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안녕하세요?    

이 곳 사람들이 좀 유별나죠?  그래서 저는 알라딘을 좋아합니다. 책 많이 읽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만"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책 속에서 나와 세상일에도 관여하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 서점 주인이시니 아마도 더 잘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1차 목적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거나 부인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알라딘이 다른 기업과는 1%라도 다른 그 이유를 발견할 때 저는 '영원한' 충성고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수 년간 알라딘에서만 살았던 제가 가격이 조금 더 싼 곳들을 전전긍긍하며 찾아 다니는 꼴은 상상만해도 싫습니다. 어쩌면 조금의 댓가를 더 지불하더라도 '건전한' 기업정신이 있는 서점에서 사는 일이 제게는 더 중요한 일입니다. 갖고 싶은 책이 있더라도 모씨가 대표로 있는 '시*사'에서 책사기를 꺼리는 이유입니다. 부디 책을 소비하는 일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세요.  

이 모두가 알라딘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일임은 다 잘 아시지요? 혹 당장의 기업의 손익을 따지고 계시거나, 힘없는 자들의 작은 목소리쯤은 가벼이 무시하시는 분은 설마 아니실테죠? 기업의 미래를 멀리 보신다면 지금 어떻게 행동하시느냐에 대한 해답은 나올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글을 쓰는 일에는 부지런하지도 못한 사람이지만, 저같이 게으르고 소극적인 사람일지라도 남들이 깔아준 멍석에 서 보지도 않는다데에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껴서 편지 드립니다. 

부디 조만간 사장님의 답편지를 뵙기를 고대합니다. 그래서 세 밑에 맘놓고 책선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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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9-12-1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첨 인사드려요.

'서점 주인 조씨'..아..요거 괜찮은 명함인거같아요. 온라인 서점 CEO 이런 것 보다 훨씬 좋게 들리네요..제가 아날로그라서 그런가요 ㅎㅎ

북극곰 2009-12-16 13:22   좋아요 0 | URL
아.. 자주 들여다보는 드팀전님이 이렇게 제 서재에 나타나주시니 어머나 깜짝!입니다. 자주 가긴해도 아직은 제가 드팀전님 글에서 길을 잃곤 하기 때문에 진득히 못보는 글도 있긴 하죠. ^^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마노아 2009-12-1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점 주인이라고 칭하시니까 더 정겹네요. 거리감도 줄어들구요.^^

북극곰 2009-12-16 13:1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매일 숨어?살면서 여러 분들의 글만 봐오다가 이렇게 인사주시니 감사하면서도 새삼 쑥스럽네요. 게다가 이런 꽃미남의 등장이라니욧~!^--^

2009-12-16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거꾸로된 페이지가 나온다. 첨엔 일부러 이렇게 편집을 한건가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하나도 없는것이 아무래도 파본인 것 같다.  

그래서 이미 그 20여 페이지를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본으로 인한 교환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 책은 어떻게 되는 건가. 그냥 폐기처분하는건가. 싶은것이.. 

어차피 다 읽었고, 복잡한 책도 아니고 그냥 슬쩍 책을 거꾸로 잡는 일을 두번만 하면 내용에 하나 지장받지 않고 읽는데 굳이 새책으로 받는 의미는 무엇이냐 싶고.  

사실.. 이 "사랑스러운" 책을 제대로 제본된 것으로 갖고 싶다는 욕망이 왜 없었겠냐마는 순전히 종이 및 기타 등등..의 절약 차원에서 접기로 했다.  

이 책 어디선가에서... 매년 봄이면 (물론 다시 안 읽을 책들이라곤 했지만) 책들을 쓰레기통으로 버리거나 친구들에게 줘버린다는 작자의 모습이 왠지 멋져보였다. 맘에 드는 책이라면 차라리 사서 선물할지언정 내 책은 안 빌려주고, (애기들 땜에 사실 이 부분은 조금 포기햇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책표지든 뭐든 더럽혀지는게 싫은 결벽증, 뭐 이런 나의 하수다운 책사랑에 반발하기 위해 그냥 참고 책장에 넣어두기로 한다. 게다가 밑줄도 쳤잖아! 음.. 짝짝. 잘한거야.  


뭐...조금은 연관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니깐, 파본은 나올 수도 있다. 고 이해하련다. 고의적이지도 않고 물론, 당연히, 악의적인것두 아니니. 내 불편과 불쾌함까지 참으면서 하는 일은 아니니, 사실 뭐 그닥 손해날 것두 아니다.   

이 책의 사랑스러움이 전염된 것인가? 성탄에 읽기에 더더욱 따뜻해지는 책이 아닐까 싶다.
adorable이 딱 어울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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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더 하우스 1
존 어빙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한 달전쯤 읽은책인데.. 임시저정이 되어있네.

사실은 [군인은...]의 사샤와 같은 느낌의 글일거라고 생각했다. 분량이 많아도 금세 읽힌다거나 재밌다거나 이런 후기들 때문에. 그런데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사실 당연한데..) 첫장에서부터 확 휘어잡는 느낌은 없지만 이상하게 책에서 손을 못떼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심지어 아이들이 자동차 놀이하는 옆에서도, 아빠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옆에서도, 뉴스를 틀어놓고도 전혀 방해받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남편말마따나 "이런 데서 책이 읽어'진다. 

처음에는 '낙태'의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서, (꼭 같은 상황은 아닐지라도) 어쨌거나 아픈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불편했지만 조심스럽게 극복하면서 읽었다. 이상하게 난 이 책을 읽으면서는 한 번도 운 적이 없고 그렇다고 소리내서 피식거리며 즐거이 웃은 적도 없다. 오히려 내내 사람들에 대한 안스러운 마음으로 전전긍긍했다. 윌버라치, 간호사들 그리고 멜로니나 자살?하는 로즈 씨나. 호머 웰즈를 찾았을 때의 멜로니의 반응은 조금은 예상밖이었고 그래서 가슴 아팠고 또 묵직하게 남았다.   

묵직한 세월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인지 근간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세월.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 우리는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고 그런 사람들하고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충분한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들이 과거에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햇는지가 뭐가 중요하겠는가?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들 건 한 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사람이 괄호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 

표지 뒷면에서 성석제는 이렇게 말한다.'들소처럼 튼튼한 몸, 활기찬 걸음으로 산을 넘고 들판 강을 건너 멀 길을 가는 소설이다' 읽고나면 참 맞는 말이다 싶을거다. 앞표지는 빨간 사과 하나. 참 이쁘다. 19개월짜리 딸아이가 '사과가 쿵'을 들고 와서 '이건 해원이 사과, 이거는 엄마 사과'한다. 사과 때문인지 이 책 두 권을 끌고다니며 두 아이가 좋아한다. 앞날개에서 존 어빙은 "나는 지식인이 아니다. 나는 이야기를 짓는 목수다." 라고 말한다. 이 소설의 분위기와 그의 인상에 딱 맞는 멘트가 아닐까한다. 그 말이 참 좋다. 그의 얼굴은 괴팍하면서 끈기있고 인간애있고 천재적이지만 자신의 감정엔 충실하지 못한 미드의 주인공 의사...(역시 이름이 생각안나네_검색해서 빈칸을 채우기엔 난 그냥 너무 게으를뿐이고~)를 생각나게 했다. 그리고 우리 윌버라치와 닮았다.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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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그렇게 가셨다. 우리가 모두 다 가버려서 할아버지가 우시면 어떡하냐고, 깜깜한데 혼자 계시면 무서워서 우시면 어떡하냐던 제호 말대로 그렇게 아빨 혼자 두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친구일로 정신이 멍한 사이 주말이 지나갔고, 수요일쯤 며칠 못가겠단 말을 듣고도 한 주의 딱중간인지라 목욜은 나가서 정리하고 금욜 휴가내서 하루 일찍 내려가보자 했었다. 그런데 수요일밤. 힘들실 것 같다더니. 내려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는 사이 목요일로 넘어가자마자 전화가 왔다. "처제,......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그 먹먹한 느낌. 죄송한 마음. 보지 못한 한스러움. 사무치게 그리워지던 아빠. 그렇게 가셨다. 가시기 전에 막내딸 꿈엔 꼭 나타나셔서 미리 알려주시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런 언질도 없이 암시도 없이 가시진 않으시리라 했는데 내 꿈에도 오지시 않으시고 그냥 그렇게 가버리셨다. 막내딸 내려오길 기다리지시 못하신 채. 아니, 2주 동안이나 아빤 힘들게 버티시며 기다려주셨는데 이 무심한 딸이 그냥 놓쳐버렸다. 어느 자식이 부모님 돌아가시고 남은 후회가 없겠냐마는 그렇게 놓쳐버린 2주가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워서 긴 밤을 혼자 보낼 수 조차 없었다. 겨우 잠든 남편을 깨우고는 엉엉 울었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아이 둘 데리고 있다는 이유로 자주 뵙지도 못했는데. 

오래도록 아프시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 상상도 해보고, 맘도 단단히 먹어도 보고 했건만 그런 거 하나 소용없이 여전히 아프고 죄송하다. 입관할 때 아빠 얼굴 단단히 못 봐둔것도 후회스럽고 화장하러 들어가기 전에 관 한번 못 끌어안아본 것도, 관 내려갈 때 목놓아 아빠!라고 소리쳐부르지도 못한 것도 다 후회스럽다. 병원에 계셨던 아빠라 집엔 내내 없었었는데도 장례를 치르고 집에 가니 왜 그렇게 텅 빈 느낌인지.  

슬프다는 감정도 너무 추상적인 것 같고. 그냥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근데 그 아빠를 볼 수 없어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아빠..사랑해요. 이말도 자주 못해드렸네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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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09-12-15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서재인 3명이 나란히 댓글 주셨어요. 이런 거 확인하고 이래저래 그런 거 싫어서 다른 분 서재에도 댓글하나 안 달고 눈팅만 수년간 해왔지만, 그만!! 댓글을 달지 않고는 못베기는 글들/상황들 때문에 올리고나니 또 이렇게 제 서재를 들락거리게 됩니다. 제가 글을 올리거나 하는 것두 아닌데 말이죠? ^0^ 말 한마디가 더더욱 고마울 때가 있쬬 ^^
 

xx 친구시죠? xx-xxxx으로 전화 좀 부탁드립니다.  

아니러니하게도 지극히 사적인 소식은 이렇게 사무적인 메시지로 온다. 너무도 불길하게. 묘하게 가슴이 쿵쾅거리는 걸 억누르고 전화했는데. 사고사. 믿어지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떨렸고, 전화기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멀리서 규칙적으로 앵앵거리는 느낌으로 들려오고 있었고, 드문드문 들려오는 단어들. 그리고 조합. 무슨 사고냐고 차마 물어볼 용기조차 안 난 건, 또 이사를 해야 하고 나라를 옮겨야 한다며 그래서 요즘은 다운무드라고 하던 친구의 방명록 글 귀퉁이가 생각나서였고, 또 남미쪽에 있던 나라에서는 출산하고 한동안 우울증약을 먹기도 했다는 얼핏 낡은 기억때문이기도 했다.   

가만 그녀를 떠올려보니 나가있던 6, 7년동안 전화를 한통화도 안 했다는 게 생각났다. 한시간씩 떠들던 전화수다가 그립다. 라는 소리들은 했던 것 같지만. 온라인에서 알게 되는 우리의 생활들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도 몰랐고. 조금은 마음 맞지 않았던 구석의 응어리 같은 것들도 있었을 거다. 여전히 미니홈피에서 웃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딸과 그녀의 세상들.  진숙아, 문득 보고싶다. 그리고 왜 이렇게 미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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