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다.
비닐 소재의 봉지(과자 봉지 같은)를 그냥 좍 펴서 버릴때면, 늘 쓰레기통 윗 부분에서 멈추어버린다.
그래서 2등분으로 접어서 버리는데 오늘은 무심코 더 많이 접어서 버렸었다.
어랏, 이 녀석 그대로 쓰레기통 밑까지 다이빙을 잘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군.
조그많게 접어서 넓은 표면에 퍼져 있던 무게를 작게 뭉치면 그것이 응집되어 속도를 더 붙여주는 것.
바람의 저항과도 관련이 있겠지.
예를 들어, 맨 몸으로 떨어질 때보다 낙하산같이 넓은 면적의 물질을 들고 뛰어내릴 때 밑에서 올라오는
바람의 힘을 받아 속도가 줄어지는.
접었다고 해서 봉지의 무게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무게를 넓게 분산시켰느냐 응집시켰느냐의 차이 아닐까.
그러니까, 10 의 무게가 전후좌우 사방으로 분산되어 있다고 볼 때 각 무게의 1이 만나는 공기중의
저항이 10 으로 뭉쳐서 떨어질 때는 약해진다랄까.
과자봉지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쪽지 접듯이 접어 버린 적은 있어도
이렇게 '쓰레기 부피를 줄이기 위한'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무게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보기는 처음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렴 어때.
중요한 것은 내가 배웠거나 책을 읽어서 알아낸 사실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서 알게 된 것이 더욱 더 좋은 즐거운 공부 아니겠는가. (웃음)
그러니까, 우연히 방에 들어와 있는 곤충을 잡아 3,4층 높이의 창문에서 던져도 그들은 다치지 않는다.
공기를 2차원적으로 생각해 각 공기마다 얇은 막의 판이 있다고 치자.
그 얇은 막이 1의 무게 정도는 가뿐히 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가정하면, 같거나 비슷한 무게의 먼지나 나풀 등은
계속 그 자리에 떠 있게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보다 조금 더 무거운 3~5 정도의 무게를 가진 곤충이나 물질이면 각 공기의 막을 천천히 뚫고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 수 많은 공기층을 완충작용으로 그들은 지상에 닿아도 다치지 않은채 도착하겠지.
그러나 그의 수천배, 수만배쯤 되는 무게(인간이나 전자제품 외 물건들)는 공기층을 순식간에 뚫고
밑으로 급하강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공기가 그 물체를 들거나 받칠 수 없으니까.
책장을 놓고 비유하자면, 책장의 판이 견딜 수 있는 정도의 무게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결국 휘어져 부서지듯이.
책 『줄어드는 남자』에서 1mm 정도로 작아진 '스콧'이란 남자가 (그의 기준으로) 수백, 수천미터쯤 되는
높이에서 떨어져도 멀쩡한 자신을 보고 깨달은 것처럼,
그는 공기가 받칠 수 있는 무게였기에 다치지 않은 것이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에 다친다.
자, 그러니까 혹시 이 글을 읽는 자 중에 곤충 때문에 고민을 한다면 -
이제부터는 걱정없이 창 밖으로 자유롭게 놔주기를, 제발 죽이지 말고. =_=
(방금 전에도 집게벌레를 고공낙하 시킨 장본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