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도

방안 온도계가 1주일씩 지날때마다 0.5도씩 차곡차곡 오르더니 8월 들어 30도를 돌파했고, 오늘 집구석에 들어오니 31.5도로 찍혀있다. 현관문까지 열어두고 선풍기를 돌려도 1시간이 지나도록 0.5도 떨어지는게 고작이다. 물론 에어컨을 돌리기 시작하면 불과 10분에 2, 3도는 후딱 떨어진다. 무서운 돈의 힘 아니겠는가? 그래도 여름엔 더워야 하는 법이니, 도저히 잠이 들지않는 더위가 아니면 에어컨은 생략한다.

지금 사는 곳은 문을 앞뒤로 다 열어도 환기가 썩 잘 되지않는 닭장같은 곳이긴 하나, 그래도 건물 한가운데를 뻥 뚫어 2층을 정원으로 만들어둔 나름 괜찮은 곳이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와서 탄천 다음으로 좋아하는 곳이 이 정원이다. 멍하게 담배 물고 넉넉히 걸을만하다.

31.5도에 어울리지 않게, 여기는 몇 주 전부터 귀뚜라미가 점령했다. 미친 귀뚜라미가 아니고서야 이 폭염경보에...라고 생각했는데, 자연의 법대로 살아가는 놈들이 틀릴리가 있겠는가 싶어 나도 가을이다라고 믿기로 했다. 계절의 공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나.

뒤늦은 봄 사진도 꺼내 들었다.







이 폭염에 시시한 이 글 읽으시는 분들께... 여름을 사나, 봄을 추억하고, 귀뚜라미 우는 선선한 가을밤이 함께 하시길 비나이다.

*** 디지털카메라 대신 아직도 필름카메라를 쓰는 덕에 사진 뽑으랴, 해상도가 툭 떨어지는 화일로 스캔하랴... 정말이지 귀찮아져 오늘 작심했다. 필름스캐너 3개월 무이자로 살거다. 화질 짱짱한 사진 올릴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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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주일 내내 무더위라고 합니다. :)

dalpan 2007-08-20 13:0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울트라 캡숑 폭염이랍니다! 저야 띵까띵까 휴가 가버리면 되지만...아프님 논문쓰느라 고생 많습니다. 허허허.. 수고!

다락방 2007-08-2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뒤늦은 봄사진이네요 :)

dalpan 2007-08-20 13:0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뒤늦은 봄사진입니다. 제가 예전에 말씀드렸던 꽃길입니다. 이제야 사진을 현상해서 올립니다. 좀만 기둘리세요. 제가 필름스캐너 사서 빵빵하게 올려드립지요.

비로그인 2007-08-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카라고 하시니 부옇긴 하지만 왠지 정겨워요 :)
소녀는 누구?

dalpan 2007-08-20 13:08   좋아요 0 | URL
꽃잎 쌓인 길거리 지나가는 소녀1. 저도 몰라요. ㅎㅎㅎ

twinpix 2007-08-20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사진들이 왠지 낯선 느낌이면서도 좋네요.^^ 필카 느낌이라 더 그럴까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무더위는 어떻게 이겨낼 지 고민이에요. 그래도 선풍기로 어찌 버텨봐야겠지만요. 'ㅁ'

dalpan 2007-08-21 00:03   좋아요 0 | URL
오늘도 무척 더웠지요? 전 아직 선풍기에 의지해 사무실입니다. 월욜 아침부터 머리에 열 오른다했더니, 날씨마저 덥네요. 그저 일에 지쳐 서재에 잠시 들어와보니 간간이 들어오신 분들이 반갑습니다. 더운 한주 잘 견디시고.

다락방 2007-08-2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lpan님이 왜 좋은지 아세요?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 좀처럼 잊지 않으세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했던 말도 좀처럼 잊지 않으시죠.
심지가 굳은 분이신것 같아 신뢰가 가요.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죠?

dalpan 2007-08-21 01:08   좋아요 0 | URL
좋게보아 그렇다는 것이고, 삐딱서니 탈때는 그 성질만큼 까칠한게 없습니다. 저도 늦게 알았지요.
그러나! 굳은 것을 더 순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나를 신뢰해주는 누군가의 믿음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게 없으면 말짱 꽝이지요.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