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우연히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5년째 우유만 먹고 사는 할머니를
    보았었다. 일반 우유보다 밀도가 낮은 거였는데, 어쨌거나 할머니는 우유만으로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냉장고에는 200㎖ 우유팩이 한 가득 들어 있었다.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 이유는 완전히 잊어버렸고, '그게 가능하구나!' 하고 감탄했던
    것만 기억난다. 

    그 이후로, 우연히 지하철에서 모 우유의 광고를 본 적이 있다. 
    '114가지의 영양소를 가진 완전식품 - 우유' 뭐, 이런 거였다.
    그 때, 나는 '15년째 우유만 먹어도 살 수 있다'를 몸소 보여준 할머니의 사례가 떠오르면서,
    '아하, 역시 그래서 그랬군'하고 멋대로 납득해버렸다. 

    꼭 그 두 가지가 아니더라도, 어릴 때 부터 직접.간접적으로 '세뇌'되어진 우유에 대한
    장점 및 호감도는 이미 뇌 속에 꽉 박혀 있었던 터라 평소에 나 역시 밥 대신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우유 = 칼슘 

    누구나 이 공식이 머리속에 박혀 있을 것이다. 다른 영양소는 둘째치고라도.
    의사는 물론이고 일반인들 중에 저 공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저지방 우유'를 찾기까지 하고, 골다공증에 걸린 사람들은 '고칼슘 우유'를 비싼 값에
    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이들 두뇌 발달에 좋다고 'DHA 함유 우유'까지 나왔으니.
    마트에 가면 우유의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눈이 핑- 돌 지경이다. 

    나는 한 번도 우유가 건강에 해로울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세뇌 교육'의 승리다.
    가끔 저녁에 찬 우유를 먹으면 소화 불량이 되곤 했는데도 그저, '원래 저녁엔 위장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는 쓸데없는 지식이 그것을 합리화 시켜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S가 '찬 우유는 소화가 안 돼' 라면서 굳이 우유을 머그컵에 따라놓고 상온에서 온도를 높인 다음
    마실 때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N도 '소화 불량'이라는 이유로 우유를 잘 마시지 않았는데
    한 번도 주의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럴 것이 우유 업계에서는 너무나 눈치가 빨라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소화가 잘 되는 우유'까지 내놓으며 안심(?)시키지 않았던가. 

    우유가 몸에 좋은 영양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몸에 독이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우유 제조사는 없다.
오히려, 프랑스 및 서구에서는 하루 2,3개의 유제품(우유, 버터,
    요구르트 등)을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 결과 오히려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으므로 인해 우유에
    대한 맹신적인 믿음에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 센세이션을 일으킨 대표적인 책 중 하나가 바로
    [우유의 역습]이다. 거기다 어쩌다가 우리가 '우유는 칼슘의 대왕' 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었
    는지, 어떻게 식품 영양군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해서 모든 학교는 물론 의사, 기업의 구내식당
    영양사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그 이면엔 유럽 및 미국의 낙농업계와 우유 제조사의 치밀하고도 철저한 로비 활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경악할 것이다. 특히, 사람들 의식 속에 뿌리 깊게 우유에 대한 절대적인 호감을 갖게 만들기
    위해서 수 십년 이상 교묘하게 사회적 활동을 한 것을 알게 되면.
 

    물론, 서양에 비해 동양에서는 유제품을 그리 많이 먹지 않으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과자류나 다 만들어져 나오는 식품퓨의 첨가물을 한 번 보라. 우유가 안 들어가는 것이 거의
    없다. 좋다, 그런 소량의 양까지 계산하면 피곤하니까 관둔다 치더라도, 한국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하루 우유 섭취량으로 500 ~1,000㎖ 권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그것은 상당한 양이다. 근거 있는 과학자 및 의학자의 결과다라고 그들은 우기겠지만, 몸한테 물어나
    봤나? '너 정말 이 만큼 필요하니?"
    책에서 언급했던대로 우유를 먹지 않던 시대에서는 그럼 인류가 모두 골다공증으로 뼈가 으스러져
    죽었단 말인가? 우유가 이렇게 대중화 되기까지 200년도 되지 않았다.
    우유가 맛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물처럼 '매일의 절대적인 필수 섭취물'인지는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나 역시 우유를 무척 좋아한다. (어릴 때 의무적으로 마시라고 매일 학교에서 줄 때는 가끔씩 몰래 길거리에
    패대기를 친 적은 있지만...-_-) 그러나 '칼슘 섭취를 위해서는 우유 뿐이야'든가, '우유는 완전 식품'이라고
    함부로 떠들지 않게 되었다.  채소나 과일에서도 얼마든지 칼슘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우유 따위 송아지한테나 주라지!'하고 싫어하게 되지는 않겠지만(그 고소한 맛을 어찌 버려....;;),
    전처럼 우유를 떠받들지는 않게 될 것이다. 

    뭐든지 과하면 안 하느니 못하다.
    적당한 것이 좋다.  

    "우리는 모두 젖소의 자식이야?" 하고 더 이상 농담을 못하게 된 것은 좀 아쉽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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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2-16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우유를 즐겨 마셨는데 요즘은 별로에요.
가끔씩 마실 때는 우유를 약간 데워서 먹어요.^^
태그글 보고 한바탕 웃었습니다. ㅋ

L.SHIN 2010-02-16 11:17   좋아요 1 | URL
저도 가끔은 데워 먹습니다. 코코아를 두 스푼 타서..^^
아, 태그글, 제대로 싼 거 같습니까? ㅋㅋㅋ

후애(厚愛) 2010-02-16 12:58   좋아요 1 | URL
저도 코코아를 좋아하는데 엘신님도 좋아하시는군요.^^
넵~~ ㅋㅋㅋ

마녀고양이 2010-02-16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두 이건 나쁘다 저건 나쁘다는 책과 고발 프로가 많아서,, 저는 그냥 다 포기해버렸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주어지는대로 대충 먹습니다. 단, 땅바닥에 떨어진건 안 먹습니다. 흐..

L.SHIN 2010-02-16 11:1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소리가 오히려 스트레스 줄 거 같아서, 뭐든지 적당한 선에서 즐기고 있습니다.
아, 전 가끔 땅에 떨어진 것도 먹어요. (길바닥은 아니지만..-_- ㅋ)

2010-02-16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2-16 15:16   좋아요 1 | URL
흐하하하핫, 유럽에서도 이 책 때문에 낙농업계의 로비가 더 심해졌는데 한국이라고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 행동에 웃음만 나오는군요.
저는 우유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역시 뒷공작에 의해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