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으로 점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가끔씩 작은 일들에 기뻐하고 호들갑을 떨곤 했지만,
지난주 목요일 아침, 나에겐 정말 기적같은 일이 생겼다.
출근길의 전화.
양조위와 함께 하는~으로 시작된 <상성> 홍콩정킷 행사에 초대받았다는 것이다.
에에에, 제, 제가요?
그 전날, 한 클라이언트 때문에 몹시 우울해져 있다가
메일에 딸려온 <상성>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홍콩정킷 행사에 참관단을 모집한다는 이벤트~
블라블라~ 양조위를 만나고 싶은 이유를 길게 써내려갔다.
클릭.
그 전화를 받고나서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정말 멍~하게 앉아있다가
갑자기 후다닥 일의 순서들이 떠올랐다. 급하게 컨펌을 받고 회의자료를 만들고 팀원에게 일을 분배하고....하루 휴가를 내고 밤 비행기로 돌아오면 될거야.
노트북도 가져가 일하면 되지 뭐.
그리고 토요일, 홍콩으로 향했다.
기자단과 함께 하는 거라 기자들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했지만,
빡빡한 일정 사이사이 내 사랑 홍콩과 양조위와의 만남을 마음껏 음미했다.
오래도록 팬이었던 이동진 기자 옆에서도 얼쩡거리고...ㅋㅋ
물론 밤마다 새벽까지 일하느라 수면시간은 거의 3-4시간. 양조위와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급박한 일정을 남겨두고 왔기에 그런 일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양조위와의 만남은 사실 기자회견 후 아주 잠깐 포토타임 때 그의 코앞까지 근접조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슴같은 눈빛으로 애잔한 느낌을 자아내는 마흔 중반의 이 남자.
세월이 빗겨간 듯 여전히 수줍은 미소년같은 풍모를 보여주더라.
2007년 5월 14일 홍콩,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시공간을 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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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킷이 열렸던 리츠칼튼 컨퍼런스 룸에서 기념촬영..ㅋ
+
홍콩영화가 많이 위축되어 이제는 거의 수입되는 영화를 찾아볼 수 없는데,
<상성>이 <무간도>처럼 흥행 홈런은 아니더라도 안타라도 쳤으면 좋겠다.
홍콩영화의 오랜 팬으로, 양조위를 사랑하는 팬으로 작은 바램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