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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드타운 가든 테라스와 녹지 공간 2 세븐일레븐 3 전시안내를 위한 게시판
도쿄발(發) 디자인의 경쟁력 부동산 투자 개발회사 미쓰이 후도산은 1800억 엔(약 1조 4000억 원)을 들여 구 방위청(방위성) 부지를 매입한 뒤 3년 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웃한 롯폰기 힐스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둘은 경쟁관계는 아니라고 한다. 공존・공생의 길을 찾고 있다. 미드타운을 롯폰기 힐스와 비교한다면 좀 더 ‘디자인’ 측면을 강화시켰다는 것이 장점이다. 명망 있는 디자이너들의 제품과 인테리어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소개하는 것은 기본이며, 디자인 허브와 21_21 디자인 사이트(Design Sight) 같은 시설을 통해 대중적인 디자인과 전문적인 디자인을 함께 아우른다. 디자인 허브 안에는 일본산업디자인진흥회와 일본그래픽디자이너협회와 같은 전문가 집단이 자리하고 있어 기업과 학교, 기업과 기업, 기업과 디자이너를 연결시키는 데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디자인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공동 연구를 하거나, 세미나, 워크숍 등의 공개 프 로그램은 물론 전문적인 컨설팅도 이뤄지게 할 예정이다. 월간 <디자인>이 미드타운이란 프로젝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1_21 디자인 사이트 때문이었다. 한국 멋쟁이 아줌마들이 열광한다는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한국의 영 디자이너들이 존경하는 산업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 일본 대표 디자이너란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니는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 다쿠, 이 3인방이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이끌어 나간다고 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가와카미 노리코라는 디자인 저널리스트가 있다. 그녀는 세 명의 디렉터와 함께 이곳을 꾸려나가는 어소시에이츠 디렉터다. 그들은 이곳이 일본 디자인의 발신지가 될 것이라 하니, 그들이 발굴하는 디자인 이슈들이 세계 디자인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기대하게 된다.
철저히 계획된 도심 속 그린 랜드마크 도쿄 미드타운은 인근 주민을 위한 곳임은 물론 도쿄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들이 말하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은 ‘가진 자들의 호의호식’을 위한 것으로만 해석될 수는 없다. 물론 상업적인 측면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곳을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디자인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도심 속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래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의 하나가 녹지 공간이다. 모두에게 오픈된 공간으로 어떤 진입 장벽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이름난 조경 디자인 컨설팅 회사 EDAW의 도움을 얻어 치밀하게 계획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디자인과 매일 매일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안목을 키워주고 나아가서는 도시인이 추구하는 높은 수준의 삶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녹지 공간 곳곳에는 유명 예술가의 작품도 설치해 놓았다. 사실 이 지역은 격리된 장소였다. 미드타운의 마스터 아키텍트로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재건축을 담당하고 있는 SOM의 한 관계자는 이 장소에 대한 첫인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일단 그 거대함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위청의 일부로 거리로부터 격리된 장소를 어떻게 공적인 환경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아카사카와 롯폰기의 중간, 도시의 요지에 있는 이곳이 주위 커뮤니티와 자연스럽게 부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SOM은 그 방안의 하나로 길이 중심에 올 수 있게 했다. ‘그린’을 키워드로 사람들을 자연으로 끌어들이고 여유로운 동선이 생겨나도록 말이다. 벽과 문에 둘러싸여 사람들과 단절된 공간이었다고는 믿기지 못할 만큼 달라졌다. 후지필름 그룹의 본사가 있고, 존스 홉킨스 병원의 메디컬 서비스 센터도 입주 예정이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매장과 일본 대표 브랜드들도 입점해 있다. 단 이들은 미드타운 입주 자격을 얻기 위해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존에 운영해오던 매장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제시해야 했다.
 (오른쪽) 촬영장소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잔디 광장의 설치 작품
도쿄가 추구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집산지 롯폰기가 어떤 지역인가? 외국 대사관과 고급 주택이 밀집해 있는 에비수-아자부, 유명 패션 부티크와 디자인 숍이 밀집해 있는 오모테산도, 전통과 역사를 지니면서도 많은 로컬 기업의 사무실이 밀집한 아카사카 등과 인접한 곳이다. 따라서 이미 롯폰기 힐스의 등장은 이 일대 상권을 ‘최고급’의 집산지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문화적 제반 시설이 따라오게 되었고 미드타운의 완성으로 더 확실한 지역 아이덴티티가 생겨났다. 여기에미드타운은 이전에 도쿄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숍을 유치해 어딜 가도 볼 수 있는 명품의 자리는 자연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일본 대표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는 ‘슈에무라 센추리’란 이름으로 헤어・네일・옵티컬・남성 전용 그루밍 살롱 등 9개 서비스 공간을 하나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배경이 되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미드타운은 도쿄의 중심에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정원이 있고, 높은 천장이 있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란 장르에서 환경은 서비스를 받는 쪽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쪽의 사람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기분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기쁨은 손님의 피부에 닿는 손을 통해 확실히 전해질 것이다.” 이것이 슈 우에무라 회장이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경험이 집대성되는 공간을 미드타운에 오픈하게 된 이유다. 비단슈에무라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도, ‘스타벅스’ 같은 거성 브랜드도 미드타운을 위해선 특별한 전략이 필요했다.
미드타운은 처음 기획될 때부터 싱가포르, 홍콩 등과 견주어 도쿄의 국제적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경제 도시 도쿄, 경제 대국 일본의 이미지에서 디자인 도시, 디자인 국가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작업의 발판이 될 것을 기대했다. 미드타운은 앞으로 일본의 국력은 디자인 이라고 말한다. 아시아 주변국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일할 수 있고, 일본내 기업, 디자이너들과 협력 프로젝트도 할 수 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그래서 도쿄 미드타운이란 곳이 도쿄가 세계로 향하게 하는 또 다른 문화적 발신지가 될 것이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이며 하이브리드 리빙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는 각오다.
도쿄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답, 콤플렉스 타운 건립 2003년 롯폰기 힐스가 오픈했다. 모리빌딩주식회사에서는 그 도시의 이미지에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춘 복합 타운에 대한 필요를 느꼈고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영입하여 롯폰기 힐스를 완성한 것이다. 모리빌딩주식회사는 이미 1996년 아카사카 지역에 ‘아크 힐스’를 만들면서 도쿄 콤플렉스 타운 건립의 초석을 다져놓았다. 1960년대 찾아온 고도경제성장에 의한 오피스 수요의 증가로 시대 흐름에 대응할 만한 지역에 사람과 도시를 아우르는 빌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주거와 상업지구, 오피스, 콘서트 홀 등이 자리한 7개 동의 건물로 완공되었다.
아크 힐스는 무려 17년이란 시간 동안 인근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 도시와 자연의 공생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2006년, 완공 20주년을 기념하여 민간 자본으로는 최대 규모의 레노베이션을 단행했다. 미드타운과 같은 콤플렉스 타운이 본격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1994년 완공된 에비수 가든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1985년 에비스 맥주 공장을 폐쇄하면서 재개발을 진행한 것이다. 1991년 착공되어 1994년 10월 물과 숲의 거리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가 완성되었다. 이로써 약 1세기에 걸쳐 맥주를 만들어왔던 대지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게 되었다. 2002년에는 마루노치 빌딩이 재건축되었다.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 건물이 노화됨에 따라 더 이상 지진에 의한 피해를 막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재건축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오는 4월에는 신 마루노치 빌딩도 오픈했다.
2002년 도쿄 신바시 역 부근에는 슬로 라이프를 콘셉트로 한 복합 상업시설 ‘시오도메 시오사이트’의 제1탄 ‘가레타 시오도메’가 오픈했다. 레스토랑 외에 전통 사계 극장 등의 문화시설도 갖추고 있다. 지상 200m에 위치한 초고층 레스토랑은 뛰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2006년 1월에는 도쿄 디자인 스폿으로 통하는 오모테산도에 ‘오모테산도 힐스’가문을 열었다. 복합 상업시설로 2개 동의 건물로 이뤄졌으며 건축은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도쿄는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콤플렉스 타운 혹은 복합 상업시설의 건립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는 또한 새로운 커뮤니티적 삶을 추구하는 현대 도시인들의 취향을 읽은 것이기도 하다. 꼭 높아서가 아니라, 넓어서가 아니라, 효율적인 동선과 공간 구성으로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취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일본의 정서가 이런 콤플렉스 타운 기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도쿄 역 주변에 ‘도쿄 스테이션 시티’가 세워지고있다. 5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곳은 도쿄역 한 곳만이 아니라 야에스, 니혼바시, 마루노치로 이어져 대규모 빌딩들이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도쿄 역 주변을 하나의 단지로 묶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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