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플에 대한 단상

기본적으로 상대의 이웃 신청은 다 받는다. 내 무언가가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면 고맙다는 뜻에서다. 처음엔 그저 뉴스처럼만 보고 아무런 반응도 소통도 하지 않는 데 불만이었지만 이 또한 상대에 대한 내 욕심이려니 하고 그런 부분에선 마음을 많이 비우고 있다. 섭섭함 같은 감정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상태라고만 말한다. 나 또한 그만큼 상대에게 보답해야 할 테니 어쩌면 다행인지도?

기존에 상주해 있는 서재 마니아들에겐 계기가 생기지 않는 한 꽤 시간을 둔 뒤 이웃 신청하는 편이다. 화재의 서재 글로 꾸준히 올라오니 굳이 이웃 신청을 할 필요를 못 느끼기도 한다.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낸 사람들이라 그들의 패턴이라는 게 있는데, 그 패턴들이 나와 맞지 않는 게 많으면 방대한  리뷰와 페이퍼들을 일일이 보고 반응을 안 하기는 어려워 이웃 신청을 주저하는 점도 있다. 나는 피드백을 좀 많이 하는 편이라 에너지 소모가 많다. 안 하려고 해도 어느 순간 댓글을 쓰고 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의견 다툼과 마음 상함을 서로 겪게 되면 그냥 지나칠 걸, 시작하지 말 걸 하며.... 마음고생이다. 이 글도 쓰고 나서 지울까 말까 엄청 고민했다. 아, 성격을 고쳐야 되나....

북플 처음 왔을 때 로쟈님께 이웃 신청 안 하고 있을 때였다. 같은 책인데 여기저기서 읽고 싶어요 쇄도하는 현상이 뭣 때문인지 한참 궁금해하다가 화제의 서재 글에 로쟈님 글이 뜨면 아, 한 적이 많아서 결국 이웃 신청ㅎ 더 결정적 계기는 정확하게 잊어버렸네;
아무튼 묻혀있는 글, 마니아들을 찾는 게 더 흥미롭다.

북플 이용자에 대한 개인적으로 불만은 아주 사소한 단상을 읽고 있는 책 이미지 딸랑 첨부해 올리는 행위다. 소통이라기 보다 배설로 보인다. 북플은 트위터처럼 그런 걸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시스템이기에 내가 너무 예민하고 완벽함을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사람들이 이곳에 온 요인 중 다소 이기적인 이유 `지식과 정보`를 나 또한 바라고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 중요하다. 정보를 제공하는 노동자로 있고 싶은 사람은 없다. 수입이 또 된다면 모르지만. 이에 대해선 thanks to라는 것이 있어서 일부 사람들은 더 많은 노출을 꾀하고 실제 성과도 얻는 것 같다. 그것이 생활비를 버는 정도 된다면 나는 가타부타 말할 수 없겠다. 어쨌든 노력의 대가라면.

이곳에 인구 유입이 늘수록 책에 집중된 글보다 사담 같은 개인 sns가 돼가는 것 같아 어떻게 정착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어쩌다 그런 식이 아니라 기조가 될 정도로 확산이 우려되어서 하는 말이다. sns와 포탈과 커뮤니티는 사실 이런 개인성들이 모여 활성화되고 커 온 걸 테니 오히려 핵심이기도 할 것이다.
어제 나는 `중심이 없다`라는 글을 올리고 나서 고민이 많았다. 정영문 <겨우 존재하는 인간>이라는 소설의 장점을 알리기보다 내 감상에 더 치우친 글이 아닐까 싶어 글을 내릴까 많이 망설였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자와 더 자유롭고 싶다 속에 여전히 고심 중이다. 처음부터 놀이터로 삼았어야 했을까.

이웃이 늘면서 이웃의 읽고 싶어요/읽었어요 별점 등이 스팸메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북플에 들어오면 그걸 계속 지우는 게 일이다. 나는 대부분 독자적으로 체크를 하고 이웃에게 날아가기 전에 얼른 지운다. 어쩌다 꼭 소개해야 될 책이다 싶으면 그냥 둘 때도 있다. 내게 매일 전달되는 상당 부분은 내 취향과 맞지 않지만 체크를 못한 이웃에게는 도움이 된다든가 읽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지도 모른다. 내가 마음을 움직이게 되는 것은 그렇게 날아오는 책이 아니었다. 일상적 감상이 주가 되는 리뷰도 아니었다. 책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거기서 자신이 얻은 지식을 다른 것들과 연결까지 해보는 노력과 자세가 엿보일 때다. 이것이 리뷰 쓰기, 글쓰기의 기본이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을 왜 읽는가 하는 점과도 직결된다. 단지 좋은 문장 몇 줄, 감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 잖은가.
글쓰기에 대한 고심이 아니라 책과의 교감과 그를 통한 사유에서 리뷰는 자연스레 나온다. 고통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읽어나갈수록 리뷰는 더 풍부해지고 자기만의 글쓰기가 되어 간다. 다른 이의 평가는 이후 문제다. 그런 과정에서 누군가는 작가가 된다.
누구나 작가처럼 심혈을 기울여 쓰자는 뜻이 아니다. 흥미, 필요, 감상, 허세 등 수많은 것들이 소용돌이치는 이 공간에서(나를 제외하지 않는다) 나는 어떻게든 성장하며 자유롭고 싶다. 책과 글이 우선인 건 변함없다. 서로 표현은 달라도 본질적으로 당신도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또한 우리는 어떤 식으로 해야 바람직한 지 계속 갈팡질팡 아닌가. 다 내 착각인가?
지금도 나는 의견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상대방이 공격이나 훈계라고 생각하면 도리가 없다.



§§ 복권과 미룸

친구랑 밥을 먹으며 복권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했다. 돼지꿈, 조상꿈이 복권당첨되는 꿈이 아니라 그런 꿈을 꾸는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일이 많기 때문에 당첨확률이 더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확률은 어차피 반반이지만 복권을 어쩌다 사는 사람과 꾸준히 사는 사람 중 꾸준히 사는 사람의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오늘까지 뭔가 신청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나는 또 미적대다가 기한을 넘겼다. 습관을 병으로 실패로 만들어가고 있는 인생, 이런 내가 누굴 가르치겠나.

이런 시점에서 위르겐 쉐퍼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위로와 심리적 발견을 던져주는데, 이걸 핑계삼지 말아야할텐데 걱정이 살짝 된다.
내가 흔히 하는 생각이 `아포페니아Apophenia`(서로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나 정보에서 규칙성이나 연관성을 끌어내려는 인식작용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명명되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 외에도 일상과 연결된 심리학을 적절히 잘 가져온 쉽고 좋은 책이란 생각을 한다.

레나타 살레츨 <불안들>을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는데, 이 책이 2004년도에 첫 출간된 만큼 911테러, 이라크 전쟁, 사스 등을 언급해나가는 초입에서부터 지금과 너무 닮아 아니 더 나쁘게 변함없다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게 돼 마음이 무거웠다.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비교. 여성적으로 보이는 신경증(끝없는 의심)과 남성적으로 보이는 정신병(독단적인 자기확신). 여성에게 강요된 복종과 종교성, 내가 북플에서도 매일 보고 있는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과도한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우리들의 결여....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리뷰가 선뜻 내키진 않는데, 내 앎이 진짜인지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정리가 필요하긴 할 것이다.
<불안들>은 정신분석 학술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레나타 살레츨을 읽어보려는 사람에겐 사회적 시선이 심층화된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더 추천하고 싶다. 두 책이 맥락은 비슷하니까.


마음 어지러움과 그래도 도움되는 정보는 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쓴, 괴상한 글이 되어 버렸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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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안의 기후 변화 속에서
    from 공 음 미 문 2015-06-22 04:50 
    § 불안, 안녕? 책을 읽을 때는 기분이 많이 울적했는데, 정리를 하다보니 내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게 돼서 오히려 생각이 튼튼;해졌다. 이 맛에 리뷰를? 1장 [서론] 그동안 인류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주었고 지속적인 불안 요인은 폭력(전쟁, 테러, 각종 범죄), 질병(바이러스), 환경(지진, 쓰나미 등), 경제 불황이라고 생각된다. 서론에서 레나타 살레츨은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한다. ①(돈, 사랑 등이)
 
 
수이 2015-06-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설 이야기에 푹 찔렸어요 ㅠㅠ 자제하겠습니다...

AgalmA 2015-06-20 01:51   좋아요 0 | URL
야나님이 짧은 푸념글 올릴 때조차 이미지 하나, 인용 문장 하나 정성스레 고민하신다는 거 압니다. 또 거기서 소통하는 이웃도 많다는 거 알고 있고요. 제 의견보다 야나님의 소신에 더 중점하시길^-^)...제가 그런다고 야나님을 미오😿하겠습니까 :)

2015-06-1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0 0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06-20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번 저려오는 다리를 주무르며... ^^;; 잘 읽었습니다용~하하;;;;

정성들여 쓴 글들을 쉽게 읽고 지나치는 것에는 허무함이 느껴지고, 상념 배설식의 글들을 보면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이, 가끔 북플로부터 거리감을 필요로하는 것 같다가도 특정의 이웃들의 글들이 역시 보고싶어서 어느샌가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북플이란거 참 묘해요 ㅜㅜ

Agalma님의 감정소모가 대단한 것이라고 추측해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ㅜㅜ 음... 식상하지만... 지치지 않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ㅜㅜ 힘내십시오♡

AgalmA 2015-06-20 17:43   좋아요 0 | URL
하얀이님 다리는 왜^^;;
정성과 상념이 오락가락하는 거 같은 제 글은 어디쯤일까요ㅎ;;;
네, 저도 거리두기에 대해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이러다 죽도 밥도 안 될 거 같아서;

위로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하얀이에게님 글 보면 에너지 소모 엄청나겠구나 싶던데 님도 기운 잃지 마시길/

돌궐 2015-06-20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NS에 배설이 있다고 해서 그걸 막을 수는 없죠. 또 누가 보기엔 배설이라도 다른이가 보기엔 문학일 수도 있잖아요.
`코리아헬스로그`라는 의료 정보 사이트를 혹시 아세요? 의사 양광모 씨가 운영하는 건데, 이 분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하도 잘못된 의료지식이 떠돌아 다니길래 고민하다가 이것들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으니까 차라리 양질의 정보를 생산하고 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하죠.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2720.html)
저는 그 사례를 들은 이후 인터넷에서 (제가 그나마 잘 아는 분야에서) `옳은 정보`를 더하자고 생각했었습니다. 서재 활동을 시작하고, 북플에 가입한 것도 제가 짧게나마 쓴 리뷰나 페이퍼가 어느 누구에겐가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문득 검색한 책의 리뷰를 읽고 저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아왔듯이요.

그리고 배설글들도 그 나름 재미지지 않습니까? 마음을 좀 더 열어 보세요. 뭐 이 혼돈으로 점철된 우주 속에서 보면 플라톤이 써도 배설이고, 공자가 써도 배설 아니겠습니까. sns가 우리 맘에 딱 맞게 굴러갈 리가 없지요.ㅎㅎ

AgalmA 2015-08-09 00:53   좋아요 0 | URL
제가 저렇게 쓰긴 했지만 언어나 표현에서 소통과 배설의 구분을 명확히 가르긴 어렵다는 거 알고 있어요.
사람이 늘 고도의 신경을 써서 표현해야 한다면 바로 스트레스이기도 하고.
제 우려는 배설식이 너무 만연할 시 좋은 인재들이 이탈하는 점을 우려하는 겁니다. 블로그, 카스, 커뮤니티 등등 각종 인터넷공간이 그런 식으로 사장 분위기가 돼가는 걸 봐와서 이제 초창기인 북플은 생각하고 책 읽겠다 하는 사람들 모인 곳이니 서로 그런 걸 살펴보자 그런 뜻입니다. 기존의 서재도 그렇게 침체분위기였다는 소리도 들었었고.
모든 자연이치가 그런 것인데 제가 참 오지랍인 거 압니다; 가끔 이렇게 말할 수 없는 걸 말하는 충동에 휩싸인단 말이죠;
양광모 씨, 돌궐 님 취지 좋네요. 박수 보냅니다. 대가 없이 꾸준히 남을 위한 도움 or 선행 쉽지 않으니까요.

여하간 제 삶에 지장이 갈 정도로 북플에 애정을 쏟는 거 이제 좀 자제하자 싶어요ㅎㅎ 제 수양이 더 시급한 거 같아요

CREBBP 2015-06-20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북과 카스처럼 되어 간다면 북플을 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전 이웃이 많지 않다보니 사실 정보성 글은 핫에서 얻게 되더군요. 알라딘이 좋은 건 좋은 글을 알아보는 자정 시스템이 어느 정도는 정착된 것 같다는 제 판단 때문인데.. 가끔 생각없이 배설한 글도 핫에 뜨는 걸 보면 친구 시스템이 양적 팽창 소위 인기도와 좋아요 상호 눌러주기 시스템 같은 게 점점 커지고 있는 거 같기도 해요.좋아요를 많이 누르고 많이 받고

CREBBP 2015-06-20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다보면 친구수와 좋아요 많이누르는 사람의 글이 늘 자주 핫에 뜨고 결국 쓰레기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바램은 아무리 사람이 좋더라도 아무리 그 사람이 내가 올리는 글마다 좋아요를 눌러준다고 해고 사람들이 단지 글 좀 읽어보고 좋아요를 눌러줬으면 해요좋

AgalmA 2015-06-21 03:3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가끔 좋은 정보글이 화재의 글로 올라오면 기쁘죠.
친구시스템, 의리로 정으로 눌러주기 이런 거 보면 꼭 정치판 같거든요... 학벌, 지연, 우리가 남이가 등등. 폄훼하려는 말이 아니라 사회라는 이 시스템이 이렇게 작은 곳에서도 확연히 느껴진다는 건 뭔가 뼈아프면서 먹먹하게 하는 구석이 있어요.

또 안타까운 건 좋은 글이고 정성 가득한데도, 글이 길거나 어려운 내용이 가득하면 사람들이 호응을 잘 안 한다는 거죠. 재밌는 건 그런 글의 작성자는 대개 활동성있는 분이 아니라서 서로 상호관계가 돈독하지 않기 때문에 좋아요를 안 누르고 그냥 읽고 만다거나 나중에 차차 읽고 나서 좋아요를 누른다거나 해서 핫으로 떠오를 기회를 놓쳐서 오프로 떠오르지 못할 때 안타까워요. 제 오랜 관찰 속에서 나온 보고입니다.

이또한 어쩔 수 없는 사람간의 역학이라....

에이바 2015-06-20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좋아요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리뷰나 페이퍼에도 별점 평가를 도입하고 싶단 말이죠. 때로는... 하지만 책에도 점수를 후하게 주는데 이웃들 글에는 그럴 수 있나 싶기도 하고. 뭐라 할 말이 없을 땐 좋아요만 누르지만 왠만해선 댓글을 답니다. 가끔 벅찬 댓글을 달 때가 있는데 그럴 땐 감정과잉이었나 생각도 해요. 좀 부끄럽기도 하고. 북플을 하면서 알라딘으로 왔는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더군요. 오랫동안 서재를 지켜오신 분들의 사유를 훔쳐보는 재미도 있고 저의 부족함도 많이 알았지요. 그래도 친구신청은 제 맘대로^^;;; 일단 좋아요를 몇 번 누르고 합니다. 물론 읽고요.. 좋아요를 누를 때는 읽고 누르기 때문에 가끔 읽은 글인데 몰아서 좋아요 누를 때도 있어요. 어떤 날은 누르지 않아요. 코멘트하기 힘들 때 아예 읽지 않은 척... 웃기죠 저는 글에 <책 얘기>를 위주로 하려고 하는데, 일상이 가끔 끼어드는 기분입니다. 저도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데, 가끔은 허세같이 느껴집니다. 지적 허세요. 아갈마님의 글에 많은 공감하고 갑니다.

뭐랄까, 좀 큰 틀에서 사유하려는 태도... a를 a로만 보는게 아니라 a~z까지 보는, 시야가 넓은 사람. 제 맘 속 아갈마님은 참 멋진 사람이에요. 공음미문 서재에 오면 많이 지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 힘들어 맘이 착잡해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거 아시죠? 하트 뿅뿅

근데 그런 건 좀 있어요. 아갈마님의 아카이브가 넓고 깊고, 축적된 사유에서 골라서 말씀하는 느낌? 어떤 기분이냐면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데... LP레코드가 뺵빽한 방이 있단 말이에요. 말이 방이지, 하나의 건물 도서관 같은... 그 곳이 아갈마님의 사유창고라 하면, 그 수많은 레코드 중에 하나를 골라내, 읽어내는 거란 말이죠.. 마치 오스틴이 2인치의 상아를 세공하는 그 아름다움이랄까... (물론 오스틴의 세계는 좁았습니다만) 그런데 그 LP라는게 장인이 만든 작품이에요.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고민을 해야 하죠. 한마디로 사유를 이끌어낸다는 거예요. 그냥 단순한 언어 축지법이 아니라요, 참으로 좋아요. 오늘의 글은 무지 쉽지만(취소 레나타 살레츨 어려워요) 철학이 담긴 글들을 볼 때는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거죠. 아갈마님의 보물을 얼른 받아먹는 사람으로서는 염치없는 말입니다만 정말정말 감사한다는 거...

바쁜 와중에도 아갈마님 글은 꼭 본답니다. 제 흔적이 없어도 언제나 지켜보고 있어요... 후후후 제가 서재 들어오면 공음미문에는 꼭 온다는...

AgalmA 2015-06-21 03:30   좋아요 1 | URL
에이바님의 벅찬 댓글 저 좋아합니다☺️ 다른 서재에서 어, 에이바님 방언 터졌네 하며 웃으며 볼 때 있죠ㅎㅎ;

지적허세, 저도 공감해요. 지금도 배설글 쓰지 말자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완전 훈장질이죠. 신영복 선생님이면 얼마나 멋지게 말씀하셨겠는가! 하며 제 능력부족을 탓할 밖에...ㅎ;;
아카이브 말씀하셨는데 네, 저도 제 포커스에 갇혀 말하는 한계가 있다는 거 압니다;; 이곳 이웃이 주변을 살피게 해 주셔서 고맙기도 하고요.
에이바님도 말할 수 없는 보물을 주시죠. 사실 우린 다 보물같죠. 서로 상처입고 실의에 빠져 빛을 잃을까봐 염려해요.
슈크림 가득한 격려말씀 고마워요 ^-^/

카야 2015-06-20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읽고 있어요 읽었어요만 누르고, 다른 사람들 글만 읽고 쏠랑 북플을 나가는 한 사람으로서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누굴 지목하신 건 아니겠지만 Agalma님의 유령친구로서요.ㅎㅎ 심혈을 기울인 분석, 나만의 지식, 다른 부분과의 연결이라...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만ㅜㅜ저도 이렇게 해봐야지 다시 한번 다짐해보네요. 오늘도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라요^^

AgalmA 2015-06-20 19:02   좋아요 1 | URL
에고, 뭔가 조른 듯해서 죄송한데요? 맘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 그랬다 하는 소회를 밝힌 정도...
유령친구 가끔 만나면 이렇게 반가운 거군요! 유령친구가 요즘 뜸해서 잊고 있었습니다. 고마워요ㅎㅎ

저기 본문에 밝힌 `아포페니아`가 잘만 쓰면 좋은 도구가 됩니다.
A와 B는 왜 다르면서 왜 이 점은 같은가....이런 물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혹은 싫어하는 재료들을 섞어보면 재밌는 글쓰기가 되죠. 일단 내가 재밌어야 글쓰기도 재밌지 않겠습니까^-^ 가뜩이나 힘든데...

숨비님도 주말 잘 보내시고 재밌는 일상 만들어가시길 빌어요/~

cyrus 2015-06-20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로쟈님을 친구 신청을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그 분의 글은 굳이 찾지 않아도 매일 볼 수 있으니까요. 로쟈님의 책 소개도 신뢰할만한지만, 저와 같은 ‘독자’로서 이웃 관계인 분들이 소개하는 책을 더 관심 있게 보는 편입니다. 그 덕분에 독서를 하는 데 있어서 관심 분야를 넓힐 수 있게 노력하게 되고, 긍정적으로 자극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북플에 지나치게 접속하는 것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북플 이웃 50명 중에 20명은 글을 남기는데, 사실 이 글을 하루에 읽기도 벅찹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면 긴 글은 3분 이상 읽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글을 길게 쓰는 편입니다만, 스마트폰에 익숙해져서 5년 전에 알라딘 서재로 접속해서 글을 읽던 시절에 비하면 긴 글을 집중해서 읽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모르거나 관심이 적은 분야의 책을 소개한 서평은 일부러 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웃의 글을 읽고 생각나는 말이 있으면 무조건 남기는 편입니다.

저는 이미 인터넷 카페나 SNS의 유령친구의 존재에 대해서 익숙해져서 ‘좋아요’를 안 누르거나 댓글을 안 남겨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예전에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내적으로 고생한 적이 있어서 그냥 체념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짧은 글로 배설하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칩니다.

AgalmA 2015-06-21 03:27   좋아요 0 | URL
cyrus님은 참 재밌는 분입니다ㅎ
북플 이웃이 그 정도밖에 안 되십니까? 믿을 수가 없군요!
그럼에도 여러 서재 가면 cyrus님 댓글이 꼭꼭 있는 거 보면 이 분은 어떻게 이렇게 다 하시지 신기해 합니다.

유령친구에 대한 체념이야 늘 하지만 사람의 외로움이라는 게 그리 쉬이 사라지는 게 아니잖습니까.
이래저래 저도 계속 마음 수양 노력 중입니다.

오쌩 2015-06-21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이 글보니,느끼는게 많네요.
저는 그렇게 열심히 리뷰를 남기는 편은 아니지만,아갈마님을 비롯해 글뿐만 아니라 피드백도 잘 해주시는 분들은 감정소모가 굉장히 클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복잡하고 피곤할걸 싫어해서,이웃도 70명정도네요.어느순간 친구신청을 안받게되더라구요.
사실 이것도 많은편아닌가 생각들기도 해요ㅎ 댓굴이나 호감표시하는 분들을 취소하기도 그렇고요.
그래도 아갈마님을 비롯해 온몸으로 글쓰고,열심히 읽어대시는 분들 덕에 전 많이 얻어갑니다.
이웃의 좋은글이나 뽑아먹을거는 따로 복사하거나 비밀글로 공유해놓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ㅎ
짧은글 밖에 남기지 못하고 정작 좋은책들에 대한 리뷰는 검열과 능력탓하며 올리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북플도 여느 .sns처럼 계속성을 잃고,흥미를 유지허지 못하겠지만,
전세계 1억3000천만권쯤 된다는 책들속에서 이웃들과 시간을 같이한 책들을 소개받을수 있어서 지금은 좋습니다.
감사하고,주말 잘보내세요^^

AgalmA 2015-06-22 00:58   좋아요 0 | URL
피드백도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벼운 대화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을 저는 좀 답답할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하는^^;;
리뷰 올리는 방식을 좀 바꿀까 고심 중입니다. 책읽는 시간이 그만큼 부족해지는 거 같아서... 리뷰를 쓰면 정리가 돼서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건 아는데, 장문의 글을 올리면 수정작업만 최소 20번 이상이라 버거워요. 제가 서평꾼이 되겠다 야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튼 북플의 화려한 시기에 함께 해서 영광입니다^^/

보빠 2015-06-2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비지니스는 가능한 소비자에 떠넘기고 보상을 하지 않는 시스템이 최고죠... 북플도 그래서 책을 많이 팔기위해 책소비자가 스스로 책 화면 내용을 적게하고 소개하는 행위를 장려하는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물론 소비자는 책에 대한 자기느낌을 배설하면서 소통했다는 만족감으로 출판사에 무임금 노동을 하면서도 돈 달라고 말 못하는거고..진짜 소통이면 이책은 절대 읽지 말라는 기능이 있어야겠죠 북플에.... 가만히 보면 사람들이 착해요...무임금 노동을 하면서도 좋아요나 관심 댓글로만 만족하니..

[그장소] 2015-06-26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사람, 꼼꼼하게 참 잘쓴다..부럽기도하고..하고!! 무엇보다..단단한 성실함이..^^ 끈기가..
머리,아니 생각은 하기 나름이니, 걱정은 안하려고...무겁지 안냐고 이렇게 많은 생각에 무게가
깊이가 나오는 것..^^ 일종의 습관 같아서 자기에게 있어선, 읽고 생각하고 쓴다..하는것은...
무게나 깊이니.하는것과 상관없이..그건 기본장착이고..하이퀄의 유머나 재치 는 서비스로 쓴다.
는 걸 ...알아서..이젠 알아서 열심 쓴글 읽고가요.^^ 연결 안되있으니 아쉽네..폰이 아닌건..글을
늘 매순간 보는걸 박자를 놓쳐서...미안하기도하고!!

AgalmA 2015-06-27 20:02   좋아요 0 | URL
미안하실 거 없어요. 각자 생활리듬이 있잖아요.
칭찬 앞엔 음, 긁적a;;

antibaal 2015-07-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댓글이 엄청 많네요. 오랜만에. 어제 짧게 글을 막 올리고...돌아왔더니...북플에 대한 Agalma님의 단상에 100% 공감합니다...근데 이렇게 쓰기도 쉽지 않으셨겠어요.

AgalmA 2015-07-10 14:28   좋아요 0 | URL
다들 단점과 장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제 의견이 옳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자란 점도 분명 있을테니 반면교사 삼아주세요~
북플 고민은 앞으로 자제할 생각입니다 ㅎㅎ;; 규모가 큰 시스템이라 능력이 늘 딸려요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