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전에 내 친구 정식이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정식이는 좋은 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다고 했고, 나는 물론 그런책이 몇 권 있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새 책 읽기를 더 원한다고 했다. 정식이는 좋은 책을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감탄한다 했고, 나는 새 책에 있을 다른 무언가를 또 발견하고 열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늘 새 책이 궁금하다고. 그러자 정식이는 내게 말했다. 


너의 책읽기는 너의 연애와 비슷하네.


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그랬다. 나는 책이든 사람이든 잠시잠깐 열광하고 그러면서 늘 새로운 어떤 것,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하고 접하지 못한 어떤 것을 기대했다. 더 좋은 다른 게, 더 흥분할 만한 다른 게, 상상해보지 조차 못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나를 늘 새로운 책을 사게 만들었고, 이것이 나를 늘 짧은 연애만 하게 만들었다.


정식이는 자신이 심사숙고하여 연인을 골랐고, 그렇기에 장기적인 연애가 가능한거라 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버럭 화를 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내게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한참을 대화를 나눈 끝에, 정식이는 정식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하고 나는 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우리 모두가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만큼 상대를 선택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전혀 다른 형태로 해나간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정식이는 자신의 연애가 성공적이라 생각했고, 나는 내가 연애의 실패자라고 생각했다. 짧게 끝나는 연애는 결코 성공으로 여겨질 리가 없고, 길고 오래간다면 그것이 성공적이란 건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일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연애에 있어서 실패를 해도 상관없었고, 내가 실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성공적인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도 않았으며, 정식이의 연애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나는 또 연애를 하게 될 경우에도 여전히 실패를 무릅쓰고 달려들 것이라는 걸 알았다. 성공적인 연애가 작게나마 무엇을 인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들로 이뤄진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것들 중 어떤 것이 내 신경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나는 장기적인-그러나 성공적이라 보이는- 연애대신 기꺼이 실패로 뛰어들 것이었다. 



연애에 실패자라는 사실이 나를 비극이라는 진창속에 빠드리지도 않고, 또한 그 실패에 대한 어떤 두려움도 없지만, 그래도 '실패자' 라는 타이틀은 '성공한 자' 라는 타이틀보다 어감이 안좋은 건 사실이다. 나는 별다른 감정없이 내가 실패자임을 담담하게 인정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꼭 실패자여야 하는걸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마리 루티'가 이 책, <하버드 사랑학 수업>에서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준다. 실패하라고, 성공하지 말라고. 정식이의 연애는 분석적이고 이성적이었던 반면 나의 연애는 충동적이고 감정적이었다. 이것은 확실히 내가 더 무모한 사람이라는 증거일거라 생각했는데, 마리 루티는 말한다. 충동과 열정과 감정에 그저 나를 맡기라고. 실패를 하라고. 나는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그녀의 말을 경청한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준으로 연애의 성공을 측정하곤 합니다. 남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지속석 외에도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영혼을 건드리지 않는 밋밋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가느니 아주 잠깐이라도 무모한 열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안정한 관계를 좇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감, 편안한, 신뢰감이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근본적인 소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좌절은 인생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좌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인 셈이죠. (pp.22-23)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사람들이 장기적인 연애를 성공으로 평가한다고 해서 내가 굳이 그걸 성공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사랑인 본디 상실을 동반한 것이니까. 얼마전에 법륜 스님의 연애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듣다가 깜짝 놀랐었다. 장기적인 연애를 하기 위해서 눈을 좀 낮춰 상대를 고르라는 거였다. 내겐 이 말이 '사랑을 모르는' 말인 것 같았다. 숱한 연애지침서는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게임을 하라고 말하는데, 짧은 연애가 눈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면, 그건 상대를 획득하고자, 차지하고자 하는 사냥 본능에서부터 비롯된 게 아닌가. 내가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는 다른 사람들 모두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이다, 눈을 낮춰라, 오래가기 위해서는. 이게 뭔말이야...이건 장기적 연애를 성공으로 보는 바로 그 관점이 아닌가. 물론 사람들마다 연애의 궁극적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오래가고자 하는게 최종목표라면, 그래, 그 말을 따르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눈을 낮추어 고른 상대'가 오래된 관계를 보장한다해도, 그걸 선택하진 않겠다. 안정적이고 긴 연애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내게는 법륜 스님의 연애 강의 보다는 '마리 루티'의 책이 훨씬 와닿았다. 휩쓸리고 열정을 다하고, 상실이 와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는. 첫눈에 반하는 것이 무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그 상대에게서 '무엇'을 발견했기 때문이니 빠져들라고, 마리 루티는 말한다. 아, 하버드에 가고 싶다. 사랑학 강의라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마리 루티'는 오, 신이시여, 화성남자 금성여자 라는 논리에 거칠게 반박한다. 개똥같은 소리라고 말한다. 남자와 남자가 더 많이 다르다는 연구보고서가 쏟아져나와도 이 세상의 연애지침서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고 말하고 그걸 고수한다고. 그걸 바탕으로 연애를 전략적으로 하라고 말한다고. 연애지침서가 내거는 남자와 여자의 특징은 말짱 개소리라고 말한다. 너랑 내가 다른거고, 나라는 인간과 너라는 인간이 다른거지,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게 아니라고. 남자도 감성적이고 섬세할 수 있고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아니,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는 남자가 개쓰레기라고, 그런 남자에게 튕기기 작전을 쓰라는, 밀당을 제대로 하라고 충고하는 연애지침서는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한다. 밀당하지 말고 튕기지 말고 그런 전략들에 말려들어 게임하지 말고, 내 개성을 그대로 살리라고. 남자는 원래 이래, 여자는 원래 이래, 라는 오래전부터 잘못된 명제에 혹하지 말라고. 튕기고 밀당을 하면서 유지되는 연애라면, 그 남자랑 거침없이 이별하라고 말한다. 아, 속이 다 시원하다. 멋져!




연애지침서에서는 남녀가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연애에서 성공하려면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가장 먼저 풀고자 하는 오해입니다. 나는 '남성 심리'란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남자를 유혹하는 불변의 테크닉이란 없습니다. 서점에 이런 테크닉을 가르치는 책들이 넘쳐난다고요? 그것은 이런 테크닉이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다 남녀가 각기 다른 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 (p.15)



사실 연애지침서에 나오는 남자들은 섹스를 거부하는 법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요. 뜨거운 피가 흐르는 남자라면 길에서 마주치는 어떤 매력녀와도 잠자리를 같이 할 거라고요.

이 점에서 나는 <가십걸>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 이성 친구들을 보면 어떤 여자를 원하거나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려 할 때 결코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망을 다른 물건에로 옮겨가기 어려운 것처럼 여자에 대한 갈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어떤 여자에게 빠져 있다면 섹시한 여자들을 트럭으로 갖다준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사랑을 배신하느니 술병을 끼고 사는 편을 택할 것입니다.

<가십걸>에서 댄은 현대 남성의 '선택'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끝없이 약해지거나 혹은 전혀 모르는 여자와 자거나. 세상에는 후자를 여러 번 선택하는 남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남자들 중 일부는 전통적인 마초들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남자들은 상처 입을까봐 두려워하는 남자들입니다. 댄 역시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는 사랑을 선택합니다. (pp.93-94)



내 최근의 연애들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와 연애를 한 그 남자들은, 연애지침서가 정의한 남자들과 달랐다. 그들은 말 그대로, 섹시한 여자를 트럭으로 갖다줘도 나를 선택할 남자들이었다. 나는 그들과 밀당을 할 필요가 없었고 튕기기 작전을 쓸 필요도 전혀 없었다. 내가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였어도 괜찮았다. 더 젊고 예쁜 여자와 한 방에 가둬두어도 뿌리치고 나올 만한 남자들이었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되면 흔들흔들 무너지는 건 나였을 것이다. 내가 사귄 남자들은 열여자 마다하는 남자들이었고, 나는 열남자 마다하지 않는 여자였으니까. 세상에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들이 분명 존재하고, 이것은 이 남자와 다른 남자 혹은 이 사람과 다른 사람의 성향이 다를 뿐이지 '여자와 남자가 달라서' 가 아니었다. 나와 당신이 다르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인 것이다.




언제고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엄연한 이면일 뿐입니다. 사랑은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아도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은 오히려 그런 사랑입니다. (p.230)



실패라고 치부해버린 내 사랑, 혹은 내 연애도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고, 마리 루티가 말한대로,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도, 잃었던 대상중에 있으니까. 



이별의 고통은 우리의 일상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우리를 무의식적 충동이 담긴 어두운 지하 창고로 끌고 내려갑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랑의 실패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어떻게 나아가기를 원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게 만들죠. 인생 설계를 재조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실연만 한 것은 없습니다. 상실로 인한 번민은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적극 참여하게 만들죠. (p.194)




실연으로 인한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아직 이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 그 고통의 순간은 분명 끝날것이고, 돌이켜보면 조금 더 달라진, 조금 더 성장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고통과 성장을 밀어내지 않을것이고, 지금처럼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뜨거울만큼 뜨겁게 사랑하다 실패할 것이다. 





댓글(10) 먼댓글(1)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마리 루티 라고요!
    from 마지막 키스 2017-03-15 10:06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
 
 
마립간 2014-03-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의 성공의 정의를 긴 연애로 하면 짧은 연애는 실패가 되지만, 각각을 긴 연애의 성공과 짧은 연애의 성공으로 나누어 정의하면 각각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는 책도 있지만, 이것은 궁극의 성공을 염두해 둔 말이구요. (저는 남녀의 차이가 개인의 차이보다 더 크다는 정형sterotype을 갖고 있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입니다. 사랑의 좌절은 좌절이고 통찰은 통찰로 무관한 것 같은데요.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의 종결이지 좌절도 아닌 것 같고요.

다락방 2014-03-07 14:39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사랑하고 애태우고 아파하고 때로는 시큰둥하고 과격하고 무심한 부분들이 제가 '여자라서' 가 아니라 제가 '이런 사람이라서 '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남자 1이 거칠고 마초적이라면 그것 역시 그가 '남자라서' 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라서' 이고요. 성별이 무엇이든간에 그 사람의 성형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나온거라고 생각하는지라, 남녀 차이 보다는 개인의 차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사랑의 좌절이 단지 좌절로 끝난다고 보지 않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겪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하면, 그 좌절의 시간을 지나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보여지고요, 아 상대는 어땠고 나는 어땠었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오고 이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여지고요. 인격이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 그 남자는 본디 인격이 훌륭하게 태어난 것도 있겠지만,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일련의 사건들과 사람들이 있었을거라고 보여집니다. 좌절이 좌절로만 끝났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게 불가능했을 것이고, 연애를 하면서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겠죠. 그렇기에 저는 좌절을 겪으면 반드시 무언가 얻는게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대로 긴 연애는 긴 연애대로, 종결됐다면 그에 따른 좌절이 찾아올 수 밖에 없고요. 짧든 길든 나라는 인간은 무언가에 열중했다 그것을 놓아버린 혹은 잃어버린 것이니까요. 거기에 절망이나 좌절이 찾아드는 건 당연하다 보여집니다. 그 좌절 역시 짧게 끝나느냐 길게 끌고 가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고요.

마립간 2014-03-07 14:5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주신 답변성 댓글을 읽으니, 위 리뷰를 다시 읽은 느낌입니다.^^ 다락방님의 의견이 틀렸다기보다 제가 이해를 못하는 것이겠죠. 소설만 안 읽는 저와 소설만 읽는 다락방님 차이처럼. 제가 간접 경험으로도 얻지 못한 것을 옅보고 갑니다.

다락방 2014-03-07 14:5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러고보니 제 리뷰에서 밝힌 말을 그대로 다시 한 셈이 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

건조기후 2014-03-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이 시원하네요. 저 역시 연인이든 친구든 혹은 단순한 지인이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에 굳이 성별을 끼워넣어 구별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자들은 이거 좋아하지?" 라고 묻지 않고 "넌 뭐 좋아해?" 라고 물어야죠.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이 말 참 좋네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정답 같아요.

장기적인 연애의 성공을 위해 눈을 낮추라는 말은 정말 대체 뭔소린가요? ;; 연애라는 게 감정이 중요한 일인데 시간의 길이가 무슨 상관이며... 눈을 낮추라는 말은 너무 완벽한 상대를 찾지 말라는 뜻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없는 상대와 거짓 인생을 살 수는 없는 일인데. 말 참 이상하다...

다락방 2014-03-10 17: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남자들은 이렇잖아, 여자들은 이렇잖아, 하면서 일단 성별에 고정관념을 씌워버리는 거죠. 그보다는 개인차이가 더 심한데 말이지요. 일전에 남자사람친구와 닭 구워 먹는데 갔다가 껍질이 너덜거리길래 그걸 벗겨냈거든요. 그랬더니 친구가 야 그거 나 줘, 이러는거에요. 아니 이걸 왜 널 달래? 물었더니. 너 버릴거잖아 내가 먹게 달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걸 왜버려? 하니까 여자들은 닭껍질 안먹고 버리잖아 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난 닭껍질 먹는 여잔데? 먹을라고 벗겼는데? 라고 했어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하하.


법륜스님은 '결혼'은 장기적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눈을 낮추는 게 좋다, 라고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그런데 전 만약 저와 결혼한 남자가 '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눈을 조금 낮춰 널 선택했어" 라고 한다면 진짜 죽빵을 날릴것 같아요. 내 상대가 나를 '오래 가기 위해' 눈을 낮춰 선택했다면, 정말 토할것 같지 않아요? 싫어...싫어요....

꽃핑키 2014-03-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인용문에 확 꽂힙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에 심하게 실연 당한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인생은 실연당하기 전 / 후로 명확하게 달라진것 같다고나 할까요? ㅋㅋ 무튼 인생에서 가장 큰 걸 그때 다 배운것 같아. 지금은 오히려 고맙기까지 해요 ㅋㅋ

그나저나 다락방님 *_*ㅋ 보내주신 책이 잘 도착했답니다. 저 밀려있는 책 진짜 많은데ㅋㅋ 다락방님 책부터 미친듯이 읽고 있답니다. 너무 재미져요! 역시 내 다락방님이야!!! 눈에 하트를 그리며 읽다가 잠깐 안부 남기러 왔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4-03-10 17:13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처음 실연 당한 후가 제일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도 그렇고 남녀관계에 있어서 둘 사이가 얼마나 은밀하고 내밀한가부터 시작해서 어떤 문제들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지를,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이 달랐고요, 그걸 겪고 난 뒤에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연인들을 보는 시야가 좀 넓어지더라고요. 내가 남들 연애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 없겠구나, 하는 그런거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저는 저에게 더 잘 맞는 상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연애는 나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해주고,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ㅎㅎ


아니, 재미지다고 해주시니,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핑키님!!!!! 제가 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에헤헤헷

고양이라디오 2015-10-29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꽃핑키님께 추천해주신 책이 먼지 궁금하군요ㅎㅎㅎ

다락방 2015-10-29 08:28   좋아요 0 | URL
꽃핑키님께 추천해드렸다기 보다는 꽃핑키님이 그저 잘 읽어주셨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그 책은 이 책입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431254

네, 제가 쓴 책입니다. 아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