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 I Love You? (Board book) Marion Dane Bauer 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Cartwheel Books |
‘I Love You Through and Through’와 ‘How Do I Love You?’ 두 권 모두 어린이가 보는 그림책, 엄마가 아기에게 읽어주는 책이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전해주고 싶다. 말로 하기에는 쑥스럽고 어색해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햇볕 따스한 날에 공원의 초록 잔디에 앉아 책의 끝을 한쪽씩 잡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친구에게, 엄마가 아이에게, 딸이 아빠에게, 엄마에게 읽어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How do I love you? Let me tell you how." "I love you as the waking bear loves the smell of spring." “I love you as the sea loves the sandy shore.”
|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 작가정신 |
‘나’는 막다른 골목에 사는 ‘당신’을, 막다른 골목에서 나오려 하지만 좀처럼 나오지 못하는 ‘당신’을 12년간 쭉 지켜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카와바타야스나리 문학상 수상작’으로 ‘현대의 순애소설’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순애소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짝사랑을 그린다. 조금 더 가까워질 때도 있고, 조금 더 멀어질 때도 있지만, 대체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나’는 ‘당신’ 오다기리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당신’이 ‘나’를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가끔 불러주는 술자리에, 골절로 입원해 있는 병원에. 만나서 특별히 무언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비슷한 대화를 하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이 부르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십 년이 넘게 계속되어 온 짝사랑은, 둘을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며, 남매같이 친한 사이도 아니고, 그저 아는 사람도 아닌, 특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관계로 만들었다. ‘나’는 ‘당신’을 친구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던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던가 하는 말을 사용하지만, 그것도 적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만큼이나 길지는 않더라도, 짝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행동, ‘나’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학교에 가는 이유가 바뀌고, 인사 한 번 하는데도 손끝까지 떨리고, 잔뜩 기대하고, 기대한 만큼 실망한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만나야겠다 싶으면 가야 한다. 그런 내가 싫고 또 괴로워서 에이, 이제 그만하자 싶지만, 그것이 그렇게 마음 먹은대로 되는 거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두 번째 단편 <오다기리의 변명>에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의, 내가 알지 못한 ‘나’와 ‘당신’ 사이를 확인할 수 있다.
|
Love Actually Richard Curtis 지음 / Griffin Trade |
이번 '내맘존책' 주제가 '사랑'이란다. 책이나 영화나 음악이나 어디에든 제일 많이 다뤄지는 흔한 주제이건만, 막상 어떤 책을 써야할 지 한참을 망설여졌던 건 왜인지.
그러다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내 손에 들어온 <Love Actually>가 떠올랐다. 커버의 빨간 리본이 꼭 포장된 선물상자를 받는 느낌였기도 했고, 영화 장면 장면들과 시나리오에, 편집된 씬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배우들에게 던진 사랑에 관한 퀴즈까지~ 다시 한 번 영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되어 참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다.
이 영화를 본 지도 꽤 오래 지났지만 그 잔잔한 감동이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고, 매번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아련히 떠오른다. 러브액츄얼리하면 생각나는, 이젠 너무나 흔한 프로포즈 방법이 되어버린 그 장면까지도,, 절친한 친구의 부인에게 조용히 종이에 적어 자신의 마음을 전하던 한 남자의 'To Me, You Are Perfect!'~
영화의 처음과 끝 장면에 등장하는 공항에서의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 포옹장면에서처럼 이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들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사랑에 관해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혼의 영국수상과 비서의 사랑, 새 아빠와 엄마를 잃은 어린 아들의 순수한 짝사랑, 애인에게 상처받은 영국작가와 말도 문화도 다른 포르투칼 여인의 사랑,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하는 직장여성과 그녀가 짝사랑하는 회사동료와의 사랑, 중년부부의 사랑과 그 남편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젊은 여직원의 사랑, 새 신부와 남편의 절친한 친구와의 안타까운 사랑, 퇴물 락가수와 그의 오랜 매니저와의 오랜 우정을 담은 사랑 등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랑이야기가 등장한다.
러브스토리는 그저 흔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사랑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기만 하다. 사랑은 정말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Love actually is all around)이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 겨울, 다시 이 잔잔한 사랑이야기에 빠져보시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