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낄라를 처음 만난 것은, 23,4살 이었을까?
나보다 한 살 많은 사람 덕분에 처음 만난 데낄라는
마시는 방법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소금과 레몬 혹은 라임으로 함께 먹는 이유는,
더운 나라 멕시코인들이 땀으로 배출된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나라에서도 그렇게 먹는 것을
고집하는 것은 단지 멋일까, 고유의 음주법을 존중해서일까?
어쨌거나 나는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상관없지만,
사실 데낄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그 독특한 소금맛 나는 맛이 싫기 때문이다.
굳이 소금을 함께 먹지 않아도 짜단 말이다, 그 녀석은.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데낄라가 그렇게 짠 것은
선인장의 눈물 때문일까 하는.
뜨겁게 작열하는 사막의 높은 태양,
쩍쩍 갈라지거나 혹은 만지면 부서져버릴 정도의
마른 땅 위에서
힘겹게 수십 년, 수백 년의 시간을 들여
애써 모은 자신의 물을,
태양의 열기와 사막 밤의 추위를 견뎌내고
힘들게 성장한 자신의 몸을 내주어야 할 때
선인장은 울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눈물로
어느 인간의 눈물을 위로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까.
언젠가 어느 서점에서
하늘은 너의 눈물을 알고 있다
라는 글귀를 읽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진 적이 있었다.
눈물
그것은 매우 짜다.
그러나 다른 이의 영혼을 위해 어루만져주기에는
부족함 없이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