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프라하의 봄 그리고 볼타바강.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이 곳은 프라하다.
한번 지나가는 客이 얼마나 많은 얘기를 전할 수 있겠냐만, 사진 속에 남은 프라하의 사람들은 날씨만큼 낭만적이었다. 빠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사람 사진은 어렵다. 의도적인 경우에는 내가 마음에 드는 상황까지 기다리기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기해야한다. 그런 재미가 있어 렌즈는 자꾸 사람을 쫒아다니지만 정작 찍고나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아내기가 힘들다.
표정도 모습도 변하지 않기에 아주 쉽게 찍은 사람(?)들이다.
볼타바 강 카를교 위, 길거리 연주자들과 글쓰기에 몰두한 한 여인네. 카를교 위에는 가지가지 사람이 너무 많다. 뒤쪽 멀리 배경인 된 프라하성은 낮에도 밤에도 운치있다.
성을 지키는 굳은 표정의 경비원. 햇살이 뜨겁다.
볼타바 강변의 연인과 책 읽는 노인. 낭만적이고도 한가롭다.
프라하역에 도착한 독일기차. 사람들이 기차에서 자전거를 내리고 저 모양 그대로 자전거를 타면서 프라하를 즐길 모양이다. 우리도 기차 타고 북한가고 중국가서 돌아다닐 날들이 있을까.
여름날은 새벽녘과 해질무렵의 빛이 사진찍기에 좋다. 늘 머리속에 두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회가 왔나보다. 새벽5시나 되었을까? 불현듯 눈을 떠 호텔 창밖을 보니 이미 하늘은 장관이었다.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얹어 두근거리며 프라하의 새벽빛을 담았다.
인생의 황혼을 달리는 분들께 지는 노을이 아니라 뜨는 여명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선물로 드리곤 한다. 노을과 여명, 지고 뜨는 것이 바라보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