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에 출간된 '맥스 브룩스'의 [세계 대전 Z] 는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 책을 읽은 브래드 피트는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서 제작과 주연을 했단다. 영화로 먼저 이 존재를 알았지만 아직 보지 않았던 터라, 그래, 책을 먼저 읽자 하고는 몇 년전에 사둔 책을 꺼내들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이 책을 읽고 감탄한 내가 영화를 보고 영화와 비교하는 근사한 페이퍼를 쓰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에서 벌어진 일은 그저 헛된 계획에 불과하겠구나 깨달았다.
며칠전에 친구와 만나 좀비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좀비에 대한 나의 페이퍼를 읽었다고 했다. 마침 친구도 좀비를 좋아햇던 터라, 자신이 보았던 좀비에 대한 영화도 얘기해주고 또 내게 추천도 해주었다. 나는 우리 둘 모두 함께 본 영화 [28일 후]를 얘기하면서, 바깥에 좀비가 창궐하고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왜 그들이 서로를 도와 같이 살 길을 모색하기보다 그 안에서 강간을 또 시도하는지 너무 끔찍하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했다. 바깥에 나가면 도망쳐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는데, 인간끼리 잇으면서 어떻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가, 왜 그런 짓을 시도하는가, 하고. 강간을 하려는 자와 강간을 막으려는 자, 둘 모두 인간이고 싸우는 거다. 왜 한 줌도 안되는 인간들이 저들끼리 그러느냔 말이야, 왜 그 자리에서도 강간하느냐고. 그때 친구는 내게 '그게 바로 좀비 영화의 특징이다' 라고 했다. 좀비는 외부적인 환경일 뿐, 좀비로 인해 한정된 세상에서 인간들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게 좀비 영화의 역할이라고. 맞아, 28일 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역시 그런 한 면이겠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친구와 좀비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았다. 아니, 너무 좋지 않나요? 어떻게 만나서 좀비 얘기도 하냐?
그러니 이 유명한 세계 대전 z 를 읽으면서도 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터였다.
맥스 브룩스는 이 작품을 쓰기 이전에 충분히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한 걸로 보인다. 단순히 좀비라는 존재에 대한 공부라기 보다는 세계의 역사와 정황에 대한 공부랄까. 좀비가 출현하면서 그리고 그 존재가 많아 지면서 세계 곳곳이 어떤 풍경으로 변하는지, 그 안에서 각자 개인은 어떤 내적 갈등을 겪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좀비와 전쟁을 하면서는 전세계적으로 규모도 커지고. 잠수함으로 피신하는 것부터 인간들을 미끼로 삼는 작전에 대한 것까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분단 상황도 언급되면서 정말이지 살필 수 있는 건 두루 살폈다고 보여진다. 쓰면서도 아마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내가 이런 걸 써냈어! 하고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인정 받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일테고 또 영화로 만들어진 것일테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좀비가 출현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어떤 모습으로 좀비를 맞이할까,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내적 갈등을 겪을까,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협업할까, 같은 걸 상상할 수 있었던 작가는, '여성'이란 존재에 대해서 만큼은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했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여성은 정형화된 여성 바로 그 자체였고, 거기에서 한걸음도 발전하지 못했다.
일단 여성 존재 자체가 몇 나오지도 않는데, 처음 나오는 여성1은 멍청한 여성에 다름 아니다.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우울한데 우울한 뉴스를 왜 봐야하냐, 인터넷으로 기사를 왜보냐 쇼핑하기 바쁜데, 라고 말하는 거다. 여성2는 군인인데 다른 남자 군인이 보호해준다. 여동생 같다고. 그래서 이 여성군인이 하는 건 없다. 한참 후에 여성장교가 나오는데, 이 여성장교는 위험에서 탈출하면서 판단실수를 한 자신을 자책하며 스스로에게 '계집애같다'고 한다. 계집애는 여성조차도 여성을 욕할 때 쓰이는 용어였다. 여성은, 여성이라서 뭘 할 줄을 모르고, 여성이라 뭘 할 줄 모르는 여성을 계집애같다고 비난하는 거다. 에휴....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굳이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읽자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설의 이야기를 그저 이야기로 따라가자 라고 소설을 펼치기 전에 더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책읽는 데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것 같아, 소설 읽을 때 좀 나를 풀어두자고 생각하는 거다. 그러나 이건 내가 뭔가를 마음먹어서 어떻게 생각되어지는 게 아니었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빡이 쳐버리는 것이야. 아니,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참견하고 상상할 수 있으면서 어떻게 여성이 인간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건 생각못하고 그저 여성성에 갇힌 모습만 보여주냐. 좀비가 출현하고 좀비와 전쟁하고 좀비가 물러날 때까지 그래. 브래드 피트는 남자니까 이거 읽어보면서 우왓 개재밌어 영화 만들어야지~ 할 수 있었던 거겠지만 나였다면 많이 뜯어고친 후에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물론 영화를 아직 보기 전이라서 영화 속에서 무엇이 얼마나 그대로 보여질지 혹은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영화로 '그대로' 만들어진다면, 필연적으로 여성의 모습은 거의 없거나 보호를 바라는 모습이어야 했을 것 같다. 브래드 피트가 많은 걸 바꿨기를 바라지만, 모르겠다. 책 보고 나니까 딱히 영화를 볼 생각이 없어졌는데, 이렇게 여성을 납작하고 평면적으로 그려도 베스트셀러가 되는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좀 씁쓸하다.
한편, 이 시선, 여자는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우울해서 세상 돌아가는 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 시선, 여자는 쇼핑하느라 세상 일에 둔감하다는 이 시선이 너무 불편한데, 왜냐하면 이런 여자들이 존재했던 것 또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게 만든 것이 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여자다워야 하고, 여자들은 남자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걸 이 세상이 여자들에게 주입한 거 아니었는가. 그렇게 하래서 그렇게 했더니 그렇게 했다고 바보같다하면,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서 나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이 생각나버리는 거다.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 속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제2의 성, 2권], 시몬 드 보부아르, p.776
앞으로 읽어보거나 관람해야 할 좀비 이야기가 많을텐데, 그 모든 이야기들에서 또 어떤 것들을 생각하게 될지 모르겠다. 어떤 지점에서 빡칠지 모르겠어. 아무튼 더 읽어보겠다. 남자 작가가 쓴 좀비 얘기가 저런 걸 놓치고 간다면 혹은 보지 않고 간다면 흐음, 그렇다면, 내가 보겠다. 세상에 나와 있는 좀비 이야기 다 읽어보고 내가 쓰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좀비 소설 하나 써준다. 웜바디스 같은 그런 달달이 로맨스 좀비 말고 ㅋㅋ 난 좀비랑 사랑하긴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아침 태양경배 자세 20회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전사가 좀비와 맞서 싸우는 그런 소설을 쓰겠다. 땀을 뚝뚝 흘리면서 태양경배 자세를 하고 넘치는 식욕으로 아침을 먹은 뒤에 힘차게 싸우러 가는거야. 그 여전사의 손에는 칼과 총이 쥐어져 있다. 그녀는 가볍게 뛰며 이얏- 하면서 좀비들을 무찌른다. 마찬가지로 매일 아침 메뚜기자세를 하며 하루를 고요히 시작하는 남자가 이 여전사에게 사랑수작을 걸지만, 여전사는 그 남자를 거절한다. 너의 메뚜기자세를 보노라면 너와 살아보는 삶이 어떨까 궁금하긴 하지만, 나는 지금 세상을 좀비로부터 구하는 게 더 급해, 좀비가 다 사라지고 나면 그 때 한 번 생각해볼게, 메뚜기자세를 매일 하는 것만큼은 잊지마, 라고 쿨하게 말하며 돌아서겠다. 여전사의 눈빛은 그 후 더 단단해지고 지구를 좀비로부터 구한다. 좀비로부터 세상을 구하고났더니 그녀의 나이 오십대 후반. 지구도 어느정도 상태가 예전으로 돌아왔고, 그녀는 세상에 공을 세운 뒤라 큰 집에서 안락하게 혼자 산다. 이제 좀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려던 차 그때 그 메뚜기 자세의 남자가 찾아온다. 이제는 자기를 받아줄 수 있겠냐고. 여자는 다시 거절한다. 너 내 돈보고 왔지,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돈은 나만 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다음날도 태양경배자세 20회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영화는 끝나는거야...
아름다운 이야기다.... 근데 이 영화가 좀비 영화인지 태양경배자세 영화인지 모르겠다.... 역시 소설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먼. 감독도 그렇고 말이지... 나는 그냥 독자하는 걸로.....
주말에는 시간이 많아 책을 가득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일요일인 오늘 낮에는 멍때리면서 텔레비젼 채널을 돌리다가 <밥블레스유 -강소라 편>을 조금 다시 보게 됐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었는데, 내가 보는 장면 속에서는 강소라가 밥블의 멤버들을 되게 만나고 싶어한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모두의 전화번호를 따고 싶어서 개인적 호감으로 나온 거라고. 이에 멤버들은 장난치면서 전화번호를 주네 마네 얘기하는데, 이 장면에서 되게 말랑말랑 해지는 거다.
강소라의 경우 연예인이고 그러다보니 자기와 만나본 적 없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어떤 호감이나 동경이 작용해서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그러다 만나게 됐을 때 그 마음은 어땠을까. 우앗,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되다니, 하면서 전화번호를 받게 되는 순간 너무 좋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도 몇 번이나 '으앗, 만나고 싶어했더니 만났어!' 하며 놀랐을 수도 있고 또 순간순간 '너무 좋다' 감탄하지 않았을까.
강소라의 경우는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다른 연예인을 보고 그런 감정을 느꼈지만, 이런 일은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쉽게는 텔레비젼 속 연예인을 보며 와 저사람 너무 멋있다 한 번 보고싶다, 친해지고 싶다, 연락하고 싶다,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작가나 화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가 한 번 꼭 만나보고 싶어, 같은 것. 그리고 더 작게, 더 사소하게, 더 일상적으로는 온라인 상에서 알게된 사람에게 그런 호감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처럼 블로그 활동을 하다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고 SNS 로 그런 일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트윗으로 만나서 연인이 된 경우도 보고 그랬으니까. 단순히 연인이 아니라 친구여도, 그러니까 이성이든 동성이든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든, 그거랑 상관없이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호감을 품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누구나 품을 수있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의 만남으로 연결되었을 때, 만났더니 그 사람이 내 생각만큼 혹은 내 생각보다 더 좋을 때, 그 자리에서 내내 감탄하거나 기뻐하는 그 마음, 나도 뭔지 너무나 잘 안다. 나 역시 그런 일들이 더러 있었으니까. 우앗, 너무 좋다, 내가 실수해서 내 점수 깎아먹으면 어떡하지, 으앗 너무 좋다, 우리는 오늘 다음으로도 만나게 될까?
내가 이런 걸 너무 잘 알아서 아까 강소라와 멤버들의 대화를 보는데 막 말랑말랑해지는 거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만나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시키는, 그리고 심지어 매우 좋아하기도 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그 사람들이 차례대로 생각나면서 참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유독 더 티나게 나를 만난 자리에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너를 만나고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같은 말들을 하면서. 널 만나고 싶어했더니 만나게 됐네, 널 정말 만나고 싶었어, 같은 말들. 호감이 가는 사람과 만나기로 결심하고 약속을 잡으면 만나기까지 얼마나 설레이는지. 그리고 만나면 그 자리에서 좀 긴장하게 된다. 혹여 실수하지 않을까,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오버하게 돼서 안하던 실수를 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까지 다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는 그 만남을 생각하며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오늘은 그렇게 몇몇 친구들이 떠올랐다. 가장 먼저는 미국에 사는 나의 친구가 생각났다. 내게 클림트의 그림을 보내주고, 내게 생일때마다 책박스를 보내주는 친구. 이 친구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인데, 여러가지 좋은 점이 많은 친구이지만, 특히나 나를 좋아한다는 걸 언제나 기쁘게 티내주기 때문에 너무 좋다. 사실 나 좋다는 거 티내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친구는 유독 그걸 잘했어.
오후에는 역시나 그렇게 만난 친구와 잠깐 톡을 했는데, 친구와 나는 서로 내가 너를 더 많이 좋아한다고 으르렁댔다. 나는 요즘 그 친구가 유독 더 자랑스럽고 감사하고 그런데, 친구도 요즘 내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나는 친구가 내 생각을 많이 한다는 말에, 그리고 여전히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바람에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이 공간에서 내 글을 오래 보아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예전과 지금 나는 많이 달라졌다. 달라진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좋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나쁘게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나와 멀어지길 택하게 됐을 것이고. 나 역시 나의 변화를 기꺼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손을 내밀지 않게 되었다. 나는 어찌보면 더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친구들이 내 주위에 남아 여전히 나를 좋아해주고 여전히 내게 안부를 물어주는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한거다. 내가 너무 지랄맞아져서, 싸가지 없어져서, 과격해지고 언제나 으르렁 거려서, 어휴 왜저래, 하고 떠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친구들이 옆에 있어주고 다정하게 대해준다. 이 관계들이 너무 소중하다. 여전히 다정한 나의 친구들.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네 편이야 라고 속삭여주는 나의 친구들. 오늘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햇던 날이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처음의 설레임과 기대와 긴장과 그리고 다정함이 훅 치고 들어왔다.
아까 저 인용문 찾으려고 오랜만에 [제2의 성] 펼쳤는데, 와, 내가 밑줄친 모든 곳이 다 구구절절 명문이었다. 크- 이런 책을 읽어두었다는 게 얼마나 좋던지. 내가 지금 '이걸 해놓기 잘했네' 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그걸 한 시간이 있어야 했다. 내가 작년에 제2의 성을 읽었기 때문에 오늘, 맞춤한 인용문을 떠올리고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부지런히 읽고 보고 쓰는 모든 것들은 또 미래에 내가 글을 쓸 때 혹은 대화를 나눌 때 유용한 도움이 될것이다.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내일부터 매일 열심히 30분간 요가를 해야지 라고 써보지만, 이건 음 좀 안될것 같네?
아무튼 [세계 대전 Z] 보다는 [스틸하우스 레이크]를 더 추천합니다.
그건 그렇고, 좀비 소설 읽고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인용하는 나라는 사람... 진짜 세상에서 제일 멋진 것 같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