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 나이의 숫자가 한 자리 였을 때,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지는 개(?)를 본 적이 있었다.
  놀이터 구석 벤치에 앉은 아저씨와 그 밑에 누워있는 정말 거대한 개(?).
  호기심에 냉큼 달려가 이리저리 보았다.
  옅은 회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얼룩말처럼 나 있었는데, 그것은 흡사 

  "아저씨, 이거 호랑이에요?" 

  "아니야, 개야." 

  "무늬가 호랑이인데요?" 

  "...........아니야, 개야.." 

  나는 지금도 의심스럽다. 정말 그 녀석이 개인가를. 아무리 봐도 호랑이 같았는데.
  늙고 말랐지만 자기 앞에서 까불어대던 어린이들을 지긋이 쳐다보기만 했던 위엄있던 호랑이.
  아저씨, 차라리 고양이라고 우기지 그랬어요, 그 무늬는 좀 아니잖아요? -_-
  어쨌든, 어릴 때 보았던 그 거대한 개(?)는 인상 깊은 추억 중 하나로 남아있다. 

 

  13살 때 키우던 하얀색 개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었다.
  며칠 동안 찾으러 다니며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었다. 그러다가 어느 집 마당에 있는,
  우리 개와 똑.같.은 개를 발견!
  거의 모든 집들이 낮은 담장으로 마당이 훤히 보인 동네였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담장에 매달려 미친듯이 개 이름을 불렀었다.
  그러나 개는 별 미동도 없이 나를 쳐다보기만 했었다.
  내린 결론은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 개가 아니다'
  그 실망감으로 집에 와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때 그 집 아저씨가 우리 개를 훔쳐갔다라고 믿었었다.
  그러나 나의 보호자들은 '수컷이라서 자기 짝 찾으러 가출했다. 개들은 흔히 있는 일이다'
  라고   말했지만 그 개는 주인을 잊어버릴 정도로 충성심이 없었던 것일까? 무척 슬펐다. 

 

  이 책의 주인공 11세 소녀는 나처럼 개가 너무 좋아서 개를 훔치려는 것이 아니다.
  고작 500달러라는 돈 때문이다.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지에는 사례금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멀쩡한 개를 훔치면 주인이
  전단지를 붙일 것이고 그 후에 자신이 찾은 것처럼 갖다주고 사례금을 받는다는 것이 목적.
  어느 날 집도 없이 자동차에서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살게 되는 최악의 일이 벌어지고 나자
  새 집을 사는데 보템이 되어 보겠다고 이런 발칙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문학으로써 굉장히 호평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그다지 맛있는 책은 아니었다.
  나는 나처럼 개를 무척 좋아하는 소녀가 개를 갖고 싶어서 생기는 에피소드인줄 알았거든.
  그러나 그런 기대만 버리고 본다면, 나름 괜찮았던 소설이다.
  소녀는 며칠 동안 같은 옷을 입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도 늘
  씩씩했다. 개를 완벽하게 훔치는 방법을 노트에 적으면서까지 치밀한(그러나 역시 어설픈)
  계획을 세우는 영리함과 실행에 옮기는 용기도 가지고 있었다.
  돈이 목적이긴 했지만 아직 강아지인 녀석에게 먹을 것, 묵을 곳을 준비해주고, 산책도 시켜
  주는 모습들에서는 나쁜 아이는 아니구나 싶었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심리적 묘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정말로 10대의 어린 아이들이 개를 훔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참고서'로 써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자세히 서술해서 염려스럽기도 하지만.(웃음) 

  자, 그런데 소녀는 개를 훔치는데 성공한걸까 실패한걸까? 

   

 
   소설 속에 나왔던 개가 이 녀석이었던 거 같은데 말이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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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8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9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7-28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오랜만이에요. 방가방가...^^

L.SHIN 2009-07-29 10:44   좋아요 0 | URL
아~ 마노님, 오랜만입니다. 방가~^^
잘 지내시죠?

2009-07-29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9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9-07-2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수아비 같았던 무키(!)아저씨가 생각나네요..

펄펄 날아다닐나이에 찌그러진 자동차 안에서의 생활은 그들에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도 있어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ㅋㅋ난 지금 이쁜 새끼 강아지 한마리 훔치고 싶은데..어쩌까요??참고로 할까요?/말까요??
내 실내화 위에서 재롱부리던 이쁜 녀석이 눈에 아른거려서 자주 망설이게 되네요.

반가워요..

L.SHIN 2009-07-29 18:39   좋아요 0 | URL
강아지는 보기만 해도 엔돌핀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참고로 해보세요, 어린 소녀치고 꽤나 논리적입니다.(웃음)

반갑습니다.
배꽃님 덕분에 서재에 다시 오게 되네요.^^

2009-07-31 0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