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론타이..아 콜론타이여... 진짜 세상 멋지다. 아 콜론타이. 콜론타이 부분이 유독 양이 많아, 마지막으로 읽을 차례였는데 으으, 내가 읽을 수 있을 것인가... 걱정했지만, 아아, 세상 흥분되는 멋진 콜론타이여서 막 엄청 의욕 생겨서 읽었다. 와. 세상 멋진 콜론타이야... 이 책,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읽으면서 더 알고 싶어진 작가가 생기긴 했지만, 아아, 콜론타이가 그중 으뜸이다. 최고다. 짱이다. 자, 우리 콜론타이가 얼마나 멋진지, 내가 왜 흥분했는지, 차근차근 보도록 하자.
콜론타이는 러시아어 외에 독일어, 영어, 스웨덴어 등 여러 언어로 활발하게 글을 썼기에 그녀의 글은 일찍부터 러시아 바깥에 알려졌다. 그런 데다 귀족출신인 그녀는 볼셰비키 혁명 직후 유일한 여성각료였고, 열일곱살 연하의 농민출신 동료 각료 드이벤코(Pravel Dybenko, 1889-1938)와 결혼했다가 헤어졌으며,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 체결 반대와 노동자 반대파 활동으로 레닌과 정면으로 대립하였고, 그 후 세계 최초의 여성대사가 된 것 등등으로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뉴스메이커'의 한 사람이었다. 소련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이었던 그녀의 삶과 활동의 다양한 면모를 살피는 글들은 그녀의 생존 당시부터 발표되었다.
그러한 콜론타이의 여러 모습 가운데 변함없이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성 혁명의 제창자, 부르주아 가족의 비판자이자 새로운 도덕의 제창자로서의 면모였다. (p.227)
자기 자신이 귀족 출신이면서 부르주아를 비판하는 쪽에 선 사람이 콜론타이다. 내가 할 줄 아는 언어는 나의 모국어가 유일한데, 콜론타이는 독일어, 영어, 스웨덴어를 했단다. 나중에는 노르웨이에 외교대사로도 가있게 된다. 와. 그렇게 외국어를 하게 되니 그녀의 글이 러시아 바깥에 알려지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닐까. 나도 외국어를 익힌다면 독서공감...이 외국에 알려지게 될까?
(미안합니다)
여러분, 외국어를 공부합시다. 외국어를 공부하세요. (일단 나부터...)
콜론타이는 여성주의를 거부하고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여성문제'를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거부한 것은 좁은 의미의 여성주의, 곧 참정권운동 위주의 여성주의였지 여성의 해방을 위한 노력 자체는 결코 아니었다. 콜론타이는 여성의 지위나 상태, 여성의 삶이 사회경제 체제의 변화에 의해 자동적으로 변화된다는 결정론적 사고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실제로는 여성문제의 독자적 성격을 인식하고 있었다. (p.241)
그녀는 스스로를 여성주의자라 칭하지도 않았고 또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여성문제를 보았기 때문에 여성주의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가 사회, 노동자 대우가 바뀌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사람이라고 해서 여성문제를 인식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인식하게 되었지. 그렇게 그녀는 「신여성」(Novaia Zhenshchina)이라는 글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는 문학작품속 여성인물들을 살펴보고 쓴 글이라 한다.
'신여성'이란 종래의 가부장적, 남성중심적 지배체제를 거부하고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여성이다. "신여성이란 누구인가? …… 이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전적으로 새로운 '다섯 번째' 유형의 여주인공들로서 삶에 대한 독립적 요구를 가지고 자신의 개성을 주장하며, 국가, 가족, 사회 내 여성의 보편적 예속에 맞서서 저항하며 여성이라는 성의 대표자로서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여주인공들이다. 점점 더 자주 이 유형을 결정짓는 존재로 등장하고 있는 이는 독신녀들이다. …… 독신녀는 이 같은 예속적 역할을 하기를 그쳤고 더 이상 남자의 반영물이기를 그만두었다. 그녀는 일반적 인간적 관심사로 가득한 독특한 내적 세계를 가지고 있으며, 내적으로 독립적이고 외적으로 자립적이다." (p.241-242)
아아, 독신녀 만세다. 내적으로 독립적이고 외적으로 자립적인 것도 그렇지만, 남자의 반영물이기를 그만두고자 하는 여성에 대해 살펴보고 알고 글로 써내다니. 그녀가 살펴본 독신녀, 신여성은 지금의 비혼을 외치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과 같구나. 언제나 최전방에서 깨닫고 몸소 행하는 여성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시대의 가장 젊은 여성들이었고.
콜론타이가 말하는 신여성에 대해 좀 더 들어보자.
이들은 사랑을 할 능력이 있고 자신의 내면에서 원할 때는 사랑에 정열을 불태우기도 하지만, 결코 사랑에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며 학문이건 사회주의 선전선동이건 자신의 일을 하며 거친 운명에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들이다. (p.242)
아아..이것은 내가 아닌가. 나를 말하는 게 아닌가. 나다, 나야! 1920년대에 콜론타이가 내 얘기를 하고 있다. 나를 보고 있었어!! 꺅 >.<
나야, 나. 자신의 내면에서 원할 때는 사랑에 정열을 불태우기도 하지만, 이라니. 맞다, 내가 그렇다! 내가 원할 때는 세상 뜨거운 여자가 되어 사랑에 정열을 불태우지.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그렇지만 사랑에 결코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건 나니까..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세상 중요하다. 학문이건 .... 거친 운명에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들... 이라니. 나다! 이렇게 몇 개월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 나다, 콜론타이가 신여성이라고 칭하는 건 나야!! 물론 콜론타이가 생각하는 여성보다는 내가 좀.. 나이가 많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다!!
그런 콜론타이가 직접 소설을 쓰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녀가 쓴 소설들의 줄거리가 간략하게 나와있는데, 와, 너무나 흥미진진한 거다. 너무 읽고 싶어! 그래서 검색해보았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이 있는지. 목차를 살펴보니, 이 책이 소개한 제목과는 달랐지만, 줄거리를 읽어보니 이 책에 언급됐던, 내가 읽고 싶었던 작품들이 실려있다. 사겠어!
내가 사고자 하는 건 《위대한 사랑》이다. 아아, 얼마나 재미있을까. 어제 책 주문했는데 오늘 또 주문해야겠네. 그래야 휴가 때 읽지. 아아아아. 언제나 지금 당장 가장 읽고 싶은 책은 집에 없는 책... -0-
이 책에 언급된 소설의 줄거리 소개하는 중에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바로 이 구절.
결국 바실리사는 남편이 상대 여성인 니나를 사랑하고 있고 니나도 남편에게 감정적으로 절대 의존하고 있음을 알게 된 후 남편을 떠난다. 자기는 남편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니나에게는 그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p.253)
아아, 나는 저런 마음이 뭔지 너무 잘 알겠고, 그래서 콜론타이가 쓴 소설이 너무 궁금해지는 것이다. 저런 등장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런 소설을 쓴 것이다, 콜론타이는!! 멋져... ♡.♡
이렇게 사람 흥분시키는 콜론타이를 알게 되다니, 이 책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읽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 ㅠㅠ
콜론타이는 신여성을 관찰하고 그들의 특징을 글로 써냈지만, 자기 자신이 그 젊은 여성과는 달랐다는 것을 안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는 것. 오슬로 주재 러시아 대사로 임명되었을 때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혼자 한 일이 아니라 여성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 보여준 거라고 말한다.
내가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했다면 이를 본디 가능하게 해준 것은 나의 개인적 자질이 아니다. 나의 성취는 차라리, 여성도 결국은 이미 보편적 인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상징일 뿐이다. (p.273)
그리고 위에 언급한것처럼, 자신의 한계를 밝히며 새로운 세대에게 희망을 건다.
콜론타이는 미래를 향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는 구세대 여성이어서 구식 낭만적 사랑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였으며 이 때문에 무익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한 적도 많았으나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여성들은 이 한계를 넘어서서 일과 사랑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며,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p.273)
콜론타이 한 개인으로 이루어낸 것이 대단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한다. 많이 알고 익히는 사람일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가를 알게 되는 것처럼, 하고자 한 게 많았던 사람일수록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알게되는 것 같다. 콜론타이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한다 했지만, 와,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콜론타이는 진짜 세상 멋지다. 이 책 읽으면서 가장 멋있고 가장 인상적인 사람이다. 얼른 그녀가 쓴 소설을 읽고 싶다. 아아 너무 근사해 진짜 ㅠㅠ 콜론타이, 진짜 내 타입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이 책에 대한 페이퍼 쓰면서 엥겔스 얘기도 하려고 했는데(따로 쓰겠다는 얘기다), 콜론타이에게 그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 페이퍼는 오로지 콜론타이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걸로 하겠다. 엣헴.
콜론타이 만세 만세 만만세!!
혁명 직후 러시아에서는 성매매가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는데, 그녀는 여성들이 직업적으로 성매매를 하기보다는 생계 보완을 위해 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라고 보았다. 콜론타이는 성매매로 인해 성병이 퍼지고, 성매매는 공산주의의 도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매춘에 반대하는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그녀가 성매매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이란 기본적으로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있었다. - P249
그녀는 나아가 이 젊은 소녀의 절박한 경제적 처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충족시키고 쾌락을 누리고자한 자기 남편에게 적대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자매들」소개 中 - P257
그녀가 보기에 여성들 사이에는 적대감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 책임이 있다면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 가난에 있는 것이며, 이를 이용하는 남성에게 있는 것이다. -「자매들」소개 中 - P257
이처럼 『일벌의 사랑』에 수록된 세 작품에서 주요 여성 등장인물들은 모두 남성에 대한 사랑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동지애를 추구하며, 사랑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다른 여성에 대해서도 결국 질투심 대신 연대 의식을 느끼고 협력할 것을 다짐한다. 노동계급에 속하는 그녀들은 어려운 사정을 다른 여성동료에게 터놓고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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