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친구시죠? xx-xxxx으로 전화 좀 부탁드립니다.  

아니러니하게도 지극히 사적인 소식은 이렇게 사무적인 메시지로 온다. 너무도 불길하게. 묘하게 가슴이 쿵쾅거리는 걸 억누르고 전화했는데. 사고사. 믿어지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떨렸고, 전화기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멀리서 규칙적으로 앵앵거리는 느낌으로 들려오고 있었고, 드문드문 들려오는 단어들. 그리고 조합. 무슨 사고냐고 차마 물어볼 용기조차 안 난 건, 또 이사를 해야 하고 나라를 옮겨야 한다며 그래서 요즘은 다운무드라고 하던 친구의 방명록 글 귀퉁이가 생각나서였고, 또 남미쪽에 있던 나라에서는 출산하고 한동안 우울증약을 먹기도 했다는 얼핏 낡은 기억때문이기도 했다.   

가만 그녀를 떠올려보니 나가있던 6, 7년동안 전화를 한통화도 안 했다는 게 생각났다. 한시간씩 떠들던 전화수다가 그립다. 라는 소리들은 했던 것 같지만. 온라인에서 알게 되는 우리의 생활들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도 몰랐고. 조금은 마음 맞지 않았던 구석의 응어리 같은 것들도 있었을 거다. 여전히 미니홈피에서 웃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딸과 그녀의 세상들.  진숙아, 문득 보고싶다. 그리고 왜 이렇게 미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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