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주째 B네 집 신세를 지고 있다. 예정에 없던 보일러 공사까지 하게되어 다음주 월요일에나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원래는 마루, 부엌 리모델링과 도배, 장판 교체 정도만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낡은 창문과 보일러를 지금 교체하지 않으면 나중에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단 이야기에 부랴부랴 추가된 것.
암튼, 근 2주째 B양과 함께 출퇴근을 하고,
집에서는 거의 먹어보지도 못한 진수성찬 7첩 반상으로 아침밥을 매일 먹고 출근하며(항상 국과 새밥을 챙겨주시는 B의 어머니. 손님도 하루 이틀이지... 한결같은 정성에 정말 매일매일 감동이다.ㅠ.ㅠ), 가끔 귀가가 늦어질 땐 예의 그 남친이 회사 앞으로 차를 대령해 아주아주 편하게 B네 집까지 모셔다 준다. 어쩔땐 부암동 환기미술관 앞에 있는 카페에서 부드럽고 맛있는 커피를 사다 주기도 한다(B랑 같이 다니니 너무 장점이 많다.ㅎㅎ).
집에서 다니는 것보다 출근시간도 무려 30분이나 단축된다.
그치만,
정성껏, 다정하게 대해주는 B네 식구들과 B네 집이 편하고 좋아도, 아무리 출퇴근시간이 단축되어도
어서 우리집으로 들어가고 싶다.
평소에도 원래 하루에 겨우 30분도 못보는 가족들이지만 너무 보고싶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집에서 나올 때 가져나온 옷들이 갑작스레 추워진 요즘 날씨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외부 미팅이 있어서 좀 차려입고 나왔어야했는데, 집에서 가져온 옷들이 다 청바지며 니트 뿐이라
B에게서 트렌치 코트를 빌려입고 나왔다는...ㅡ.ㅡ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들어가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