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나 좋아하는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길래 잔뜩 보려고 벼르다가 드디어 《이터널스》를 봤는데 왜케 재미없냐.. 넘나 재미없어서 당황했다. 게다가 그들 각자가 가진 힘이 너무 쌩구라 같아서 몰입도 안되고. 보통 그런 힘을 가진 인물에게 몰입하게되면 '아, 이런 힘을 가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 눈에서 막 레이져 나오는 거 보고 '개뻥..' 이렇게 되어버리고 마는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에 무려 오천년간 연인이었던 커플 나오는데, 와.. 오천년 커플.. 나는 오년 사귀어본 적도 없는데... 대단하다. 그러면서도 그리워해. 그래도 오천년간 커플이었다가 이천년 못만나고 그 후에 여자는 인간 남자랑 연인이 되었다.
오천년간 사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만약 인간이 영생을 누리게 된다면 그 때 오천년 연애 가능해지는 부분? 딱히 오천년간 한 사람하고 연애하는 건 해보고 싶지 않네?
몇주전이었나 주말에 혼자 술을 마시면서 스파이더맨을 보았다. 스파이더맨 그렇게 종류가 많은지 모르고 봤는데, 아니 세상에 엠마 스톤이 나오는거다. 오, 엠마 스톤이 스파이더맨에도 나왔어? 그런데 영화는 너무 재미없었고, 아니 뭐 이렇게 재미없냐. 피터 파커도 싫고 스파이더맨도 싫은데? 했는데, 아니 나의 친애하는 친구가 마블의 스파이더맨은 재미있다는게 아닌가. 뭐라? 스파이더맨이 마블도 있고 비마블도 있고.. 그런거였어? 난또 몰랐네? 그래서 마블의 스파이더맨은 뭣이여.. 하고 며칠뒤 보기 시작했는데, 아니,이건 확실히 더 나았다. 그런데...
여기에 스파이더맨과 겨루는 악당...이 무려 '마이클 키튼'인거다. 마이클 키튼 첫 등장에서는 걍 조연으로 나오는가보다 했는데, 아니 왜 갑자기 거기서 악당하고 있는거야? 마이클 키튼이.. 악당이라뇨. 아아. 나의 마음은 참으로 거시기해졌다. 왜냐하면, 마이클 키튼은,
제1대 배트맨이라굿!!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야흐로 때는 .. 그러니까 언제여... 내가 중학생 때였다.
그 당시에는 영화를 개봉하게 되면 포스터가 벽에 붙여지곤 했고, 그렇게 나는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어떤 영화가 개봉하는지 포스터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신문을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포스터가 크게 실리곤 했으니까.
그렇게 중학교때 지나가다 벽에서 영화 <배트맨>의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그걸 보면서는 '악 유치해!' 했더랬다. 박쥐인간이 뭐야! 으윽 이런걸 보는 사람도 있어? 라고 배트맨에 대한 지식이 1도 없는 상태에서 나는 그저 무시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극장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를 시간이 지나니까 주말마다 해주는 티비 토요영화 에서 방송해주는 거다. 당시에 엠비시에서도 케비에스 에서도 토요일이면 경쟁하듯 영화를 방송해줬고 나는 둘 중에 어떤 걸 볼까 고르면서 신나했다. 둘다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한쪽 걸 보면서 다른 한쪽걸 녹화했다가 다음날 보곤 했다. 그렇지만, 배트맨에 대해서라면 고민없이 상대방송을 봤다. 배트맨이라니, 유치해.. 이거 이제 텔레비젼에서 해주네?
그런데 아마도 상대방송 영화가 먼저 끝났던건지 나는 우연찮게 중간부터의 배트맨을 보았는데, 와, 이건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는거다. 박쥐인간이라니, 늑대인간 같은거 생각했다가 완전 쇼킹했어. 배트맨이 돈 많은 영웅인것도 개신기.. 악당 조커가 뉘앙스 운운하던 대사까지 너무 좋아서, 나는 그 중간부터 갑자기 녹화를 시작했다. 이 영화에 '킴 베이싱어'도 나왔었는데 아무튼 진짜 엄청 재미있게 보았고, 그렇게 그 뒤로 나는 한동안 배트맨에 빠져살았던 거다. 언제까지였나 배트맨 시리즈를 나오는대로 보곤 했었는데... 그 후로 나는 제일 좋아하는 히어로가 변함없이 배트맨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 배트맨은 마이클 키튼 이었단 말이다. 그런데 왜, 왜!! 어째서!!
지금은 스파이더맨한테 쳐맞고 있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신은 고담시티를 지켜주던 히어로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디가서 맞고 다니지마... ㅠㅠ
다시 일하러 가야지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