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도 두권짜리였는데, 11월도 고르고 보니 두권짜리네요.
남쪽으로 튀어!와 이 책을 두고서 계속 고민했는데, 10월 선정도서가 남쪽으로 튀어!가 되어버렸으니 운명(?)이라 생각하고 밀어부칩니다.^^

이 책은 역사+추리+무협+팬픽입니다.
그래서 선입견이 있으면 에이 안 봐! 하고 자르기 쉬운데, 일단 열어보시면 그런 후회는 안 드실거예요.
김유인 작가는 처음 사용한 필명으로 그 이전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책을 내셨고,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어요.
(최근 작업으로는 "역사는 한번도 나를 비켜간 적이 없다"라는 책을 인터뷰하고 편집하여 책으로 냈습니다.)

배경은 중국 송나라를 무대로 하고 있으며 전설적인 검객 남협 전조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처음에 잠깐이지만 포청천도 등장하지요. ^^;;)

이야기의 구조가 역사적 배경을 따오면서 추리소설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용의 전개도 흥미있지만,
이 안에 담겨 있는 작가의 정신과 메시지가 참 좋습니다.

"천자의 나라"라고 하였는데, 이때의 천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같이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현재 오디오 북으로도 나와 있답니다. 성우 목소리가 좀 별로긴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도같아요.

보리 출판사의 자회사로 오두막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는데, 그냥 보리 출판사 이름으로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홍보의 실책이랄까.. ^^;;;

대중적이지 못할 이유도 사실 없는데,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쉬워서 이 자리를 빌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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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11-2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이런, 오늘에야 접수^^;;
주문하러 갑니다...총총....

마노아 2006-11-2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재밌게 읽으셔용^^
 
 전출처 : 진/우맘 > 남쪽으로 튀어!2

 2006. 10. 24. -올해의 37번째 책

★★★★★

1권과 2권은 표지의 색감만큼이나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바뀐 배경, 백수에서 농군+어부로 바뀐 우에하라씨, 뭐, 단순히 그런 문제만은 아닌 듯.

여하간, 어디로 튈지 모르게 통통 튀어대던 글줄기를 차분하고도 개운하게 잘 눌러앉혔다. 이 작가,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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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남쪽으로 튀어! 1

 2006.10.22. - 올해의 36번째 책

★★★★★

한 번 펴들면 멈추기 어려운 책을 만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나름의 '스타일'을 가진 작가를 발견하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 즐겁고 뿌듯한 경험.

하루, 한번에 한 권 반의 책을 읽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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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아가르타와 파이파티로마
남쪽으로 튀어! 2 오늘의 일본문학 4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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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가 우에하라 뜻대로 남쪽으로 튀기로 작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심 사쿠라의 마음을 의심했다. 한때는 전설적인 투사였지만, 결혼 후에는 생계에 급급하여 운동과 멀어진 선배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생활고를 못 견뎌 남편마저 활동을 중단하도록 종용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이혼 후 아예 칩거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1권의 사쿠라는 우에하라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며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준 터라, 사쿠라가 섬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더랬다.

2권을 읽고 보니 나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비록 사쿠라의 변모가 너무 돌발적이고, 요코와 지로, 모모코까지 일사불란하게 단합하는 게 너무 극적인 비약이다 싶지만, 해피엔딩의 소설이 싫은 건 아니다. 생각해 보니 사쿠라의 찻집 이름이 아가르타였다. 파이파티로마로 떠나려는 우에하라와 정말 근사하게 어울리지 않는가! 지는 게 뻔한 싸움이라도 함께 싸우고, 남이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싸움이어도 괜찮은 건,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좌익운동이 슬슬 힘이 빠지니까 그 활로로서 찾아낸 게 환경이고 인권이라는 우에하라의 말은 미심쩍다. 포스트 냉전 이후 미국이 필사적으로 적을 찾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라고까지 격하시키는 건 심했다. 오히려 생활의 모든 면면에서 운동이 전파되는 양식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나서서 싸워야 사회가 변하는 것처럼, 구석구석에서 싸워야 사회가 더 쉽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저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우에하라는 참 매력적인 인물인데, 가장 확실하게 내 뒷통수를 친 건 지로에게 남긴 말. "하지만 너는 아버지 따라할 거 없어. 그냥 네 생각대로 살아가면 돼"라니! 이건 정말 멋지다. 나중에 마로에게, 해람에게 꼭 써먹어야지. 가스똥 아빠의 명언과 함께 기억하리라. "아빠는 네가 어른이 되면, 네가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 넌 아빠랑은 분명히 다른 사람이니까." 나의 아이들이 자기답게 크기를, 하지만 엄마, 아빠는 평생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알아주기를, 바라게 되었다.

* 아가르타 (Agharta)

원래는밀교 전설에 나타나는 고대의 이상향이지만, 통상적으로는 지구 내부에 있다는 지저왕국을 일컫기도 한다. 처음 올라프 젠슨이라는 노르웨이 선원의 항해수기에 등장하였고, 이후 윌리스 에머슨은 '아가르타- 지저도시의 비밀' 이란 책에서 제이슨의 배가 북극점을 통해 지구의 내부로 들어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구 중심에 있는 희뿌연 태양에 의해 빛을 받는다는 곳으로서 지구공동설의 신봉자들은 이곳의 수도가 바로 티벳의 이상향인 샴발라의 진정한 위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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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총회 소집해! 총회!
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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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는 내내 위가 뜨끔거렸다. 앞으로 7년 후의 마로와 지로의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 만약 마로가 우리 부부를 괴짜로 여기면 어쩌지? 딸이 우리를 무능력의 표본으로 여기고 부끄러워 한다면 아마 견디기 힘들 것이다. 타인으로서 과연 저이들을 좋아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지로의 고민에 일순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물론 나나 옆지기는 우에하라와 사쿠라처럼 화려한 전과를 자랑하는 과격파 출신도 아니고, 일본과 한국의 운동 상황은 다르다. 결정적으로 우리는 우에하라처럼 아나키스트가 아니라 조직된 대중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이상이나 수단은 다르다해도 우리 역시 혁명을 꿈꾸는 사람! 책을 읽는 내내 우에하라가 소집한 청문회 앞에 세워져 그에게 비판 받는 상상을 했는데, 당하는 심정은 제법 저릿했다.

넌 이상을 실현하는 것보다 조직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거 아냐?
세상과 점점 괴리된다는 것도 모르고 그저 운동을 위한 운동에만 매달리는 거 아냐?
혁명은 한 사람 한 사람 마음 속으로 일으키는 것임을 알고 있는가?

우에하라는 어찌나 목청이 큰지 그의 일갈에 귓청이 떨어질 듯 했다. 전체 야유회나 단합 체육대회에만 얼굴을 비추고 일상적인 소모임이나 활동엔 참여하지 않는 회원들, 입시 산업의 선봉이라는 학원계를 떠도는 후배들, 올해는 아예 소집되지 못한 총회! 우리의 약점을 아낌없이 지적하니 오기가 안 날 수 없다. 혼자서 국민연금 안 낸다고 제도가 개혁되나? 자식을 학교에 안 보내면 참교육이 실현되냐고? 미군 부대에 들어가 비행기에 불 지른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건 너도 이미 알잖아? 우에하라에게 조목조목 따져보지만 이 인간 듣는 품새가 영 불량하다. 귓구멍 후비다 등 돌리고 가면서 '그럼 니 뜻대로 해보던가' 툭 대사를 던질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럼 난 분해서 후배들에게 대신 악을 쓰겠지. '총회 소집해! 총회! 우리의 본때를 보여주자고!!!'

<뱀꼬리>
이라부 선생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품고 있던 터라 사람들이 너도 나도 '남쪽으로 튀어!'를 치켜올려도 신경쓰지 않았다. 운동권을 희화화하는 내용일거라 지레짐작하며 혼자 못마땅해 했다. 차력도장 선정도서만 아니라면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다시 볼 일이 없었으리라. 그런데 지금은? 우에하라와 사쿠라 커플을 만나게 해준 바람돌이님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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