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책을 생각보다 어려워서 힘들게 읽고 있다. 이제 3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절반도 못읽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 이번 주중에는 술 마시지 말고 책이나 읽어야할 것!!

계속 언급되는 차티스트 운동 뭔지 한 번 찾아봤고. 차티스트 운동은 러다이트 뒤에 왔다.



그리고 노동에 관한 이야기.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p.194



이 노동에 대한 부분에서는 [캘리번과 마녀]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다.
















여성은 원래 그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지던 맥주양조나 산파 일에서 밀려나고 있었고, 여성고용에 대한 새로운 제한들에 묶이게 되었다. 특히 프롤레타리아트 여성은 최하층의 직업 말고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성 노동인구 3분의 1은 하녀였고, 나머지는 농장 일 · 방적 ·뜨개질 ·자수 ·보따리장사 ·유모와 같은 일에 종사했다. 비스너Merry Wiesner가 말하듯이, 법률 ·징세기록 ·동업조합법령에서 여성은 집 바깥에서 일하지 말아야 하며 남편을 돕는 방식으로만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가 힘을 얻고 있었다. 심지어 여성이 집에서 한 일은 그것이 내다 팔기 위한 노동일지라도 비노동non-work 이라는 주장도 나타났다(Wiesner 1993:83ff). 따라서 여성이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입을 옷을 만드는 경우 이는 "집안일"로 간주되었지만, 남성이 옷을 만들면 "생산적" 노동으로 간주되었다. 여성노동이 이처럼 평가절하 되다보니 시정부는 동업조합들에게 여성의(특히 과부의) 생산물은 무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닌데다가 공공부조 예산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비스너에 따르면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여성들은 이 허구를 받아들였고, 심지어 마뜩치 않아 하면서도 일자리를 구하려 다녔다(같은 책: 84-85). 곧 가내여성은 모두 "집안일"로 분류되었고, 가외여성노동에 대한 보수도 남성노동의 보수에 비해 적었으며 생계유지에도 불충분했다. 결혼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직업으로 인식되었다. 여성은 당연히 생활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돼서, 독신여성은 설사 임금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해도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토지를 상실한 여성들이 임노동에 고용될 힘까지 잃어버리자 결국 매춘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라뒤리Le Roy Sadurie가 말한 것처럼, 프랑스 어디에서나 창녀의 수가 늘어났음이 명백했다.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p.152



여성들의 노동은 가치 폄하되고 돈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남자들과 똑같이 임금노동을 바깥에서 하려고 하면 또 가사 노동까지 같이하래. 이래저래 빡치는 와중에, 이 부분 읽다가 며칠전에 읽었던 중국 여행기 책에서 마오쩌둥 얘기했던게 생각났다. 여자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이란 사회주의 세상인가.

















엄마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한국인,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나 중국 남자나 다 공자의 후예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남자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난 것일까? 중국 남자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무시하고, 부엌일은 여성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통 시대는 물론이고 근대 시기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한국 남자와 같았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달라졌다.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두고 긍정적·부정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녀관계 차원에서 보자면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는 가부장 문화를 단절하고, 남녀관계를 새롭게 세운 시대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사회적 노동을 제공하는 한편, 가사노동, 육아노동 부담을 줄였다. 밥도 공동 식당에서 먹거나 사다 먹어서 집에서 밥할 일이 없어졌다. 마오쩌둥 시대에 지은 아파트의 주방이 손바닥만 한 것은 이런 때문이다. 탁아소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출근할때 아이를 직장 탁아소에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았다. 심지어 아이를 일주일 동안 맡기는 시스템도 있었다.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보장되어 있지만, 밥하고 아이 키우는 부담이 여전하다면 여성은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오쩌둥 시대 중국은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를 맞았다. -102~103



처음부터 이 얘기를 하려던건 아닌데, 이런 저런 인용문 읽다보니 얼마전에 미성년자 그루밍으로 언급되던 남자연예인에 대해 sns 에서 본 댓글들이 생각났다. 이 범죄에 대해 무슨 실드가 가능하단 말인가 했는데, 여전히 그를 믿고 기다리겠다는 팬들의 댓글도 많더라.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내가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 그리고 그들은 공개된 사진에서 그가 설거지를 한 것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설거지까지 해주다니 너무 다정한 남친이라는거다. 아니, 다들.. 어떤 남자랑 연애하셨던 혹은 연애하시는 거에요? 설거지에 그렇게 감탄할만한가요? 나원참.. 49년생 저희 아버지, 가부장제에 찌든 아버지도 설거지는 하십니다. 물론 그것은 엄마와 나의 훈련으로 가능한 것이었지만. 남자로 살기 참 쉽네, 자기가 먹은거 설거지만 해도 졸 멋지고 나이스하고 스위트한 가이 되어있어.. 여자들은 늘상 하는 일인데. 집 밖에서 일하고 와도 해야 되고 애기를 보다가도 해야되고 주말에도 해야 되고 주중에도 해야되는데, 어쩌다 남자가 설거지하면 졸 멋진 남자가 되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남자의 설거지에 반하는 여자라는 거, 그거 좀 자기 자신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설거지하는 남자에 반하는 여자, 같은거, 하지 맙시다.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 내 남동생네 가면 삼시 세끼 주중이나 주말이나 설거지도 남동생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가사노동 다 남동생이 함 ㅋㅋㅋㅋㅋㅋㅋ나 주말에 놀러가면 분리수거 할 때마다 나 데리고 다닌다. 이놈이 ㅋㅋㅋㅋㅋ 이왕 이성애를 할 거라면 누나 밑에서 자란 남자를 적극 추천합니다. 훈련이 잘 되어있음. 하여간 나는 세상 용서 못할 범죄가 누군가에겐 커버칠 수 있는 일이라는게 혼란스럽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 나를 따르라!! 막 이러는 남자가, 얌전히 앉아서 차려주는 밥을 받아 먹는 것에 대해 썼던, 줌파 라히리의 소설도 생각났다.




우다얀은 혁명을 원했지만 집에서는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했다. 식사 시간에 그가 하는 거라곤 자리에 앉아서 가우리나 어머니가 그 앞에 접시를 놓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저지대], 줌파 라히리, 203쪽










줌파 라히리, 역시 좋아. 



뭔가 자꾸 쓰면 쓸수록 옆으로 새버렸는데, 그러니까 3월의 책 넘나 어렵다는 거고 이걸 완독할 일이 부담이라는 거다. 히융-

아무튼 힘을 내보자. 빠샤!!



이번 페이퍼는 주제를 모르겠네.

이해하십쇼. 책이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흠흠.

메이슨식으로 말하자면, "비행위자"들도 정치적 영역 안에서 확립된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사적 영역은 공적 창조물이다. 공식적 기록에서 빠진 사람들이라 해도 역사 형성에 한몫을 담당했다.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도 권력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정치적 권위의 활용에 대해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 P57

17-18세기 자유주의 정치 논쟁의 초점이 되었던, 권리를 가진 추상적 개인은 어쨌든 남성의 형상으로 체현되었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그 남성의 이야기his-story를 해왔다. 페미니스트들의 연구는 여성을 이 보편적인 재현 속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들의 연구가 잘 보여주었듯이, 남성적 재현은 여성적 특수성과의 대조를 통해서 그 보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 P58

가정에서 수행되는 노동은 가내노동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비숙련이었다. 경제 상황의 악화와 탈숙련화는 남성 공간에서 여성 공간으로의 이동과 동일시되었다. 영역의 혼란은 불가피하게 가정과 노동 모두의 오염을 가져왔다. 가정에서 노동하는 남성은 암묵적으로 여성성과 연관되면서 비하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전통적인 수공업 작업장atelier에 대한 방어는 숙련의 남성성, 그리고 숙련노동자로서 남성복 재봉사의 정치적 정체성을 보장했다. - P186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 P194

젠더는 성차의 사회적 구성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젠더가 여성과 남성의 고정적이고 자연적인 신체적 차이를 반영하거나 실행한 결과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젠더는 신체적 차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는 문화에 따라, 사회집단에 따라, 그리고 시기별로 다양하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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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2222222222222
요리를 뚝딱뚝딱 잘하는 것도 아니고 설거지가 어떻게 스윗한 건지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 배우가 그 사진 때문에 성적 수치심 느낀다고 죽은 그 배우 부모 고소한 게 더 어치구니 없더라고요...성적수치심 느낄 정도면 미성년자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지....-_-)

그나저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이 책이 어렵군요. 제목이나 책 만들어진 형태만 보면 안 어려울 것 같은데....;; (작년에 사두고 여태 펼쳐보지 않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5-03-25 15:41   좋아요 0 | URL
지가 어떻게 감히 성적 수치심을 운운합니까. 제정신이 아니죠. 무지는 악입니다. 무지는 죄입니다. 뻔뻔하기도 정도가 있지. 오늘은 그 범죄자의 미래의 통로가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는 여성 유튜버의 글을 보게됐는데요, 이미 이야기가 끝나버린 피해자가 있는데 또 그건 무슨 말이란 말입니까. 진짜 답답하네요. 휴..

젠더와 역사의 정치, 저도 제가 읽을만하겠지 싶었는데 너무 안읽혀서 미치겠어요. 이게 안읽히는 바람에 독서 자체의 속도가 훅 줄어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멈춰버린 내 독서여.. ㅠㅠ

단발머리 2025-03-2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거에 반하는 거는 전체적으로 올려쳐져 있어서 그런거 같아요. 손에 물 안 묻히는 남자가 대세였던터라 대충 시늉만 해도 큰 칭찬 받는거.... 정말 뭔 일입니까. 여자들은 평생 한다고요. 혹 자주, 아내보다 자주 설거지 하는 남편 있다면 그 사람은 좀 칭찬해 주고 싶고요.

저도 진도 잘 안 나가서 읽고는 있는데 지지부진합니다. 페이퍼도 반 정도 써두었는데, 이 책은 페이퍼 쓰는데도 시간이 ㅋㅋㅋㅋㅋ차티스트 운동은 저도 찾아보았어요, 찌찌뽕!

그리고, 이 페이퍼 읽는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피씨로 읽으면 더 쏙쏙 들어옵니다. 정리가 한 눈에 쫙!!!

다락방 2025-03-26 10:03   좋아요 1 | URL
따지고보면 이 책 어려운 책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어렵고 ㅋㅋ 왜 진도 안나가죠? 아주 미치겠네요. 이 책 진도가 안나가서 독서 자체가 제자리상태인듯 합니다. 어휴. 얼른 읽고 다른책 읽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매달 이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러면서 이걸 왜 하는가... 인생..... ㅋㅋㅋㅋㅋ

저는 오늘 페이퍼를 또 쓸 예정입니다. 만세!

햇살과함께 2025-03-2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차티스트 운동 찾아봤어요.
이 책 어려워요. 저의 집중력도 점점 떨어지고 ㅠㅠ

다락방 2025-03-26 10:02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도 페이퍼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만 회사 본업무를 좀 하다보니 자꾸 쓰다 멈추게 되네요. 아놔. 나 페이퍼 쓰는데 방해하지 마라!! ㅋㅋㅋㅋㅋ
저도 계속 집중력 떨어져서 이 책 어려운거 내가 너무 스맛폰을 봐서인가, 하다가 지금 읽는 7장은 또 그런대로 잘 읽히고 있습니다. 에휴. 얼른 다 읽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