보았는데 다 참 좋은거다. 그래서 화집이 있을까, 있으면 하나 장만해둘까 싶어 검색해봤더니 아직 국내엔 카유보트의 화집이 없는 것 같다. 외서엔 몇 개 뜨던데 비싼걸 보니 이게 다 화집인가....
그리고 포털의 광고에서 알게 된, 『나를 찾아줘』의 예고편.
책 속의 남녀 주인공 캐릭터가 모두 밥맛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는 좀 궁금하다. 영화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
오늘 저녁엔 삼겹살에 소주 약속이 있다. 빨리 퇴근하고 싶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