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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andish - Closer Than Veins
Outlandish (아웃랜디쉬)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주저리주저리 욕만 가득한, 말만 떠들어대는 힙합보다는 리듬이 있는 힙합을 좋아한다.
사회에 인간사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힙합의 특징이라 그 어느 힙합 뮤지션도
그 특징을 피해가진 않지만, 10곡 이상 되는 음악들이 전부 궁시렁 말만 (랩) 잔뜩 있다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다.
음악이란 리듬, 멜로디를 가진 소리들의 모음.
듣는 사람의 마음을 적셔줄 정도의 감미로운 화음이던가 어깨와 엉덩이를 톡톡 튕기게 할 정도의
경쾌한 화음을 가지고 있어야 음악이라 할 수 있는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멜로디가 풍부하고 거기다 다양한 음악성을 갖는 뮤지션의 음악이 좋다.
바로 이 Outlandish 가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는 최고의 힙합 뮤지션이다.
어릴 때부터 여러 힙합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어왔지만, 내 입맛에 이렇게 딱 들어맞는 힙합은 처음이다.
내가 이들을 알게 된 곡은 Look into my Eyes 라는 노래 덕분이었다.
이들의 CD를 사서 음악 칼럼니스트의 글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들이 힙합맨들이라고 전혀 생각치 못했다.
내가 이 음악 칼럼니스트를 읽은 것도 리뷰를 쓰기 위해 참고하기 위해서이지, 평소에도 잘 보지 않는 것이
음악인들에 대한 평가나 칼럼이다.
음악을 마시는데 방해가 되었으면 되었지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것이 바로 평가나 칼럼이기 때문에.
아무 선입견이나 편견, 정보가 없는 백지 상태에서 음악을 들어야 나만의 느낌을 간직할 수 있으니까.
어쨌든, 이들이 힙합맨이라는 것을 몰랐을 정도로 이들의 음악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리듬있는 힙합과 함께 아랍 대중음악, 라틴 아메리칸 스타일 음악, 인도풍 음악 등 월드 뮤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들은 다양한 문화적 음악들을 만들어내었다.
3인조 남성 그룹인 이들은 덴마크 힙합맨들이지만, 그 출신을 보면 왜 이렇게 다양하고 이채로운 색의 음악을
만들어 냈는지 알 수 있다. 류연근 칼럼니스트의 정리해 놓은 것을 빌려서 말하자면,
Isam은 모로코계, Waqas는 인도인과 파키스탄 혼혈, Lenny는 온두리스 태생이라고 하니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음악에 녹여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앨범은 영어, 덴마크어, 스페인어, 우르두어, 아랍어 등 여러 언어로 World Music Hip-Hop 임을 증명한다.
몽롱한 느낌이 나는 음악들이지만 명색이 힙합이라 그 특유의 경쾌한 리듬도 함께 있다.
처음에는 매일 이 앨범만 들으며 1시간씩 음악에 맞춰 춤을 췄을 정도로 하나도 버릴게 없는 음악들이다.
처음엔 리듬에 어깨와 엉덩이를 흔들게 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이들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앨범의 곡중 Kom Igen 이라는 노래는 FIFA2007 에 수록된 곡이다.
거리의 삶과 현재의 문제들, 일상사를 주제로 담은 이 앨범과는 달리 전 앨범에서는 지구적 관점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하니 곧 이들이 바라본 지구는 어떨까 하고 그 시원하고 달콤한 음악을 마실 예정이다.
나는 지구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지구를 사랑하는 인간들을 좋아한다.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전달 매체중 가장 힘있고 아름다운 메신져이다.
자금 이들의 14번째 곡인 I only ask of God 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친구가
가르쳐준 그라시아스(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간간히 들려온다.
나는 이렇게 멋진 음악을 만들어서 세상에 남긴 이들에게 -
그라시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