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 어제부터 였다. 나는 출근길에 갑자기 세븐이 생각났다. 보고싶었다. 그래서 일전에 내가 페이퍼 써두었던 걸 열어서 출근길에 걸어가면서 재생시켰다. 나는 내내 우울했고, 신경을 여러갈래로 분산시키고 싶었는데, 이것도 그중 하나가 되겠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보는 동영상 속의 세븐은 수트빨이 -그때도 느꼈지만- 최고였다. 검정색 양복. 남자의 가장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차림새. 게다가 뒤를 돌면서 씨익 웃을때는 내 다리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서 수트차림으로 [열정]을 부르며 춤을 추는데, 와, 진짜로 져스틴 팀버레이크보다 멋졌다. 세븐아, 누나는 져스틴 보다 니가 낫다. 니가 더 좋다. 가장 마음에 드는건 그의 손짓이었다. 손의 모양새가, 그 손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동작이 황홀했다. 그 크고 예쁜 손에 나의 쇄골을 맡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최고야, 세븐, 최고야.  

그러던중에 카카오톡으로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스마트폰을 산지 얼마 안되는 친구였다. 내게 뭔가를 물으려는데, 타자가 느렸다. 나는 원하는 답을 잽싸게 해주고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려는데, 나더러 타자 빠르다고 친구가 우와- 라고 한다. 나는 신의 손이라고 답한 뒤에 다시 영상으로 돌아갔다가 또다시 카톡으로 돌아가 친구에게 한마디 했다. 

[세븐 동영상 보는데 왜 말걸고 난리야!!] 

정말 화가났다. 아무튼 나는 세븐 동영상을 재생시켜놓고 그의 손짓과 입술과 수트빨을 보면서 웃었다. 요즘 나를 웃게 하는게 통 없었는데, 세븐 동영상이 나를 웃게했다. 그리고 오늘은 급기야 알라딘에서 세븐의 음원 두개를 결재했다. [와줘]와 [열정]. 세븐아, 누나가 [문신]이나 [라라라]까지 한 곡 더 살까 했지만, 그렇게 되면 마일리지가 5천점 밑으로 내려간단다. 그러면 적립금으로 바꿀 수가 없어. 방금전에 외근 다녀오면서 내내 노래들을 듣고 또한번 재생 시켰는데, 사무실 들어와서 한번 더 보고 일을 하려고 하니 그새 금지된 영상이라고 뜬다. 아.... 세상이 나의 사랑을 방해해.... 나 요즘 힘든데, 신경을 분산시킬게 필요한데. 나, 그냥 세븐 동영상 보게 해주지. 다른 동영상은 검정 양복입고 춤추는 게 아니란 말이야!! 하.. 내가 하는 사랑은 언제나 힘들어... 

 

- 그렇다. 신경을 여러갈래로 쪼개서 여기저기 나누어주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 중의 하나가 세븐 동영상이었다면, 또 다른 하나는 이것이다. 

 

 

 

 

 

 

 

 

일전에 경향신문 신간코너에서 보고 관심 있어서 메모해 두었었는데, 어제 질러버렸다. 내가 과연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이걸 읽게 될까? 그러니까, 알라딘의 책 소개를 보자면, 이 책은 이런책인 것이다. 

알라딘의 책 소개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하여 이라크 등지에서 화려하게(?) 활약을 한 최강 용병부대 ‘블랙워터’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저널리스트인 저자에 따르면 블랙워터는 우선 그 규모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제로 블랙워터 대원들이 이라크에서 얼마나 무자비하게 학살을 자행했는지를 소상히 고발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자신의 위신에 어긋나는 모든 더러운 일들에 대한 하청을 블랙워터에 일임한 셈이다. 국가가 청부한 살인을 행하는 거대한 기업. 그곳이 바로 블랙워터이다.

오늘 집에 가면 이 책이 도착해 있을 것이다. 용병책. 나는 신경을 분산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참이라,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 집에 가면 에너지가 다 빠져있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사두고 읽지 않았던 숱한 책들처럼 그저 책장에 꽂히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나는 어쨌든 뭔가를 해야 했다. 용병책이라니, 장바구니에 넣으면서도, 또 결제를 하면서도 내 자신이 웃겨서 피식 웃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집에 가서 한장씩 한장씩 읽어봐야겠다. 자기 전에.  

악몽을 꾸게 될까?  

 

- 작년 가을에 올림픽공원에 갔던것과 같은 이유로, 나는 아마도 조만간 올림픽공원을 갈 것 같다. 그 때 그 벤치에 앉아서 그때 마셨던 똑같은 캔맥주를 두 캔 마시고, 나는 또 펑펑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의 2011년 봄과 이별해야지. 안녕, 잘가. 너, 괴로웠어. 그치만 괜찮아. 맥주를 마시고, 울고, 작별을 고한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우동을 먹어야지.

 

- 좋았던 일도 있었다. 미국에서 후버까페가 비행기 타고 슝- 날아왔다. 미국에 오기도 전부터 그는 나와 만날 약속시간을 잡았다. 늘 만나던 강남역 2번출구 메리츠타워 앞에서 우리는 또다시 만났고, 후버까페는 나를 만나기 전 서점에 들러 나에게 줄 책을 사왔다. 자신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인데 좋다며. 나를 만나기 전에 서점에 들렀다 오는 젊은 남자라니. 멋지다. 

 

- 6월 4일엔 친구의 결혼식에 간다. 6월 5일엔 친구를 만나러 대전에 간다. 6월 11일엔 지방에서 친구가 올라온다. 6월 주말일정이 벌써부터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다. 바쁘게 지낼 것 같다. 여러모로 그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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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1-05-25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날 만나면 웃을 일이 생길텐데! ㅋㅋ 난 젊은 남자는 아니지만....

다락방 2011-05-26 08:52   좋아요 0 | URL
젊은 남자들이 언제나 웃게 하진 않아요. 울게도 하죠.
6월달에 봅시다. 평일에. 그전까지 안나 카레니나 읽으면서 기다려요.

루쉰P 2011-05-25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에게 세븐이라면 저에겐 아이유입니다. 아이유의 눈웃음을 동영상으로 보며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혼자 히죽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스스로 고독을 즐기고 있는 차도남 같아 혼자 감탄하곤 합니다. 저에겐 아이유가 하나의 탈출구죠. 뭔가 좀 적극적인 자신이 되고자 아이유 펜클럽에 가입을 시도했어요. 근데 아이유 정규 1집 타이틀 곡을 영어로 써야 한다는 질문에 자꾸 틀려서 입회가 거부가 됐습니다. -.-
그래도 아이유가 좋아요...

신경이 분산될 때 더 분산을 확장시키는 방식은 저도 좀 배워야 할 듯 하네요. 신경이 분산되고 내가 뭘하고 있는지 모를 때 전 모든 것을 정지해 버리곤해요. 그게 더 안 좋은 방식인 것은 확실한데 습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정지된 속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담배만 의자에 앉아 피든 서서 피든 그러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담배값도 오른 요즘 말이죠.

어딘가에 추억이 있는 장소가 있어서 갈 곳이 있고, 누군가 찾아와 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성별을 떠나서요, 주말에 바쁜 일정들이 있는 다락방님의 일상이 너무 부럽네요. ^^

전 매일 매일 꾸준하게 반복되거든요.

다락방 2011-05-26 08:58   좋아요 0 | URL
아이유 정규 1집 타이틀곡을 영어로.........하하하하하
아이유의 팬이 되는것은 까다롭군요! 저는 그 노래가 뭔지 알지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신경이 분산되서 더 분산을 확장시키려는게 아니라, 신경이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그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분산시키려는 거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건드리고 있어요. 잘 해볼 참입니다.

저도 매일매일이 꾸준하게 반복되고 있어요. 직장인에게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과이지요.
그래도 벌써 목요일이 되었어요. 시간이 참 빨라요.

Mephistopheles 2011-05-2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을 정녕 다락방님이 주문하신...겝.니.까????

다락방 2011-05-26 08:33   좋아요 0 | URL
저 어제 집에가서 책 좌르륵 훑어봤거든요. 아니 그냥 넘겨봤죠. 아...괜히 샀어요. ㅠㅠ 저 이 책 못 읽을 것 같아요. ㅠㅠ
제가 순간적으로, 충동적으로 또 미친 선택을 ㅠㅠㅠㅠ
제가 왜그랬을까요, 메피스토님? ㅠㅠ

Mephistopheles 2011-05-26 09:12   좋아요 0 | URL
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그러셨을 껍니다.

다락방 2011-05-26 09:37   좋아요 0 | URL
읽어보실래요, 메피스토님? 보내드릴까요?
용........병............책.....................

Mephistopheles 2011-05-26 10:37   좋아요 0 | URL
음...버겁겠어요. 저처럼 감수성 예민하고 낭만적인 중년한테는요..우히히..
(아 목걸이 하니까 얼마전 모 샵에서 봤던 제법 이뻐 보이는 목걸이가 생각나는 중..)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1232&itemno=12118

일면 엘리스 종합선물셋트 목걸이..ㅋㅋㅋ

다락방 2011-05-26 10:48   좋아요 0 | URL
저 보고 왔는데, 뭘 그렇게 주렁주렁 달린게 많은가요? 물론 제 목은 저 주렁주렁 걸린 것들을 견뎌낼 수 있을만큼 짧고 굵지만, 그래도..그래도...이건...좀 너무해욧!! orz

Mephistopheles 2011-05-26 15:39   좋아요 0 | URL
에이 실제 착용샷을 보면 그리 치렁치렁하지도 주절주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 목걸이를 착용하고 상모처럼 뱅뱅 돌리는 다락방님 상상 중)

다락방 2011-05-26 16:1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차가운 도시여자에요, 메피스토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왜 웃는거죠? ㅜㅜ)

2011-05-25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6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5-26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정이 전 너무 부럽네요. 전 잡 생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요즘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일이 있어서. ㅋㅋ 제가 정말 경멸하는 것이 무시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요즘 그걸 당했어요. 이틀간.(문제는 왜 그러는지 전혀 이유를 모른다는 것) 다른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도 불편해 진다는 것을 말하는건데 그걸 모르나? 갸웃 갸웃.

시간이 많이 비고, 몸이 힘들지 않아 이것 저것 사건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좀 바쁘게 해주세요~~~ 30일만 두손모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

다락방 2011-05-26 08:51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저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외에도 해야할 것이 있어서 바쁘고 정신없어요. 지금 당장은 오늘 결재해야 할 목록이 머릿속에 휘리리릭~ 지나가구요.
쵸이스의 슈프리모 블랙커피를 사야겠다, 이런 사소한 생각도 더불어 함께 하고 있구요,
동료 직원이 [역전의 여왕]에서 임지규가 얼마나 귀여웠는지를 말하는 걸 들으며 그건 대체 몇회에 등장하는 씬인걸까, 어떻게 해야 볼 수 있을까, 하는 쓸모없는 생각도 함께 하고 있답니다.

몸은 힘들지 않은데, 시간은 비지 않고, 자잘한 계획들만 많은 삶을 살고 있어요. 그 계획이란게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저 자신을 위한거긴 합니다만.
빨리 버벌님의 30일이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레와 2011-05-26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에게 다락방의 세븐같은 존재는 '독고진'이에요. (아니 독고진을 연기하고 있는 차승원인가?)
어제도 '독고진'을 보고 자지러지게 웃다가 '역시 백마탄 왕자는 화면속에만 있는걸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며 허무해하기도 하고.. (독고진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나오는 남주에요. 여주는 공효진. 나 공효진도 좋더라. 이 아가씨 책도 냈는데 사볼까)
다락방도 최고의 사랑 보면 좋겠다.


도대체 정신없는 댓글이군.. 흠..( ");;

다락방 2011-05-26 09:35   좋아요 0 | URL
저 어제 최고의 사랑 보고 빵터지게 웃었는데요, 저도 최고의 사랑을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계속 볼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거기에 말이죠,

임지규가 나와요! 우.윳.빛.깔.임.지.규.

내 메신저 대화명은[♡임지규♡]로 바뀌었어요. 세븐에게 작별을 고했어요. 나란 여자, 변심하기 쉬운 여자. 아니 왜, 도대체 왜, 다들 차승원을 좋아하죠? 임지규가 있는데? 뭐, 좋아요. 괜찮아요. 다들 차승원에 미치라구요. 임지규는 내가 갖겠어!!!!!!!!!!!!!!!!!!!!!!!!!!!!!!!!!!!!!!!!!!!!

마노아 2011-05-2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께 목걸이를 선물하고 싶네요. 그치만 그 목걸이는 최소 백금은 되어야 하는 거죠? 알러지 반응이 없으려면...ㅜ.ㅜ
어제 월급날이었는데 3주치만 나왔어요. 1주일 치는 한달 뒤에 준대요. 뭐 이래..ㅡ.ㅡ;;;;;

다락방 2011-05-26 09:37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댓글이 너무 슬퍼요. 그 목걸이는 최소 백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슬퍼서 웃겨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웃다가 눈물이 나요. ㅎㅎㅎㅎㅎㅎㅎ (뭔가 미친 댓글의 포스...)
아니, 1주일치는 왜 한달 뒤에 준답니까? 대체 왜요?!! 버럭!!

버벌 2011-05-26 14:11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커피 마시다 품고 있슴당~~~~~~~~

다락방 2011-05-26 14:58   좋아요 0 | URL
버벌님. 그러니까 제가 메탈 알러지가 있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백금.. 그러니까 이게 슬픈 얘긴데..근데 이상하게 웃겨...........................................
저도 커피 마셔야겠어요. 내내 졸았네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