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년 전쯤 이 영화를 친구와 극장에 가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렴풋한 내용은 기억나지만 당연히 제대로 기억은 안났고, 최근에 안젤리나 졸리 보고싶다~ 하면서 왓챠랑 넷플릭스 뒤져보다가 이 영화 있길래 다시봐야지, 하고 다운 받았다. 현재 한시간 가량 보았는데 중간 이후부터를 보고 싶은가 보고싶지 않은가 잘 모르겠다.
첫부분이 그나마 제일 잘 기억나는데 하하하하 다시 보면서 와 이거 진짜 로맨스 쩌는구나! 싶었다. 역대급 로맨스 장면이다. 초반은 로맨스로 진짜 불타오르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 브리저튼 시리즈의 앤서니도 생각나고, 마스룸도 생각나고 뭐 그렇다. 그러니까,
하바나에서 커피 사업을 아주 크게 하고 있는 엄청난 부자 '루이스'(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싱글인데 주변 사람들이 '너도 아내가 있어야 한다'(왜?)고 하도 그래서 알겠어, 하고는 자신과 결혼할 여자를 찾는 광고를 내고, 미국에 사는 여자 '줄리아'가 '내가 너랑 결혼할게' 해서는 서로 사진을 교환한다. 그렇게 하바나에 도착할 줄리아를 맞이하러 루이스가 항구에 나가서 도착하는 배를 기다리는데, 루이스는 신부를 구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직업을 '커피공장 직원'이라고 소개해둔 터였다.
돈 아주 많이 벌고 있고 돈 버는데 재미들린 루이스는 자신이 거느리는 사람들에게 '오늘 아침에 신부 데리러 갈거고 데려와서 후딱 결혼한 다음에 다시 일할게~' 이러고서 나간단 말이다. 그렇게 짜짠. 드디어 배가 들어왔고 결혼하기로 한 줄리아를 마주치는데!! 사진으로 이미 그녀의 얼굴을 봤던 바 그녀가 딱히 예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고, 루이스는 어차피 예쁜 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그냥 아내 역할을 잘 해줄 여자이기만 하면됐는데, 오. 마이. 갓. 거기에 나온 줄리아는 세상에, 안젤리나 졸리인 것입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세상에.
당연히 루이스는 사진과 다른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데, 이 때 우리의 줄리아, 안젤리나 졸리는 말한다.
"미안해요. 사진은 속였어요. 사람들이 내 외모를 보고 다가오길 원치 않았어요."
라고 하는거다. 그러면서,
"혹시 속여서 싫다면 그냥 결혼 없던 일로 하고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갈게요."
하는게 아닌가. 세상에 어떻게 거기서 안젤리나 졸리를 가게할 수 있겠어요? 이에 우리의 루이스는 아니라고 괜찮다고 그러면서 자신도 속인게 있다고 말한다. 기억을 더듬어 써보겠다.
루이스: 나도 사실은 속인게 있어요.
줄리아:(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당신은 사진하고 똑같은데요?
루이스: 커피공장 직원이라고 했지만, 사실 내가 사장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서 얘네 하는 짓좀 봐.
루이스: 나같은 부자를 감당할 수 있겠어요?
줄리아: 네. 당신은 이런 미인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
루이스: 노력해볼게요.
이러고들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나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예전에도 폰팅으로 만나게 되는 영화 《ps 아이 러브 유》얘기하면서도 언급한 적 있다. 모르고 만났는데 상대가 지성이고 모르고 만났는데 상대가 김아중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냐고. 그런데 맙소사, 오리지널 신에서는 모르고 만났는데 상대가 안젤리나 졸리고 상대가 안토니오 반데라스다. 아니 이건 안토니오 반데라스라고 하면 안되고 엄청난 재벌이라고 해야한다. 모르고 만났는데 상대가 엄청날 재벌일 확률은? 나의 경험으로 보자면 빵프로다. 지로우. zero.
나 상대 모르고 만난적 디게 많은데(온라인 월드의 우리는 모두 그런 경험 있잖아요?) 상대가 지성인 적 진짜 한 번도 없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대가 재벌인 적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나를 만난 상대도 어디가서 역시 상대가 김아중일 확률은 없는 거였어... 하겠지만.
그러고보니 내가 사귀었던 남자중에 한 명은 나를 처음 만나고 나서 친구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역시 온라인으로 만나면 예쁜 여자가 안나와. 근데 친하게 지내고 싶어."
나 역시 그 남자를 만나고 친구에게 말했었다.
"못생겼어. 근데 너무 매력적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뭐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는 둘다 월급쟁이었다. 쪼꼬미 월급쟁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현실은 리처드와 린다... 가 훨씬 많지 않을까? 이쯤에서 우리 리처드와 린다 다시 소환해볼까욤?
우리 누구나 다 린다가 아니고 싶었던 적... 있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은 다 리처드랑 린다 투성인데 어떻게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고 어떻게 커피회사 사장이 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저 부분 보면서 리처드랑 린다 나오는 이 스토리가 떠올라서 찾아보는데 인용문 가져와야지, 하면서 떠오른 이름은 로버트였다. 그러니까 저 일화속 남자 이름이 로버트라고 생각한 것. 그래서 아침에 내 서재에서 '로버트' 검색했더니 엉뚱한 것들만 나와. 그래서 '에리카'로 검색했다. 에리카가 위 스토리 속 여자 이름이라고 생각한건데 아니 그래도 아니야. 그래서 하는수없이 저 책을 찾자 하였지만 저 책의 제목이 생각안나는 거다. 저 책인건 알겠는데 제목이 생각안나. 아, 몇해전까지만 해도 이런 경우 책 제목 똭 생각나고 작가도 똭 생각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아, 그거 어떤 책인지 알겠는데 제목도 생각 안나고 작가도 생각 안나네..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아무튼간에 내가 스맛폰에 가진 독서기록 앱으로 죽죽 넘겨 표지 보면서 그래 이거야, 마스룸! 했다. 그런데 찾고보니 로버트랑 에리카가 아니라 리처드랑 린다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 리처드랑 린다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로버트랑 에리카 왜때문에 튀어나왔지?
여튼 그래서 오리지널 신의 저 장면을 넘기고 나면 어떻게 되냐면. 세상에.
루이스의 집이 겁나 큰 거다. 우리 회사 빌딩보다 더 큰 저택을 갖고 있더라. 당연히 집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고 방도 막 여기에서 저기로 막 이어지고 이 테라스에서 저쪽 테라스로 소리치면서 불러야되고 막 그래. 여튼 그렇게 결혼 첫날밤 줄리아는 자기에게 좀 시간을 달라고 하고 매너 좋은 루이스는 얼마든지, 네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아아, 브리저튼. 얼마전에 나는 브리저튼 읽으면서 꼭 이런 대화를 만난 적이 있다. 우리 한 번 보자꾸나.
"I think we should wait."
He nibbled on her ear. "Wait for what?"
She tried to wiggle away. He didn't understand. If he'd understood, he'd be furious, and he didn't seem particularly upset.
Yet.
"For the wedding night." she clarified. -p.255
그러니까 케이트는 앤소니랑 결혼식은 올렸는데 결혼첫날밤을 미루자고 하는 거다. 앤소니는 왜냐고 묻고 케이트는 결혼을 하면서 아주 많은 게 바뀌었고 결혼 첫날밤을 위해 준비를 하고 싶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앤소니가 묻는다.
He leaned forward, the very devil in his eyes. "How, precisely, do you plan to prepare?" -p.2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빵터졌는데, 아니 그러니까 나도 궁금한거다. 뭘 어떻게 준비할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 내가 예전에 애인이랑 통화하면서 "나 (섹스)잘 못하는 것 같아서 너 만나기 전에 과외를 좀 받아볼까 해." 했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너 지금 그게 할말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지간에 그러니까 케이트가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왜냐하면 케이트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사실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데 모르면서 뭘 준비해. 모르니까 뭘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눈동자에 악마 담고 어떻게 준비할 계획이니? 이러는데 너모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줄리아와 루이스는 어떻게 됐냐. 줄리아와 루이스는 결혼 첫날밤에 방을 따로 쓰고 그러나 그 다음날부터는 여느 부부들처럼 함께 외출하고 함께 시간을 지내다가 그러다가 서로 눈빛이 막 거시기저시기 해져가지고 어느 순간이 똭 되니까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키스를 하다보니까 그 다음 장면은 요케요케 이케이케 저케저케 막 그러고 있는거다.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그렇게 단단히 사랑에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야. 아아, 이것은 얼마나 훌륭한 로맨스인가! 모르는 채로 만났는데 보자마자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가 섹스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기대치 않았던 이 결혼생활이 루이스에겐 행복 그 자체다. 너무 행복해. 그래서 일하는 동료에게도 난 요즘 너무 행복해! 이러면서 해피해피 모드로 지내는거다. 매일 아침 아내를 보는게 너무 즐겁고 혹여라도 아내가 악몽이라도 꿀라치면 괜찮다고 내가 여기있다고 달래주는 장면들도 모두 좋다. 여기에서도 역시나 앤소니랑 케이트 생각나는데, 나는 악몽을 꿀 때, 바로 그 때 옆에 누가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악몽 꾸다 깼을 때 달래주는 장면은 세상 달콤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그래서 행복행복한데, 어느 하루 출근하는 루이스에게 줄리아가 '나 오늘 양장점에 갈거야' 라고 하자 루이스는 '그렇다면 돈이 필요하겠군' 하면서 그녀를 은행으로 데리고 가서 그녀가 그의 모든 계좌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 해주는거다. 내 아내니깐요, 이러면서 막 다 쓸 수 있게 해줘버리는 것이여.
자, 그러면 우리는 거짓말은 얼마만큼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세상 살면서 거짓말 안해본 사람이 없을테고, 그 거짓말이 얼마나 자기 신경을 좀먹는지도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알것이다. 일단 거짓말을 시작하면 그 거짓말을 계속 기억해야 한다. 오, 피로해..
줄리아는 거짓된 사진을 보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줄리아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은 따로 있었고 원래 루이스가 만나야 할 자리에는 진짜 줄리아가 나오기로 되어있었던 거다. 그렇다면, 진짜 줄리아는 어디갔는가?
잘생긴 부자남자랑 결혼하러 와서 결혼해 사랑을 심어주고 행복함을 주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가 줄리아가 아닐거라는 단서들이 튀어나온다. 그녀의 언니로부터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소식을 묻는 편지가 오고, 사설탐정은 줄리아가 사라진것 같다고 그를 찾아오는 거다. 이런 압박이 가해져오는 걸 아는 가짜 줄리아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나 역시 보다가 같이 스트레스 받아서 어쩌려고 그러나, 만약 언니나 탐정이 집으로 찾아오면 가짜인게 바로 들통날텐데 들통날 거짓말을 대체 왜 한것인가.. 이렇게 되어서 보고 있는데, 마침내 줄리아의 언니를 사무실에서 맞닥뜨렸던 루이스는 '아! 아니구나!' 해서는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집으로 향한다. 그 큰집에 가서 자신의 아내 줄리아를 찾아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려 했지만, 아아, 줄리아는 사라지고 옷장을 열어보니 줄리아의 옷도 사라졌고, 은행에 가보니 통장에 잔고는 지로우... zero.....는 아니고 쪼끔 남겨놓았고 모두 인출해갔다........ 오, 마이, 갓.
나는, 나탈리를 떠올린다. 나탈리, 도망가는 게 좋을거야!
Natalie, she ran away with all my money
And she did it for fun
Natalie, she's probably out there thinking it's funny
Telling everyone
Well, I'm digging a ditch for this gold digging bitch
Watch out, she's quick
Look out for a pretty little thing named Natalie
If you see her, tell her I'm coming
She better run
나탈리만 브루노 마스의 all my money 가지고 간건 아니고,
사라 코너의 남자친구도 사라 코너의 money 와 time 을 가져갔지.. 너 어젯밤에 어디서 잤니??
위의 노래가 실린 사라 코너의 앨범은 무려 <19금> 으로 알고 있는데 품절이네.
자, 그래서 루이스는 이제 브루노 마스처럼 줄리아를 찾으러 간다. 으.. 나는 그 뒤부터 안보고 있다. 어렴풋한 이십년전의 기억에 의지한다면, 아마 줄리아를 조정하는 남자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루이스가 그랫던 것처럼, 줄리아도 루이스를 정말 사랑했던 것 같다. 이건 다시 봐야 알겠지만 내가 후반부를 볼지.. 잘 모르겠다. 보고싶으면서 안보고싶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그게 사랑이 아니었단 말인가, 가 되는 순간은 너무 슬프니까. 뜨겁게 열정을 나누고 함께 웃었고 그래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돈 갖고 튀는 순간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던 게 되지않나. 그런걸 생각하면 너무 고통스러워. 내가 그동안 번 돈을 가져간 것도 너무 싫지만 그러기 위해서 내게 접근한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나는 사랑을 줬으되 상대는 사랑하는 척 했다는 거잖아. 나는 거기에서 오는 배신감을 어떻게 견디나 ㅠㅠ 사랑이었을 때는 행복이었지만 사랑이 사랑이 아닐 수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가슴은 얼마나 아플것인가.
오, 루이스여...
사랑은 참 기쁘고 좋고 재미있고 그럴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아프고 그런걸까. 아프고 배신감 느끼고 울고 속상하고.. 사랑..뭘까? 그러게. 사랑 뭘까?
그러고보니 앤소니는 케이트랑 결혼하면서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랑할 여자는 필요치 않다고, 이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결혼이 아니라고, 우정과 섹스만 있다고 하는 거다.
His marriage to Kate had sent his life down an alternate path, no matter how much he tried to convince himself that he could restrict their marriage to nothing but friendship and sex. -p.293
아무리 그들의 결혼이 우정과 성관계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려고 해 봐도, 케이트와 결혼함으로써 그의 인생은 계획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 中
nothing but friendship and sex 라니. 어떻게 우정과 섹스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우정과 섹스가 함께 있다면, 사실 전부 아닌가. 그것이 사랑 아닌가? 우정과 섹스를 제외하면 사랑 안에 도대체 뭐가 남는가. 물론 사랑에 반드시 섹스가 전제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사랑안에 반드시 우정을 담아내야 하지 않는가? 가장 큰 축을 이루는 게 우리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 친밀한 우정이 있고 게다가 바디 프렌드가 되어서 섹스까지 나누는데, 그것들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면, 도대체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는걸까.
바로 이 지점이 문제다. 자신이 하는게 뭔지 모른다는 거. 자신이 하는게 뭔지 아직 깨닫지 못한다는 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게 사랑인줄 모르고 아주 늦게 깨닫고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게 사랑이 아니라는 걸 또 늦게 깨닫는다. 어떤 깨달음은 너무 늦게 오고, 너무 늦게 깨달아서 우리는 상처주고 상처받고 울고 다치는 것이여... 우정을 나누고 섹스를 나누는데 다른 어떤 걸 더 기대하고 있는걸까. 그거면 상대와 내가 나눠야 할 것들을 이미 다 나눈거 아닌가. 사람은 다른 사람과 우정을 나누기도 그리고 섹스를 나누기도 쉽지 않으며, 그것들을 결코 아무나와 나누지도 않잖아.
《프렌즈 위드 베네핏》,《친구와 연인사이》에서도 여자와 남자는 우정과 섹스를 나눈다. 우리는 섹스하는 친구사이지, 라면서 각자 연애할 상대가 생기면 그 연애를 축복해주자고 하는데, 그러니까 연애를 하게 될때까지 우정과 섹스를 나누자고 하는데, 우정과 섹스를 바로 내 옆의 당신과 나누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도대체 더한 무엇을 찾겠다는 걸까? 뭘 더 찾고 싶은거야? 우정도 섹스도 여기있는데? 도대체 연인하고 나누는 게 뭐라고 생각하는거지? 우리 모두 연인과 우정 그리고 섹스를 나누지 않나? 너랑 섹스하고 우정 나눠 그런데 애인은 따로 만들게~ 이건 너무 기만 아닌가...
아무튼 안젤리나 졸리 나오는 영화 하나 또 다운 받아 봤다. 《테이킹 라이브즈》
이거 포스터 이따위여서 그동안 에로물인줄 알고 안봤다. 뭔가 짜증나.. 근데 줄거리 읽어보니 수사물 이었던 거다. 졸리가 FBI 로 나오고, 남자 주연이 에던 호크인데, 와 에던 호크 너모 젊네요.. 여튼 마지막이 좀 억지스럽긴 했지만 재미있게 봤다. 보고나면 막 스릴러/추리/미스터리 소설 읽고 싶어진다. 그래서 중고로 그런 책 몇 권 더 사뒀다. ( ")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