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발행된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에는 축구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정윤수 비평가가 게스트로 나왔다. 아니, 정윤수라니 ㅋㅋ 아마 내 서재를 자주 찾아오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정윤수라면 김혜리 기자의 팟빵에서 클래식 코너를 진행하던 사람이다. 그 코너 진짜 개꿀잼이란 말이지.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축구도 하면서 책도 많이 읽고 오디오 매니아이면서 당구도 즐기는 사람인데, 그래서인지 클래식 이야기를 하다가도 당대의 소설을 불러오기 일쑤다.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재미있어서 언젠가부터 김혜리 팟빵에서는 그 코너만 들어왔다. 


게다가 정윤수와 김혜리의 케미는 환상인데, 아마도 클래식이라는 공통의 코드가 있기 때문인지 주고 받고 대화를 잘 해서 그걸 듣는 내가 상당히 즐거운거다. 영화를 가져오면 또 김혜리는 잘 얘기할 수 있고 말이다. 내가 정말 애정하는 코너이고 정윤수 진짜 너무 좋다 싶어 이 사람이 쓴 책은 뭐가 있을까 읽어보고 싶네, 하고 검색했는데 마땅히 살만한 책이 없는거다. 절판이거나 내 관심 밖이거나 하기 땜시롱. 그래서 언젠가 그나마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아서 정윤수의 인문여행에세이를 사뒀더랬다.



그런데 이번 정희진 오디오매거진에 정윤수가 나온게 아닌가!! 얼쑤!! 

와 역시나 신나게 들었다. 축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피파와 아이오씨 중간중간 책에 대한 이야기까지. 도대체 이 사람이 다루지 않는 분야는 무엇일까 싶고 게다가 인권 감수성과 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대화 자체가 편안했다. 정희진 선생님은 실제로 정윤수 비평가를 만나 대화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았는데 이 코너는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정희진 쌤도 일방적인 청취를 한듯한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역시나 이 코너 듣다가 부랴부랴 검색해서 급박하게 책도 한 권 질렀다.
















네덜란드 학자 이엔 앙 이라는 존재를 내가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그런데 정윤수가 얘기해준다. 아니 뭐야 들어보기를 처음 들어봐, 그런데 이 댈러스 보기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해주는데 또 넘나 재미날 것 같은거다. 그래서 주문했다. ㅋㅋㅋㅋ 물론 이것만 한 건 아니고 여러권 했기 땜시롱 다음주 책탑이 제법 세워질 것 같았는데, 그중 몇 권이 다음주 지나 배송이 되는 바람에 .. 흠흠.


어쨌든 그래서 이 책 샀다.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짜릿해!! >.<


그리고 오늘 아침, 읽던 책 집어치우고 정윤수의 여행 에세이를 들고 왔다. 아니 그러니까 얘들아, 내가 읽던 책은 [인셀테러] 였거든. 그런데 이 책 내 관심주제고 너무 흥미로울 것 같은데 왜케 책장 안넘어가 ㅠㅠ 이거 지난번에도 들고 며칠에 걸쳐 읽다가 절반도 못읽고 던져뒀던 터라 며칠전 마저 읽자 하고 들었는데 또 못읽겠어 ㅠㅠ 왜죠 ㅠㅠ 나 인셀에 대해 읽고 싶었다고 ㅠㅠㅠㅠ 그런데 왜 못읽겠지 ㅠㅠㅠ 아무튼 다음을 기약하며 정윤수의 [볼 수 없었기에 떠났다]를 읽기 시작했는데,


얼라리여~ 이것도 좋네.














이 책은 국내인문여행에세이 정도가 될 것 같다. 프롤로그 읽는데 이런 문장이 나온다.



삶이 그렇듯, 결국 여행은 혼자서 떠나는 것이다. -p.7


ㅋ ㅑ ~ 소주 한 잔 각이구나. 아니 한 병 각? ㅋㅋㅋㅋㅋㅋㅋㅋ 좋구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시의 내밀한 공간>이라는 소제목의 글도 또 나를 자극한다.

일전에 나는 동네 작은 까페에 대한 책을 읽고 그런 감상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나를 알은 척 해주는 동네 까페보다 스타벅스가 더 편하다' 라고. 스타벅스에는 타인들로 가득하지만 나를 아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군중속에서 나는 익명으로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이 너무나 편안한거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곳에서 내가 혼자인 것과 타인이 있는 곳에서 내가 혼자인 것은 다르다. 나는 후자를 사랑하고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인간을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관심이 있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인간에겐 관심이 있지만 개인에겐 별 생각 없는 사람. 다만, 다들 자기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알든 모르든, 자기 삶을 잘 살아나가고 잘 지내기를 바랄뿐. 내가 도시를 사랑하는 건 누구든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래서 여행도 언제나 휴양지보다 도시를 택하는데, ㅋ ㅑ ~ 정윤수의 이런 구절을 만난다.



19세기의 유럽이 본격적으로 대도시로 급성장할 때 짐멜은 <대도시와 정신적 삶>(1903) 이라는 짧은 강연록을 통해 이 새로운 문명의 속살을 날카롭게 들여다보았다.

그에 따르면 전통 사회란 개인이 오랜 관습으로 굳어진 사회적 질서와 위계에 복속될 수밖에 없는데, 도시는, 도시의 익명성은, 도시의 숨 가쁜 속도는 개인에게 일정한 자유를 부여하게 된다. 짐멜은 '대도시는 인간 존재의 발달에 무한한 의미를 가진 매우 중요한 장소'라 생각했으며, 이 '대도시는 인간의 삶을 포괄하는, 서로 대립적인 조류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회합하고 전개되는 위대한 역사적 산물 중의 하나'라고 썼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를 떠나 도시로 몰려든다. -p.21



정희진 오디오매거진에서 정희진쌤은 정윤수 비평가에게 축구해설을 인문학적으로 한다고 하던데, 여행도 인문학적으로 하는 정윤수 되시겠다. 내가 읽을지 알 수 없으나 정윤수의 다른 책도 한 권 더 주문 넣어놨고, 정윤수의 여행 에세이 읽다가 언급된 책도 또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우걀걀걀. 정윤수 진짜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투비에 햄버거 글 쓰러 가야지

네이버에는 건강 글 쓰러 가야지.


바쁘다. ㅋㅋㅋ 회계 감사 끝나서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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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4-03-08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분 음성을 처음 들어봤는데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대단하시더라고요. 두 에피소드만 들었을 뿐인데 도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그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젠더 감수성이 탁월하셔서 걸리는 것 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네요.
회계 감사 끝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4-03-08 09:24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도 들으셨군요! 정말 방대한 지식을 가진 분이신듯 합니다.
저는 항상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는 정희진이다! 생각했는데 정윤수 코너 들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는 정희진과 정윤수다!! 했습니다. ㅋㅋㅋㅋ 저기 저 댈러스 책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후훗.

2024-03-0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8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4-03-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 달에 정윤수가 나오나요 다락방님이 그렇게 감탄하시던!
오늘부터 듣기 시작해서 이제 첫 편 듣고 있어요 기대되네요
회계감사 끝나셨다니 이번 주는 더 씐나는 주말이 되겠네요!!

다락방 2024-03-08 23:34   좋아요 0 | URL
햇살과함께 님, 지금쯤이면 정윤수 편 다 들으셨을까요? 저는 정윤수가 언급한 책도 사버렸습니다. 오늘 배송왔어요. 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그 분 너무 방대한 지식 가지고 계셔서 감탄하며 들었습니다. 김혜리 기자랑 클래식 얘기할 때도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는데 축구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네요. 멋있는 분..
‘재미있게 들으세요!!

감은빛 2024-03-0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도 정윤수님에 대해 댓글 남긴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문화연대에 있을 당시에 이분과 스포츠에 대한 활동을 함께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스포츠 전반과 문화계 전반에 대해 지식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엄청나게 글도 잘 쓰고 말씀도 잘 하신다는 것 또한.
정윤수님께서 여행 에세이도 내셨군요. 저도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겠습니다.

다락방 2024-03-08 23:35   좋아요 1 | URL
스포츠, 문학, 인문학, 클래식 뭐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으신 것 같아요. 또 세계 방방곡곡 많이 다니시기도 하셨고요. 와 어떻게 이렇게 모든 것들을 알고 기억할 수 있을까 어떤 얘기든 들으면 감탄하게 됩니다.
여행 에세이는 오래 된건데요, 한국 작가들이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시면서 책도 엄청 읽으셨던 것 같아요!!

달자 2024-03-08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윤수님 어디선가 많이 이름은 본 것 같지만 정작 글이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저도 정희진선생님 팟캐스트 듣고 정말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개박수 치면서 들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어쩜 그렇게 박식하시고, 또 여러가지 주제를 너무나 잘 아우러서 그렇게 말씀을 잘하시죠? 정희진쌤도 넋놓고 저처럼 물개박수처럼 들으신듯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8 23: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물개박수, 딱 그 표현이 맞는 표현입니다. 정희진 쌤도 물개박수 치며 들으신 것 같아요. 선생님의 감탄이 저에게도 느껴지더라고요. 달자 님도 재미있게 들으셨군요. 축구 얘기하다가 곧잘 삼천포로 빠지시는데 그게 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서잖아요? 삼천포로 빠졌다가 이내 다시 돌아오셔서 해야할 얘기 하시는데, 와 역시 머리에 지식은 넣고 봐야 하는거다 싶었어요. 지식에 인권 감수성 이 더해지니 정말 좋은 이야기상대가 될 뿐더러 그 분의 말을 저도 모르게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한 자리에 있었다면 감탄하며 듣기만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