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비타민 - 세계 최고 아이디어맨들의 창의력 트레이닝 239
스테판 머마우 외 지음, 강수정 옮김 / 한겨레출판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K에게 테라스에서 뜬금없이 말했다. 

    "여기서 계란을 떨어트릴 거에요. 깨지지 않게-" 

    "여기서요?"  

    '여기서'란 지상 5층이다. 2009년 내가 얻은 수확 중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이 친구(우리는 서로를 '벗'이라 부르지만) K를 얻은 것이다.
    워낙에 대화가 잘 통하고 나를 잘 챙겨주는 친구이기에 시시콜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서슴없이 이야기 하다 보니 저런 뜬금없는 소리도 내뱉었다. 

    나는 재밌는 것을 좋아한다. 

    나 스스로를 '또라이' 혹은 '괴짜'라고 지칭할 정도로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높은 편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어린애 같은 근성이 무척 많은 때문일 것이리라.
    실제로, 이 책에서 계속 강조되는 것은 '어린애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아라'이다.
    나는 책을 펼쳐서 K에게 보여주었다. 

    "여기 봐요. 어떤 수단이나 재료를 써도 상관없이 깨지지만 않게 계란을 2층에서
     떨어 트리라는 실험을 하라고 하잖아요. 난 여기서 떨어트릴 거에요.(웃음)" 

    "어떻게요?" 

    난 내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다.  
    가로, 세로가 30×30cm 인 아주 질기고 튼튼한 비닐 안에 가득찬 솜이 들어 있고, 
    그 한 가운데에 날계란이 있는 [그림 1]과
    80~90% 정도만 채운 물이나 젤리류를 담은 같은 비닐 속 중앙에 날계란이
    한 가운데에 오도록 줄로 묶어 둔 [그림 2].
    그림을 본 K는 조금 미심쩍어 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왜 이런 방법을 택했는지 설명을 했다. 

    "솜은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제일 먼저 생각한 거구요.
     두 번째 비닐에 왜 80-90%만 물이나 젤리류를 채운다고 했냐면,
     밑에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비닐이 터지지 않게 여유 공간을 남겨둔 거에요." 

    이해력이 빠른 K는 내 말을 금방 이해했다. 물론, 실제 실험을 했을 때 생각치 못한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보기 좋게 실패할 것이라는 말은 쏙 빼버렸다.흐흐. 

    여기서 눈치 빠른 사람은 이 책이 어떤 녀석인지 벌써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실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창의력 훈련 제조기다.
    아주 다양하고 재밌는 갖가지 '제안'들은 해보고 싶은 의욕과 도전하고 싶은
    창의력을 샘솟게 한다. 한 페이지마다 늘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것을 해보아라' 라고
    제시하므로 매일 한, 두 페이지씩 보면서 재밌게 놀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중요한 뽀.인.트다. 

    재밌게 놀 것.
    즐겁게 상상할 것.
    반드시 꼭 직접 해볼 것. 

    두뇌는 상상력 혹은 창의력을 키울 때 매우 활성화 된다.
    어릴 때 왕성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접했을 때는 누구나 그리고, 만들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기를 좋아했다. 어른이 되면서 부터 사람들은 더 이상 상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동시에 스스로 뇌를 썩게 만드는 주범이다. 

    회사에서 실적을 높이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든, 학교에서 똑똑한 수재가 되고 싶든,
    자신의 두뇌 지능 지수를 높이고 싶은 사람이든 모두에게 꾸준한 창의력 훈련은 필수품이다.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근육을 키우면 뭐하는가.
    뇌는 굳어가고 있는데.
    몸에 비타민이나 영양제가 필요하듯이 뇌도 필요하다.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그저 우리는 매일 종이와 펜, 그리고 가끔씩 약간의 준비 재료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뇌와 신나게 놀면 그만이다. 

    그러는 사이 본인도 모르게 새로운 뇌세포가 깨어나서,
    장담하건데 스스로 '어라, 나 똑똑해진 거 같아' 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 흥미 유발을 위한, 내가 재밌다고 생각한 부분을 힌트로 주자면,
      (아직 120개 까지 밖에 못 봤고, 직접 해본 것은 몇 개 안되지만!) 

    (005번) 직선 4개와 동그라미 1개로 여러 감정을 표현한 상형문자 만들기
    (019번) 위에서 언급한 계란 깨지지 않게 떨어트리기
    (071번) 동굴 주민에게 '빨간색' 설명하기 (그들은 색의 이름을 모른다는 가정하에)
    (080번) 패스트 푸드 어린이 세트에 딸려 나오는 장난감을 주듯이 중세 시대의 어린이들에게
               점심 세트에 선물을 준다면 어떤 걸로?
    (104번) 현금 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도 인출할 수 있는 CD기를 만들어라 

    감이 잡히는가? 실제로 해보면 훨씬 재미 있다.^ㅡ^ 

  

    정말이지, 내가 책에 별 ☆ 4개를 박아준 게 얼마만인지.
    두뇌 훈련에 창의력만큼 효과적이고 확실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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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moon 2009-12-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이 책, 나랑 통할 것 같아요.
엄청 끌어당기고 있어요. (웃음)
더 좋은 건 말이죠?
우리가 만나서, 같이 실험해보는 거예요. 어때요?:)

L.SHIN 2009-12-11 09:14   좋아요 0 | URL
그거 정말 좋죠! 실험은 원래 같이 하는 게 재밌거든요.
문님의 거주지부터 제가 있는 곳 까지의 수백 키로미터의 거리가 아주 사소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