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어제는 기말테스트가 있었다. midterm 테스트처럼 mock test 여서 점수에는 안들어가는데 그래도 사람이 잘 보고 싶잖아? 그런데 어제 리스닝에서 완전 안들리는거다. 그래서 답을 할 수가 없었... 하 뭐라는거야 어쩌면 이렇게 안들리지 돌아버리겠네.. 해서 결국 빈 칸이 되려고 했는데 그래도 뭐라도 쓰자, 해가지고 그냥 막 썼단 말이야. 벌써 틀린게 몇 개냐, 하고 절망하면서 시험지 제출을 하려는데 옆에 뚜안 보니까 빈 칸이 몇 개 있더라. 뚜안은 나에게 '나 이거 안들려서 답을 못하겠어' 했다. 하.. 너도 그랬구나 ㅠㅠ
그거 말고도 아예 틀린거 확정된게 많아서 너무 기분이 나빴다. 그러니까 뚜안도 너무 어려워서 다음주에 있을 final exam 이 너무 걱정된다고 (afraid) 했는데 나도 걱정된다고(worried about) 했다. 돌아버려.
사실 이 테스트를 앞두고 크게 걱정하진 않았었다. 어차피 mock test 이고 점수가 뭐가 중요해, 그냥 보자~ 했었는데, 막상 답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다는 걸 알고 또 틀렸다는 걸 알고나니 와, 내 생각보다 기분이 더 나쁜거다. 오늘 결과지를 받아들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두렵고, 어제는 하루종일 여기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나, 이렇게 점수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나.. 이런 성향일 거라면 중,고등학교때 좀 그러지.. 그러면 공부를 잘했을 거 아녀 ㅠㅠ 아무튼 어제는 너무 기분이 나빠서,
기네스를 마셨다. (응?)

원래 기네스를 좋아하는게 아니었는데, 핀란드 레오가 아일랜드 간 영상이 있어서 오오, 아일랜드! 하고 영상 보다보니까 기네스 생맥을 마시는거다. 우엇. 기네스 좀 싱겁던데, 하다가 나도 먹자, 나 오늘 기분 나빠, 기네스 먹어 먹어! 이래가지고 기네스 마시러 갔다. 그래서 집 근처 마트에 있는 bar 에 갔다. bar 자리 앉으려다가 그냥 의자 자리 앉아가지고 기네스를 마셨습니다.
하 기분나쁘다. 내 성적 때문에 기분 나쁘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꿈을 꾸었는데, 다른 아이가 1등 하는 꿈이었다.
하 쉬바 나 일등 집착하는 사람이냐?
그런데 설사 내가 일등을 한다고 해도, 점수가 개똥망일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시험 못치니까 기분 나쁜 사람이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한 semester 끝나는건데 나 이대로 괜찮은걸까. 내 영어 실력 괜찮은걸까. 흑흑 ㅠㅠ
오늘 아침 교실에 도착하니 로이드 혼자 잇어서 로이드에게 물었다. 로이드, 어제 테스트 어려웠지? 했더니 맞다고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흑흑. 나만 어려운 건 아니었어. 하. 누군가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다. 어제 테스트 어려웠다고. 그런데 나 너무 공부 안했나 싶기도 하고 ㅠㅠ 나는 똥멍충이야 ㅠㅠ 어제 막 이랬다. 뚜안하고 안 한테 난 죽어야 돼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랬더니 뚜안이 돈 워리, 돈 워리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람은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여전히 모르고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자꾸만 생기는 것 같다.
나 어제 시험 못친거 하루종일 기분 나빴어. 이제 와 어쩔 순 없지만, 정말 기분 나빳어. 나 시험 못치면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었어...
와중에 블루 아워 재미지다. 얼른 읽고 싶은데 나는 학교를 다니느라 바쁘다.
그런데 얘들아, 그거 아니?
나 한국 돌아가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