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몰랐다.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쑝-가서 주문할때만 해도 이 책이 이토록 크고 무거울줄은 정말이지 짐작도 못했다. 물론 책의 가격이 39,000원(현재는 반값)이라고 해도 그것은 그림이 실려서이지 책이 두껍고 무겁기 때문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단 말이다. 만약에 알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이 책을 집으로 배송하도록 했을것이다. 그런데 나는 정말이지 멍청하게도, 이 책을 회사로 시켰다!!
왜, 도대체 왜 저렇게 큰 박스에 온걸까, 생각하면서도 일에 파묻혀있느라 박스를 뜯지도 못한채로 두었다가, 퇴근하기 전 박스를 뜯어보고 기겁했다. 아, 제기랄. 이걸 어쩌나. 나는 차가 없다. 하다못해 차를 가지고 있는 남자친구조차 없다. 아, 인생 헛산거야? 택시를 타고 갈까 했다. 회사에서 집까지 택시비는 당연히 만원이 넘을텐데, 아니 무료배송으로 받아놓고, 그게말이나 돼?
회사에 둘 수 없는 책이다. 집에 가져가면 지금 집에 와있는 여동생에게 태교라며 보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집에 가져가야 할 책이 이것 한권만이 아니다.
마태우스님과 로쟈님이 쓰신 책이라는데, 그 두분을 함께 이 책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데, 주문은 당연하다.
엊그제던가 머큐리님의 서재를 구경하다가 오옷, 이게 책으로 있다니, 방송을 본 적은 한번 뿐이라 몹시 궁금했는데, 하고 같이 넣었다.
요렇게만 사고 주문을 멈추려고 했는데, 그만 두려고 했는데, 계산하는 과정에서 보니 해당도서 1권을 포함하면 알라딘 머그컵을.....나는 머그컵에는 욕심이 없다, 정말이다, 머그컵따위 받으려고 책을 한권 더 사거나 하는 짓은 안하려고 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래도, 그냥, 해당도서중엔 뭐가 있지? 하고 둘러보다가 오옷, 내가 아직 안 산 이 책이 있다.
앗싸~
이번 3편에서는 에릭이 수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빌은 어쩌고!!)
문제는, 내가 이 책들을 모두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데 있다. 이걸 어쩐담, 이걸 어쩐담. 다행히 쇼핑백은 커다란 걸 하나 가져오긴 했다. 게다가,
휘모리님의 서재에서 보고 사야지 했는데 품절이라 뭐 이런 경우가 있어, 어떻게 세상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품절이야? 했었는데, 그런 나의 댓글을 본 한 아름다운 친구가 (나직하게)보내주겠다고 해서(그 친구가 누구인지는 비밀 ㅎㅎ)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로 받았다. 히죽히죽 ^_____^
어쨌든 이 모든 책을 다 넣고 들어보니 와- 미치겠다. 게다가 어깨에 둘러맨 핸드백 속에는 '브랜디 칼라일'의 시디가 들어있는 '시디플레이어'까지 들어있다.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결국 아쉽지만 몇권은 회사에 빼두고 '반고흐'책과 '그리스인 조르바'와 다른 한권의 책을 쇼핑백에 넣고 퇴근한다. 사무실에서 지하철역까지는 10분거리..지하철은 2호선-8호선-5호선으로 갈아탄다...2호선 잠실역에서 8호선으로 갈아타봤는가? 안타봤으면 말도 하지 마라. 그리고 5호선 길동역에서 내려서 또 10분을 걸어가야 우리집........
팔 빠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제기랄, 토할뻔 했다. 너무 무거워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완전 초죽음되서 집에 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무거운 책 회사로 시켜 집으로 가져가는'짓을 혼자 알아서 해대는 바람에. 완전 기진맥진되서, 밤새서 이 책들 다 봐야지 했던 마음은 짓밟혀버린지 오래고, 놀러온 제부와 함께 새벽 세시까지 술을 마시다 잤다. 아 젠장,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걸까? 피곤한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계속 피곤한 크리스마스이다.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덧)율리시스는 아직도 사무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