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피치 - 나는 왜 축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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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포츠라고는 정말 관심도 없으니 어떤 스포츠에 대해서건 전혀 팬이지도 않다, 하지만,   

 ... 우리는 그를 대신할 선수를 찾지는 못했지만, 다른 재능을 지닌 다른 선수들을 발굴했다.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상실에 대처하는 방법임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1980년 한 해 동안 리암 그래이디가 다른 구단으로 이직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며 지냈다. 끝내는 그렇게 되고 말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나는 매일 그 문제를 놓고 끙끙거렸다. 혹시 그가 계약을 연장한다는 암시가 있는지 신문마다 샅샅히 뒤졌고, 행여 아스날의 다른 선수들과의 사이가 아주 돈독해서 헤어질 수 없지는 않은지 선수들 간의 관계를 유심히 살폈다..... 

이런 부분 키득키득 + 공감 120% (읽을 때 연필이 없었던지 밑줄을 찾기가 힘들다...)

축구와 함께 성장해가는 소(청)년의 이야기이기에 축구를 사랑하지 않아도, 스포츠에 조애가 깊지 않더라도, 읽는 동안 소외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처럼 읽힌다. 이런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솔직한 자기 고백. 재치있는 말쏨씨이긴 하지만, 유쾌하기만한 책이라고는 못하겠다.

* About a Boy를 20여페이지 읽고 있었는데,  어린시절의 혼비 아저씨와 마커스의 이미지가 겹쳐 진다.  혼비 아저씨, 마커스 같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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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하루이틀일도 아니다만,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의 판결을 보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위법행위로 법안이 통과된 건 맞는데, 어쨋거나 그 법안은 유효하다. 라는 건. 법관의 최소한의 양심으로 '위헌'이라는 결정은 내렸지만, 감히 나랏님 거슬를 순 없어 결과론적으로는 원하는대로 만들어드렸다. 라는 이중의 자기위안, 나름의 합리적 판단?  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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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정지인 옮김 / 낭기열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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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성장소설이 그러하듯 따뜻하면서도 아리고 또 기특하면서도 아련하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와 '안네의 일기'가 공존하는 것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고 말하면 조금은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책의 첫장부터 몰입하게 만드는, 문장마다 숨어 있는 따뜻함과 익살스러움과, 단어 하나, 마침표.로 남기는 여운들은 분명 이 소설에 엄지손가락를 치켜들게 만드는 부분이고.  

요즘 펼쳐두고 읽지 못하고 있는 책이 사실은 5권이나 된다. 욕심나서 책들은 사버렸고, 조금씩 읽다가 그 책이 지루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닌데 다른 책에 대한 호기심을 견딜 수 없어서 또 다른 책에 조금씩 손대고 하다보니 그렇게 앞부분만 몇 장 넘겨본 책들이 많다. 그 중에서 이 책만은 두 아이들이 뽀로로를 보는 순간에, 아침에 밥하기 전에, 점심시간 그 달콤한 낮잠도 반납한 ㅌ체 짬짬히 읽고 있다.   

전쟁. 세상 무엇으로부터도 지켜주고 싶은 아이들에게 들켜버린 전쟁. 그리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었던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똑같이 알지 못하는 어른들.  

그리고 전쟁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우유를 12분 동안 데워주시는 할머니, 계단 위로 올라서면 휴전이던 전쟁놀이, 늘 사소한 일에 내기를 걸고 싸우던 이웃동네 아저씨들. 그런 소중한 유년의 일상에 관한 기억들을 완성하고자하는 목록. 이다. 결코 완성되지 못하는. 깨어진 유년.   

생일 선물로는 적절치 않을지 몰라도.. 마침 이 즈음해서 생일을 맞은 소중한 친구/동생이 있어서 주저없이 알라딘 주문을 넣었다. 좋은 책을 발견하고, 주고 싶은 동지들이 있다는 건 참, 행복이다!  가끔씩은 너무 좋은 책은 아까워서 남들에게 알리기가 꺼려지기도 하는데,(참 이상한 심리 =.=;;^^)  그런 맘 하나없이 무조건 뿌려주고 싶은 후배동생이 있다는 것도 참, 행복이다!  

*리뷰?보고 결제에 이르게 하신 몽님께 감사.  지금은 닉혼비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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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을 타나. 부활. 사랑할수록. 1994년, 아.... 보컬, 정말. 

자꾸 가지않은 길을 생각하면서 후회한다. 별반 인생을 매번 감사하며 사는 긍정적인 사람은 아닌지라 그 길을 갔더라도 미워하고 후회하고 했겠지만. 참 내가 서툴렀고, 겁 많았고, 무정했던 것 같아 새록새록 아프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나도 그를 참 많이 좋아했는데도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 사실, 며늘아기 명절나기가 싫어진거고, 남들처럼 나도 똑같이 살아가게 되는 직장맘, 엄마로써의 삶이 막 맥빠지는거다. 그냥 한국이 아닌 다른 세계, 돌파구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가을이면 항상 더 앓는다. 처음엔 남편에게 다 털어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말할 수 없어진다는 게 더 미안하고 찔린다.   

죄책감의 이중고.  

 

온전히 사랑한 사람은 오히려 나중에 후회가 없다는 말은 진실이다. 

시간이 모든 걸 다 치유해준다는 건 그냥 바람이다.  

 

정말 죽겠다, 가을. 노래도 영화도 죽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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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계속해서 쓰는 연습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글 잘쓰는 사람들에 괜시리 기가 죽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만 보냈는데.  

이젠 회사에서 일할 때 쓰는, 그렇고 그런 말 꾸미는 것도 힘이 든다. 어째 그닥 맘에 들지가 않고 구라도 잘 안 쳐지고, 뭔가 빠진 듯한고 그런 말들의 연속이다.   

블로그에 거의 항상 장문의 글을 써대던 친구가 있었다. 사실은 그의 글이 지루해서 잘 읽지 않게 되었는데, 그러다 2, 3년만에 들어가서  보니 그의 글에 줄기가 있고, 명료함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연습하니 발전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넘어서, 시간이 쌓여서 같은 사람에게서 발견하게 되는 '발전'에 내가 참 시시해졌다.  

끝까지 하는 거 하나없이 맨날 생각만으로 그치는 하루들. 결정들, 결심들. 따지고보자면 올해 그닥 좋을 것 없는 일들만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그걸 역으로 생각하니 오기도 생기고, 반성도 되고, 힘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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