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마다 한 페이지 설명으로 단출해서 아쉽다. 중국 『산해경』 같은 신비한 맛도 없고🤨
but 몰랐던 한국 요괴 얘기는 재밌다. 한국 공포 드라마(《전설의 고향》), 영화는 왜 이런 요괴들을 적극 활용하지 못했는가! 신박한 요괴들 많구만. 놀래키기, 처녀귀신과 구미호 우려먹기, 일본에서 수입된 관절꺾기 귀신들만 응용하고 말이지.

E.T.A.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같은 독일 낭만주의 환상문학 캐릭터는 무시무시한데, 저자가 소개하는 한국 요괴는 꽤 익살스럽다. 반쪽짜리 감을 먹은 어머니에게서 반쪽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잘 자라 왕이 되는 ‘감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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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 헤밍웨이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설명과 달리 내 입맛에는 콜드브루 셜록보다 이게 더 부드러운 느낌. 셜록을 너무 진하게 먹었던 걸까;; 미식알못;;
우유에 타 먹으면 좋다길래 샀는데 막상 우유가 없...당장 사러 갔다 왔어요; 우유에 타 먹으니 매우 부드럽군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도 좋고☺️ 담엔 맥주에도 넣어 먹어 보겠어요♡ 역시 알라딘 콜드브루는 마약커피~
근데 헤밍웨이 하면 쿠바인데(모히토 마시며 『노인과 바다』 쓰기) 쿠바 커피가 아닌 건 좀 아쉽네요. (네가 가라, 쿠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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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거짓의 이면 - 『인간 본성의 법칙』 & 《립반윙클의 신부》

 

"이런 지식은 다소 유행이 지났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너무나 수준이 높고, 기술적으로 발전했고, 진보적이며, 계몽된 상태니까 말이다. 원시적 뿌리를 벗어난 지 한참이고, 심지어 인간 본성을 다시 쓰는 중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우리가 지금처럼 인간 본성의 노예가 되었던 적도 없다. 인간 본성의 잠재적 파괴력이 지금보다 더 컸던 때는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사실을 무시하며 위험한 불장난에 빠져 있다.

소셜 미디어만 봐도 그렇다. 감정이 서로에게 전염될 일은 오히려 늘었다.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바이럴 효과(viral effect, 소문 등이 바이러스처럼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 - 옮긴이)를 따라 새로운 이슈가 끊임없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간다. 조작에 능한 지도자들이 우리를 이용해먹고 뜻대로 휘두르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가상 세계에서는 공격성을 대놓고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뒷일을 생각지 않고 우리의 어두운 이면을 펼쳐놓기가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과 순식간에 소통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시기심을 느끼고, 주목을 받아 신분을 상승시키려는 성향 역시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족 본능을 보면 이제는 그 성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완벽한 도구가 생긴 셈이다. 나와 동일시할 집단을 찾아내고, 서로의 메아리만 주고받는 공간에서 내 부족의 의견만 계속 증폭시키고, 누가 되었든 외부인은 철저하게 악마로 몰아서 떼로 몰려가 겁을 준다. 인간 본성의 원시적 측면 때문에 아수라장이 벌어질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어느 개인이나 기관, 기술적 발명보다 인간 본성이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들은 결국에 가면 인간 본성과 그 원시적 뿌리를 반영하게 되어 있다. 인간의 본성은 장기판 위의 말처럼 우리를 가지고 논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무시한다면 그 사람의 손해일 뿐이다. 인간 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패턴 속에 빠져 계속해서 혼란과 무력감을 느끼겠다고 작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ㅡ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나나미가 살아남았다고 해도 이와지 슌지 《립반윙클의 신부》 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나나미는 내내 타인에게 휘둘렸다. sns로 인터넷 쇼핑을 하듯 남자친구를 고르고 적당한 결혼 상대를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거짓의 문고리에 손을 댄 순간부터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녀의 성격 문제도 크다. 학생들이 자신을 놀리는 걸 파악하지도 막지도 능청스레 넘기지도 못했다. 그녀의 소극성 때문에 교사 직업에서 결국 퇴출당한다. 그리고 결혼으로 도피한다. 자신이 정의롭다 생각하는 자들은 나나미 같은 사람에게도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고 말하겠지.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극 속의 나나미는 스스로를 지킬 정도로 이성적이지도 적극적이지도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가르치는 함수가 사회에서 어떤 쓰임이 되는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녀가 필요하다는 과외 학생에게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는 데 안도할 정도의 미약한 자존감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립반윙클도 죽음을 코 앞에 두고도 타인의 성욕을 채워주는 AV 배우 역할로 자존감을 채웠다. 행복에 돈을 지불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던 립반윙클은 자신의 충동과 비이성에 휘둘린 채 삶을 마감했다. 세상에 행복이 가득하다는 말을 바꿔,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에 행복은 없다. 세상은 우리 심리의 반영인 셈이다. 나나미와 립반윙클은 자신의 삶을 제대로 세울 생각도 용기도 없이 타인의 틀에서 적당히 살아왔다. 아무로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았고 그들은 손쉽게 그의 먹잇감이 된다. 그는 나나미에게 은근히 경고도 했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은 1시간 만에 빠져들걸요. 자신감 같은 게 아니라 당신이 저한테 빠진다면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빠져드는 거니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거나 마음이 안 채워진다거나 그런 느낌을 조심해야 합니다."

 

집안에서 낯선 귀걸이를 발견한 나나미는 자신의 의심을 더 신뢰했다(확신 & 확증 편향). 나나미는 남편에게 사실 확인을 하기보다 어떤 사람인지 더 모를 아무로를 더 신뢰해 남편의 외도 조사를 의뢰했다(겉모습 편향). 그는 나나미를 유혹할 수도 있었고 죽일 수도 있었다(실제로 죽이려고도 했고). 적당하게 이용했고 그에게 그녀는 아직 이용 가치가 있다. 나나미에게 급여를 정확히 전해주고 그녀의 새 집에 가구를 선물한 걸로 그가 한편으로는 착한 사람일 거라 생각한다면 우린 스스로의 순진함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나나미는 아무로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어떤 진실도 몰랐다. 립반윙클과 나눈 투명 결혼반지를 생각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쓰다듬는 나나미의 모습은 불안스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나나미는 아무로의 제안에 어디론가 또 보내질 수 있다. 많은 관객이 립반윙클의 생의 마지막 친구가 되어준 나나미의 순수와 낭만성에 취했을 테지만 이와이 슌지는 잘 속는 나나미의 답답할 정도의 수동성, 나약함, 무능력을 끝끝내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녀는 실수와 교훈에 대해 성찰하지 않았다. 아무로가 알려주는 정보만 믿고 남편과 남편의 집안 탓만 하며 자기 연민만 했다. 이혼 후에도 타인이 원하는 역할을 반복하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헤매며 그저 주어진 시간을 살아간다. 그녀 결혼식에 온 가짜 하객들에 끼어 그녀도 가짜 하객 행세를 했듯 제목처럼 그녀는 죽은 자의 신부로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이 영화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우리에겐 디폴트 값이 많은데 죽음과 비이성도 그에 해당한다. 순수는?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듯이 순수와 그 대립쌍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그게 적절히 발휘되고 있는 걸까. 니체가 지적한 우월한 입장에서 가지는 '연민과 동정'처럼 우리는 '순수'도 그렇게 치장하고 있진 않은지 고찰해 볼 일이다. 살아남고 싶다면.

 

 

"우리는 교훈을 배워 같은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가 저지른 잘못을 그다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의 자기 성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럴 때 자연스러운 반응은 다른 사람이나 환경, 혹은 순간적 오판을 탓하는 것이다. 탓하기 편향이 생기는 이유는 내가 저지른 실수를 들여다보는 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수를 저지르면 내가 느끼는 이 우월감이 정당한가라는 의심이 생기고, 자존심에 금이 간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한 일을 반추하는 척 시늉만 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쾌락 원칙이 다시 부상하고 실수 중에서 내 탓이라고 생각했던 작은 부분마저 잊어버린다. 그러면 또다시 욕망과 감정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똑같은 수박 겉핥기식 반성 과정을 거쳐, 잊어버리고, 죽는 날까지 같은 패턴을 반복할 것이다. 사람들이 정말로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세상에 실수는 거의 없을 테고, 누구나 승승장구할 것이다."

ㅡ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자신과 문학 중에 택한 샐린저 - 《호밀밭의 반항아》 & 『호밀밭의 파수꾼』


J. D. Salinger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 유명세 때문에 내게 더 별점을 깎인다. 이 정도가 영미문학의 대표작? 사람들이 호들갑 떨며 순위권에 넣는 책은 내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야겠기에 읽기도 한다. 때론 수긍되고 때론 그냥 그렇다. 이 소설의 인기는 사춘기라는 공감대, 전후 비트 세대를 알리는 선두, 잭 케루악, 찰스 부코스키, 커트 보니것 등의 소설이 그랬듯 주인공의 삐딱함과 거침없음 그런 다양한 것들이 인기에 일조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나왔을 때 유명세는 완성된다.

번역 문제보다 문장 자체가 정말 내 취향 아니다. 사춘기 소년의 심리를 재현했다고 해도 읽는 내내 쳐내야 할 문장들이 계속 보여서 정말 데뷔작 답군, 나는 툴툴대며 읽고 있다.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2017)를 보며 샐린저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다. 작가 사생활에 관심을 안 두는 내 습관이 작품 파악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뭐 살다 보니 이래저래 알게 된다.

 

작가가 되고 싶으나 잘 안 풀리던 샐린저는 홀든 콜필드처럼 여러 학교를 쫓겨나다 컬럼비아 대로 가서 글쓰기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다. 문학잡지 편집자이기도 한 위트 버넷 교수는 그에게 창작의 포인트를 잡아주며 격려와 채찍을 아끼지 않는다. 작가 목소리가 앞에 나오기보다 스토리에 녹아들게 하라는 조언은 백 번 지당하셨지. 버넷 교수는 샐린저에게 묻는다. 아무 대가 없이 혹은 모든 걸 버리더라도 평생 글쓰기에 매달릴 자신 있는가. 그럴 수 없다면 넌 작가가 될 운명은 아니라고. 그때 샐린저는 도망쳤었다. 작가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었던 버넷은 샐린저의 글 속 목소리를 칭찬하며 '홀든 콜필드' 캐릭터로 장편 쓰기를 권한다.

버넷이 칭찬한 샐린저의 글 속 목소리는 '분노' 였을 것이다.

 

"오랫동안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는 예술작품들을 한번 보라. 그 이면에 절제된 분노를 느끼거나 읽어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모두가 너무나 조심스럽고 옳은 말만 하기 때문에 영화나 책이나 혹은 어딘가에서 주도면밀하게 방향을 잡은 분노가 느껴지면 신선한 한 줄기 바람을 쐰 것 같다. 우리의 모든 좌절과 원망을 끌어 모아 펼쳐놓은 것 같다. 우리는 그게 진실이고 진정성이 있음을 알아본다."

ㅡ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단편 몇 편으로 작가계에 들어선 샐린저는 유명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 유나 오닐과 사귀는 기회도 잡게 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샐린저가 참전한 사이 허영심 많은 유나 오닐은 늙은 찰리 채플린과 결혼한다. 18세 여성과의 결혼이라니 잘 알려진 찰리 채플린의 성적 취향을 여기서 또 확인. 샐린저의 이후 삶을 보면 유나 오닐이 그와 결혼을 안 한 건 그녀에겐 다행이었다. 샐린저는 여러 차례 결혼하고 이혼하게 되는데 그게 다 그의 글쓰기 종신 결혼 때문.

 

전쟁 중에도 샐린저는 내내 홀든 콜필드의 이야기를 진행한다. 펜이 없는 상황에서도 머릿속으로. 전쟁이 끝났어도 샐린저는 외상 후 장애가 심해 방황하게 되고 명상을 접하면서 글쓰기가 풀리기 시작한다. 단편소설로 인지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샐린저가 어렵사리 쓴 첫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출판사마다 출판하길 꺼린다. 독특한 캐릭터인 홀든 콜필드에게 공감이 잘 안된다는 게 큰 이유였다. 얘, 혹시 미친 건가요? 소리를 들으며;; 샐린저는 홀든 콜필드가 전쟁에서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다고 말하며 어떤 수정도, 타협도 거부한다. 책이 출판되자마자 대중의 폭발적 인기를 얻은 샐린저는 광적인 팬과 유명세에서 멀어지고자 은둔자의 삶을 선택한다. 출판에 목매는 상업 작가가 아니라 글쓰기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창작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인다. 그즈음 약물, 알코올 중독과 기행으로 자살이나 요절한 작가가 많았는데, 뉴에이지, 명상 문화를 받아들인 샐린저는 구도와 글쓰기의 조합으로 건실히 살아남았다고 해야 할까. 모르긴 몰라도 『호밀밭의 파수꾼』만 읽은 사람이라면 샐린저가 요절했을 거라 많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63년 이후부터 91세로 사망하기까지 어떤 책도 출판하지 않았다.

 


샐린저의 은둔적 삶 때문에 더 세간의 관심을 받았겠지만, 이런 삶을 살게 된 사람의 첫 장편이 『호밀밭의 파수꾼』인 건 참 의외다. 전쟁을 겪은 뒤에 30대에 쓴 소설이 이렇다는 것도.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두고 학교를 쫓겨난 사춘기 소년의 도시 방황.

이후 작품을 더 읽어봐야 할까. 이 책의 어떤 점이 어떤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추측하고 발견하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샐린저는 내게 매력을 주는 작가가 아니란 걸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으며 알게 됐는데-_-)...






 





● 진실과 기만 사이에서 - 《체르노빌》

《체르노빌》은 NBO에서 제작한 역사 드라마다.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경위와 수습 과정을 에피소드 5편에 촘촘히 담았다.

"우리의 기밀과 거짓말이 그 원인이에요. 사실상 그 두 가지가 우리를 정의하죠. 진실이 맘에 안 들면 우린 거짓말을 하고 또 합니다. 그러다 진실이 존재한단 사실조차 잊어버리죠.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있습니다. 우리가 거짓을 말할 때마다 진실에 대한 빚이 쌓입니다. 머잖아 그 빚을 청산해야 하죠. RBMK 노심이 폭발한 게 그 대가였습니다."


ㅡ 핵물리학자이자 진상조사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발레리 레가소프의 대사, <에피소드 5>

결함을 은폐한 채 가동한 RBMK 원자로의 작동 과정과 폭발 원인에 대해 저 문장이 모든 걸 함축한다. 드라마처럼 그가 재판에서 저 말을 한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럼에도 저 문장은 매우 진실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모르면서 아는 척하고, 알면서도 거짓을 일삼는 인간들이 만든 인재였다. 그리고 그 모든 잘못을 대신 겪고 바로잡으려 했던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이 드라마에서는 돋보인다. 피폭 상태였던 발레리 레가소프는 진실 규명과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다 사건 발생 2년 뒤 자살한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부소장이자 수석 엔지니어였던 아나톨리 다틀료프는 사고 발생의 가장 큰 책임이 있었는데 재판에서 겨우 10년 형을 받았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이후 대처를 보면 인간에겐 치러야 할 대가가 아직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대가는 모두가 치러야 할 문제다.

 








프리피야트 생존자 증언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가 많이 참고되었다고 한다.





● 사진으로만 가능한 것 - 비비안 마이어 『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

 

"선택받은 사람, 뛰어난 사람은 자신을 초월한, 자기보다 우월한 어떤 기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내적 필요를 느낀다. 그리고 그 기준의 도움을 만끽한다… 보통 사람과 뛰어난 사람을 구별할 때 우리는 전자가 자신을 닦달하고 후자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지금 상태와 자기 자신에 크게 만족한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뛰어난 사람은… 사실상 노예 상태로 산다. 무언가 초월적인 것에 인생을 바치지 않는 이상, 삶이 무미건조해진다. 그래서 그는 인생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탄압이라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어쩌다 그런 필요성이 사라질 경우 그는 안절부절못하고 스스로를 강제할 수 있는 더 어렵고 시급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원칙을 따르는 삶, 고귀한 삶이다."(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ㅡ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한 사람이 평생 다 전하지 못할 이야기를 사진에 담은 비비안 마이어. 그래서 그녀에겐 인화하지 못한 필름이 그렇게나 많았는지도 모른다. 미처 따라잡기도 전에 또 다른 이미지와 이야기들이 들이닥친다. 창작을 해본 사람은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잘 알 것이다. 그 예술 행위에 알맹이가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무언가를 건져 올리고 자기 시선과 색깔을 담는 자에게 우리는 예술가라는 호칭을 붙인다. 그러나 마이어는 평생 자신의 작업을 숨겼다. 그녀는 자신의 사진 작업을 그저 취미생활이라 했다. 요즘의 '예술', '예술가'의 의미는 참 남루해졌다. 대중의 눈에 띄어 유명해지길 바라고 명예와 부까지 얻는 '직업' 같이 여겨질 때가 많다. '예술'이 '구도'와 비슷했다는 건 잊히고 있다. 타인의 인정을 거부하는 것은 이중의 고통이다. 자신의 작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파악할 척도가 오직 자신뿐이라면 내가 흔들릴 때 그것들은 다 무가 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진짜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업을 의심하지 않았다. 작업에 관해서는 어떤 타협도 하지 않는 고집스러움.

사진에는 그 고집이 시선에서 느껴진다. 상처, 비밀, 위험, 경멸, 모욕 등 피사체가 드러내는 부정적 감정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셔터를 누른 순간이 사진에 각인되어 있다. 사진은 여러 상황을 감당하면서 순식간에 잡아내야 해서 고도의 소양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감수 없이 편안히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예술적이라고 흡족해하는 이들은 예술가가 아니다. 마이어의 사진에는 열정적인 탐구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많이 알려진 사진보다 사진집에는 더 좋은 사진이 많았다. 비비안 마이어 다큐를 봤을 때와 다른 생각의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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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9-08-25 21:42   좋아요 1 | URL
샐린저도 처음엔 출판 한 번 해보겠다고 그렇게 기를 썼지만ㅎ; 정작 작가가 되니 이게 아니라는 갈등에 휩싸이죠. 부나 명예, 외부와의 타협없이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것. 작가든 예술가든 그게 제일 난관인 거 같아요. 요즘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요구도 많잖아요. 먹고 살려니 원고 청탁, 마감에 휘둘리기 일쑤고. 예술도 돈 있는 자가 할 수 있단 소리까지 나오고.
《호밀밭의 반항아》 에서도 아무 대가 없이 혹은 모든 걸 버리더라도 작가가 될 수 있겠는가란 질문에 샐린저는 처음에 도망쳤었죠^^;

겨울호랑이 2019-08-25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취미로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직업으로 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으니, 좋을 것도 같지만 동시에 직업이 되면 무슨 일이든 부담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것은 생계걱정없이 마음껏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연애를 해야하는 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정답은... 상상하시는 그것이 될 듯 합니다.ㅋ

AgalmA 2019-08-25 23:07   좋아요 1 | URL
또 다른 딜레마가 있지요.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먹고사니즘 일을 하는데 정작 일 하느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에 매진을 못 하는 아이러니ㅎ;; 그래서 직장 때려치고 자기 꿈을 찾자는 자기계발서 넘쳐 나잖아요ㅎ; 생계 걱정없이 자기 꿈을 실현해줄 일을 찾자니 일확천금을 노리게 되고 <부의 추월차선> 같은 책들이 거듭 하는 소리죠.

제 경험상 사람은 죽고 못사는 꿈 없어도 살긴 살아진다는 건데, 그게 없음 사는 의미를 못 느끼겠다니 사람의 인생이란 참 복잡하지요-,-);;
사랑인든 일이든 자신, 재능, 라이프 스타일과 맞는 걸 찾아야지 꿈은 이뤄진다!로만 덤벼든다면 삶이 공허해질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타인의 욕망을 투사하는 것도 있으니깐요. 그런 의미에서 ‘롤모델‘ 같은 것도 그리 자랑스럽게 말할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러다 삶의 페이스를 잃어버리는 경우 많이 보잖습니까.

겨울호랑이 2019-08-25 22:36   좋아요 1 | URL
아직 인생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부족함이 많습니다만, 자신의 계획과 꿈대로 되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아야하겠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을 보며 힘들어하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해봅니다.그러다 보면 또 누가 알겠습니까, 잘 될지 ㅋ ^^:)
 
 전출처 : syo > 190814Wed - 190816Fri

 

칸트 에코백을 뿌듯하게 들고 다닐 때도 있지만 가방 욕심은 끝이 없다. 명품 가방(브랜드 가치)이 아니라 가방에 담는 나만의 의미 때문이다.

 

 

독일그래픽 디자인 브랜드 LOQI는 시즌마다 아트 프린트 에코백을 내놓는다. 뭉크 <절규>도 있던데 하나 있으면 고딕스럽고 좋을 듯. 고흐 <별이 빛나는 밤> 프린트는 워낙 유명해서 사는 순간에도 이미 질려 있었지만 가방으로 들고 다니는 건 다른 느낌일 테니^^; 집에 있는 고흐 굿즈랑 콜라보 해보고 싶은 마음에 샀다😁

민음사에서 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표지가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인데 난 책세상 버전을 갖고 있어서 매치 못해 아쉽ㅎ

 

 

 

 

 

 

 

 

 

 

 

 

 

 

산드로 보티첼리 <프리마베라(봄)>

 

 

 

가볍고 실용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온라인 서점 에코백 연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피트 몬드리안 『몬드리안의 방』(2008 초판, 열화당, 절판)

"예술은 주관적 감각과는 완전히 대립하는 비개인적인 것의 조형적 표현"이어야 하며, "우리 내부에 있는 보편적인 것의 직접적 표현이자 우리 외부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의 정확한 외면적 형태"라는 그의 예술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자신의 예술관 없는 예술가보다는 낫다.

내용 없는 형식 없고 형식 없는 내용 없듯이 의식과 무의식이 맞물리는 것에 대해 고민 없는 예술은 화려한 기술에 지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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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1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현란한데??? ㅎㅎㅎㅎㅎ 칸트 에코백이랑은 컨셉 자체가 다르네요. 밤을 통째로 들고 다니는 느낌이겠어요*-*

AgalmA 2019-08-19 00:26   좋아요 0 | URL
고흐는 특히 모으게 돼요. 고흐 그림의 어떤 특징이 이토록 신경자극을 하는지 모르겠어요ㅎㅎ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그대는 책을 사랑해 사시겠습니까?

주례 알라딘을 보며 네(속으로는 '그래!' 반말)라고 울먹이며 말한다.

 

 

 

 

• 파리 리뷰 인터뷰집 『작가란 무엇인가』(1~3권)를 인상 깊게 봤고 필사도 많이 했기 때문에(별 ★★★★★ 줌) 60년 결산 파리 리뷰 인터뷰집 『작가라서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는 도서관 이용이 아니라 직접 구매.

이 책도 읽자마자 밑줄 퍼레이드! ㅋㄷㅋㄷ은 덤~

 

"역시 몇 년 전 일인데, 한번은 프란츠 클라인이 (다른 친구로부터 적의는 없었고 그저 강렬하게) 질문 세례를 받다가 마침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글쎄. 자, 내가 만일 '자네'가 아는 것을 그린다면 자네는 마냥 지루할 걸세. 내가 자네에게 한 말을 또 할 때처럼 말이지. 내가 만일 '내'가 아는 것을 그린다면, 지루함은 내 몫일테고. 그러니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그린다네." 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모르는 것을 씁니다. '소통'은 시간을 많이 들여 정의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과연 저는 맹인이 앞을 보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게 제 머릿속에 늘 있었던 질문입니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독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읽는 행위입니다. 사람들이 제 시를 절절히 공감하며 읽을 때, 그들은 저와 '함께' 읽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소통'이란 정보를 가르치듯이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서로 주고받는 느낌입니다."

ㅡ 로버트 크릴리, 파리 리뷰 『작가라서』

 

 

 

 

 

 

 

 

 

 

• 허먼 멜빌 『그래픽 노블 모비 딕』(문학동네)

어후, 귀퉁이가 찌그러져 오면 어뜩해T^T 비닐도 안 뜯은 걸 중고 만드시네. 으흑.

8월은 모비 딕 굿즈 모으기의 달~

작가정신에서 나온 김석희 번역『모비 딕』을 e book으로 가지고 있다. 종이책은 범우사 『백경』으로 읽어서 이번에『일러스트 모비 딕』을 구매했다. 그림책이 아니라 소설 전체가 다 있다보니 벽돌 책. 록웰 켄트 일러스트 삽화랑 같이 보니 운치가 배가된다😍 다시 읽어도 명작이다!

 

 

 

 

 

 

 

 

 

 

 

 

 

 

김혜순 : "죽음을 잊어버린 시인은 죽은 시인입니다. 시인의 감수성이란 말은 ‘죽음을 잊어버리지 않은’ 자의 감응력일 겁니다. 시인, 작가가 된다는 것은 죽음이 자신을 맴도는 것을 목격하는 일입니다."

정용준 : “시란 너무나 분명한 현실의 사물들을 불분명한 시의 이미지란 곳에 갖다놓음으로써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다.” “제 시의 죽음이란 물리적인 죽음이라기보다는 우리를 죽게 하는 죽음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세요. “우리를 죽게 하는 죽음”이란 문장을 오래, 많이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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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 "시는 자신의 질병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질병을 보러 가는 일인지도 모르지요. 혹은 신에게 드릴 것이 없어 자신의 질병을 바치는지도 모르지요. 무당도 그리하지 않습니까? 아픈 자가 아픈 자를 보러 갑니다. 시의 독자들이 시는 위로를 하고, 치유를 하고 그런 것이라 하지만, 성경에 보면 예수도 나는 “검을 주러 왔노라” 하지 않습니까? 시를 쓴 시인에게 시는 검이자, 질병입니다. 그 질병이 기괴한 우리의 사랑이지요."

김혜순 × 정용준 인터뷰 <어느 시간의 맥박들> 중, 《Axt》 

 

 

 

 

2019. 7.8 《Axt》에서 김혜순 시인의 인터뷰는 역대 《Axt》 인터뷰 중 최고였다.

 

 

•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그래서 오랜만에 산 김혜순 시인의 시집.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수상시집'

 

지하철 출근길에 쓰러진 적도 있었다는 김혜순 시인은 안산 서울예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니 세월호 관련해 죽음 주제에 더 천착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얘기는 김혜순 시인만큼 잘 할 수 있는 분도 없을 거 같고.

 

「나비 - 열하루」

네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방법은 이와 같다

유리창에 대고 입김을 불어본다

왼쪽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

탄생이란 항상 추락이고

죽음이란 항상 비상이라 하니

절벽에서 몸을 날려본다

매일매일 너는 지면紙面을 향한 추락인가? 비상인가?

한쪽 발로 선 나비가 다른 쪽 발에 빨간 잉크를 찍어 종이에 편지를 써본다

엄마 : 설마 너 태어나자마자 웃는 거야?

너 : 아니 웃을 수 있는가 보는 거야!

추락이 시작되면 비명의 비상도 시작한다

심연의 가장자리가 무한히 떠오른다

네 날개가 물 위에 퍼지는 파문처럼 일시에 지펴지고

너는 이제 너에게서 해방인가!

네 발에는 발자국이 없구나

네 기쁨에는 호흡이 없구나

네 편지에는 이름이 없구나

너는 눈물 속의 소금처럼만 하얗게

너는 바람 속의 하품처럼만 아 아 아 아

너는 사생활조차 없는 현기증인가?

너는 이제 너무 가벼워서 절대로 추락할 수 없는

오직 저 심연 맨 꼭대기 층의 파문에 이은 파문!

 

 

 

• 중고도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시처럼 낭독되는 철학

 

 

 

 

 

 

 

 

 

 

 

  

☆ 알라딘 굿즈 / 8월 알라딘 굿즈

• 본투리드 북 커버(PU 지퍼형. 오디세이아, 4500원)

기존의 북 커버들보다 커서 600페이지가 넘는 『작가라서』 양장본도 거뜬히 들어가 맘에 든다.

무겁지 않고 PU라 천 커버보다 관리가 더 쉬울 거 같다.

 

 

• 본투리드 400 머그 - 맨스필드 파크 퍼플(2,000원)

알라딘 때문에 집에 컵이! 컵이! 컵이!

 

 

 

 

• <데미안> 미니 러그(3,000원)

현관에 깔려고 했더니 미니가 아니잖아-ㅁ-)"

 

 

 

 

• 썸머 블랭킷(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3000원)

인견 스타일에 부드럽고 거의 이불 크기라 무척 마음에 든다♡ 그라데이션 유리컵 안 하고 이걸 사길 잘한 듯! 색상도 차분한 파스텔 보라빛이라 더 맘에 들고. 선택 화면에는 왜 회색으로 나왔지-,-)?

 

• <모비 딕> 변색 유리컵(3,000원)

찬물만 담아서는 변색이 안 되네. 빨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해서 이 컵에~

우리 집 완전 고래 판🐳🐳🐳🐳🐳

 

 

 

 

 

📎

다른 실험에서는 사소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연구 대상이었다. 실험 결과 ‘교수’, ‘지적인’ 같은 단어를 미리 접했던 사람들은 ‘축구장 난동꾼’, ‘어리석은’같이 덜 고상한 표현들을 접했던 사람들보다 지적인 과제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이렇게 볼 때 농구선수들이 상대팀에게 퍼붓는 온갖 험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효과를 발휘할지도 모른다. (중략) 예비 효과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심대하다. 예컨대 문화적 편견이 특히 두드러진 상황에서 소수집단의 행동은 예비효과 때문에 더 악화될지 모른다.

 

개리 마커스 『클루지』(2019, 갤리온)

 

• 『정리하는 뇌』 & 『클루지』

대니얼 J. 레비틴 『정리하는 뇌』(2015, 와이즈베리)와 개리 마커스 『클루지』(2019, 갤리온)를 번갈아 읽으니 비교 거리가 많다. 두 책 다 여기저기서 많이 본 이론의 종합인데 , 두 책 다 대니얼 카너먼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가 나의 세계의 한계"(『논리 철학 논고』)라고 했다. 두 책을 읽으며 더욱 동의하게 되는 말이다.

 

 

 

 

 

 

 

 

 

 

 

 •  최재천, 장대익 서문부터 감동이 밀려오는 다윈 포럼 기획 『종의 기원』

 

한손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에 금빛으로 번쩍번쩍⭐

들고 다니면 폼 좀 납니다😁 패션의 완성은 손에 든 책~이라고 생각하는 1인/ but 스크래치가 잘 생기는 게 속상합니다. 

 

사무실에 기독교인이신 분이 이런 책 읽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해서 잔잔한 충격)  이런 현실이 아주 없는 날이 오긴 할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사랑하게 된다.

 

 

 

 

 

지난 달에 크레마 사운드 업 샀는데 답답해서 미칠 거 같다. 『모비딕』E book을 한 번 열어본 뒤로는 당최 열리지 않는다ㅜㅜ 이러니 새로 나온 크레마 카르타 G에 대한 호감이 전혀 안 생긴다.

 

 

 

 

 

 

 

 

 

 

 

주말마다 알라딘이 동네 알라딘 중고서점 2만 원 이상 3천 원 할인쿠폰을 줘서 계속 가게 된다ㅠㅠ

제발, 그만해...흑흑 하면서도 절판, 우리 동네 도서관에 없는 책 위주로 구매.

어디를 가도 뚜렷한 내 취향ㅎㅎ;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올(사피엔스21), 2010)

- 비트겐슈타인의 말발, 논리에 늘 탄복ㅎ

 

•  콜린 윌슨 『아웃사이더』(범우사, 1974년 초판 나옴, 2009년 3판 6쇄)

- 얼마전 어느 유저가 이 책 얘기를 해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나온 지 오래된 책이고 거론되는 문학작품이 다 고전이라 새로운 아웃사이더론 책이 나와야하지 않나 싶다. 혹시 내가 모르는 건가ㅎ

 

•  쿠르초 말라파르테 『망가진 세계』(문학동네, 2013, 인문서가에 꽂힌 작가들)

 

동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건 눈물을 머금고 포기😢

 

2만 원 이상 구매 시 살 수 있는 본투리드 휴지통... 은 사지 않았다. 비싸고 거추장스러운 짐덩이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지난번 산 걸로 만족.

알라딘굿즈 아웃사이더가 되어 보라고! 그건 어려울거야😔💦 안 사는 때는 있어도 한 번만 산 사람은 없는 알라딘굿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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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8-18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라서> 도서관에 신청해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아갈마님 평, 특히 ㅋㄷㅋㄷ 읽으니 그냥 구입해버릴까, 너무너무 고민되네요. ㅠ
전 북커버 천으로 하려고 하는데 PU가 관리가 편하나요? 그럼 저도 아갈마님 따라 PU 구매할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종의 기원> 폼납니다.

AgalmA 2019-08-19 00:29   좋아요 0 | URL
『작가라서』 10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여기까지 밑줄이 30개 정도 됩니다-,-a 읽어 보시면 사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드실 걸요ㅎ 『작가란 무엇인가』 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바로 사버렸죠^^ 필사하기 귀찮은 것도 있고ㅋㅋ 300명 넘는 작가의 말,말,말이라 확실히 다채로와요.

패브릭 북커버 이미 많기도 하고 이것저것 써보니 물기에 약한 게 흠이에요. 커피 얼룩 생긴 것도 있고ㅜㅜ 비올 땐 책이랑 커버랑 다 걱정이 되고ㅠㅠ 이번 PU 커버는 지퍼로 전체 커버가 되니 가장자리 걱정도 덜하게 되어서 저는 무척 만족스럽니다👌

<종의 기원> 세부적인 부연 설명을 장대익 교수가 꼼꼼히 해줘서 좋아요😊 블랙에 금빛이라 밖에서 들고 다니면 성경처럼 보여요ㅋㅋ

단발머리 2019-08-18 18:15   좋아요 0 | URL
아하..... 일단 <작가라서> 구매 결정하기로 하구요.
얼룩과 가장자리 걱정하시는 마음이 저랑 꼭 같아서 북커버도 아갈마님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크레마 사운드 업 어느 점이 답답하신지 궁금합니다. 전 크레마 사운드 사용자이구요.
왠지 댓글이 알라딘 1:1 고객 상담 분위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galmA 2019-08-19 00:31   좋아요 0 | URL
제가 뭔가 특별한 걸 원하는 것도 작동한 것도 아니거든요.
있는 책 열어 보려는데 『모비딕』만 안 열리지 뭡니까.
yes 24 구매와 알라딘 구매 차별하는 건지 뭔지;; 뭔가 이상한 충돌이 생긴 것 같아요. 껐다 켰다 아무리 해도 안 되고 포멧했다가 다시 해보려고요ㅜㅜ

겨울호랑이 2019-08-18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트겐슈타인의 수학 세계에 먼저 입문하셨군요!^^:) AgalmA님께서 등반로를 개척하시면 편하게 뒤따라 가보렵니다.ㅋ 지난 주말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아내와 연의와 함께 갔더니, 두 분은 바로 굿즈의 세계로 입문하는 것을 보고.... 굿즈 바이러스의 놀라운 전염성에 새삼 탄복합니다.ㅋ

AgalmA 2019-08-18 10:59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수식은 많지 않아서 샀어요. 레너드 서스킨드 <물리의 정석> 책 2권은 하나 가득한 수식보고 기가 질려서 사질 못했거든요ㅎ; 이런 책 등반은 겨울호랑이 님이 제격이죠ㅋ 끌리는대로 쫑알대는 저는 정식 리뷰 강사 능력이 없는걸요😅

가족과 알라딘 중고서점 나들이... 위험한 짓을 하셨군요ㅎㅎ; 갈 때마다 ˝이건 사야 돼!˝ 탄성과 요구로 가득한 채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동의를 구하는 분들 보거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