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면서 즐겨보는 프로인 [Funny Video]를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들의 귀엽고 재미난 모습들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순수함,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치기 좋아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글쎄, 3-4살 되었을까.
    검은색으로 보일 정도로 짙은 머리칼을 가진 어린 남자 아이가 인터뷰 하듯이 말한다.
    쑥쓰러운 듯이 몸을 이리 저리 꼬면서, 

    "난.. 엄마가 좋아요. 그래서 키스도 하고 싶고, 옆에 있고 싶고....그러니까...엄...그러니까.." 

    쓸데없는 종이를 손가락으로 잡아뜯으며 잠시 망설이다가 꺼낸 말은, 

    "그래서 난 엄마가 아빠랑 이혼하고 나랑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정작 카메라를 들고 있는 아빠는 어쩌고? 아빠가 속으로 웃었겠지.
    짖굳게도 아빠는 아이에게 물어본다. 

    "근데, 왜 안 되는데?" 

    이미 아이가 했던 말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듯 재차 묻는 아빠.
    아이는 분에 못 이기듯 큰 소리로 말한다. 

    "왜냐하면, 내가 크면 엄마는 늙어버리잖아요!" 

    헉...그게 이유였니? -_-
    하긴, 그 나이에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 따위 알리가 없으니, 단순한 이유로라도 마음을
    접어서 다행이긴 하다만.(웃음)
    아마도 그 어린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지금 모습 그대로 영원할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라이벌 의식(?)을 느낀 아빠가 말해주었겠지. 

    "너가 크면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데, 그래도 좋아?" 

    하고 아이의 꿈을 산산히 부서트렸으리라. 교활하기는. 어차피 스스로 깨닫게 될 것,
    잠시라도 꿈을 꾸게 해주지. 쯧. ㅡ.,ㅡ 

    아이에게 있어 엄마란 대단한 존재다.
    남자 아이건 여자 아이건 엄마는 세상의 전부다. 엄마의 말이 곧 법이고, 엄마가 곧 신이다.
    세상에 자기 엄마만 존재한다고 믿는다.(아빠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마찬가지로 어떤 아빠가 카메라를 들고 있고, 4,5살 정도의 여자 아이가 자기 키에 꼭 맞춘
    가짜 부엌 앞에 서 있다. 그 모형 선반쯤에 붙어 있는 가짜 플라스틱 노란 전화기를 귀에 대고, 

    "여보세요?" 

    상대방이  

    "세금 징수원인데요" 

    라고 말하자마자 여자 아이는 수화기를 쾅 하고 걸이에 걸어버리면서 끊어버리다.
    그게 재밌으면서도 의아한 카메라맨 아빠가 물었다. 

    "무슨 전화야?" 

    "세금을 안 냈다고...내레요" 

    "근데, 왜 끊었어?" 

    "세금 징수원은 나쁘거든요" 

    "왜 나쁜데..?" 

    아이가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있을 때 또 전화벨이 울리자, 아이는 금방 명량한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았지만 이내, 

   "세금 내셔야죠" 

    그 말에 또 쾅 하고 수화기를 내려버리며 상당히 불만스런 표정이다. 

    아, 어찌나 귀엽던지. 아마도 전화받기 놀이를 하고 있나 보다.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하고
    싶어한다. 특히, 엄마를. 그래서 남자애곤 여자애곤 상관없이, 엄마의 구두를 신어 보려고 하고,
    엄마 화장품을 쓰려고 하고, 엄마가 입는 옷을 입으려고 하고 모든 행동을 다 따라하려고 한다. 

    아마도, 이유도 모른채 무조건 '세금 징수원은 나쁘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전화로 엄마나 아빠가
    전화상으로 언성을 높여서 그런 거 아닐까. 이런 이런
, 교육적이지 못하잖아.
    진작에 세금을 제 때 내야지. 얘가 뭘 배우겠어. -_- 

  

 

   

     인간은 신으로 태어나, 천사로 몇 년 살다가 평범한 인간이 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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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0-02-1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금에서 빵~!! 터집니다. 하하하

L.SHIN 2010-02-18 15:01   좋아요 0 | URL
그 소녀의 얼굴 표정을 보셨어야 합니다.(웃음)

마녀고양이 2010-02-1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할머니 된다고 결혼 못 한다니.. 진짜 현실적이네요. 사랑이란 늙으나 젊으나 사람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면 좀 걸리겠군.. 하긴 저도 생각해보니 할아버지랑 결혼하기는 싫네요~ 20살 어린 영계가 좋아~

L.SHIN 2010-02-18 15:02   좋아요 0 | URL
그쵸? 아직은 그걸 모를 나이니까.
하지만 엄마한테 사랑받고, 그 엄마를 너무나 사랑했던 아이는 연상의 여인을 만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후애(厚愛) 2010-02-1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Funny Video]를 즐겨 보고 있어요.
재미있어서 챙겨보는 저에요.^^

L.SHIN 2010-02-18 17:19   좋아요 0 | URL
어쩔 땐,'왜 맨날 똑같은 거야' 하고 투정을 부리기도 합니다만, 정말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