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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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영하를 좋아한다. 그러나 하루키만큼은 아니다. 그렇지만 성석제만큼은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검은 꽃>은 조금은 뜻밖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실망이다. 물론 역사소설의 외피를 쓰고는 있지만 빠른 이야기 전개와 경쾌한 문체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왜 난데없이 역사소설을 썼을까? 나는 그 지점이 여전히 궁금하다. 본인은 거부할 지 모르겠지만 김영하는 포스트 모던 작가다. 소설의 본령이라고 할 수있는 서사나 이야기와는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전의 그의 작품은 포스트 계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엄연히 말하면 이 책 또한 역사소설로 위장한 포스트계열의 소설에 불과하다. 뭔가 그럴 듯한데 손에 꽉 잡히지 않는다고나 할까?

무엇인가 새로운 사실을 배워 소설에 덧붙이기보다는 자신의 삶 자체를 잘게 쪼개서 무궁무진한 소설거리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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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떠나는 상실의 시대로의 여행
이카와 타츠로 지음, 박경민 옮김 / 이손(구 아세아미디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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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유행은 이제 전세계적인 것 같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열풍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하루키, 하루키를 외쳐대고 있다. 실제로 옛 공산권 국가였던 러시아에서조차 하루키의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각설하고 어떤 사람이 인기가 오르면 그 인기를 분석하는 글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일본인 비평가가 쓴 하루키 분석이다.

저자는 하루키 초기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쭉 훑으면서 왜 하루키가 위대한 작가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물론 비평도 한다. <언더그라운드>나 <슬픈 외국어>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가 생각하는 하루키의 장점은 마이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있는 듯하다.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죽어가고 있는 순간에도 아버지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건낼 수 있는 자신만의 페이스말이다.

그러고보니 그럴 듯도 하다. 하루키는 유명해지기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적어도 글에서는 말이다). 그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못지 않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대작가 반열에 오른 사람으로서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앞날을 고민하며 한 정당의 공청위원회에 들어가 궁시렁대는 작가에 비하면 얼마나 쿨하냐? 그래서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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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민주주의의 위기 나남신서 772
박종민 외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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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이 책을 학위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구입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사업이라는 것이 왜 택지개발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런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내 의문에 답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결론은 극히 일부의 글이 이런 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글조차 내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글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다른 글들보다는 낫다.

그 글의 저자는 박종민 교수이다. 박 교수는 우리의 지방자치는 서구이론이 제시하는 엘리트론이나 조합론 등이 맞지 않고 일종의 후견주의가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시장을 정점으로 이를 지원하는 후견제도가 지방정부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논란이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의 지방자치가 제도보다는 인물, 법보다는 인맥이나 학맥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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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충격과 한국경제의 선택
삼성경제연구소 엮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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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이 책을 두번째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나름대로 미래의 전망을 잘 제시한 책이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두번째는 도대체 이런 책이 왜 필요하지라는 정반대되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학이란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글이기에 글 자체를 평가하기가 어렵다. 미래를 다룬 책이 황당한 이야기식의 글이 되는 이유가 여기게 있다.

물론 알빈 토필러의 역작은 미래라는 모습을 잘 다룬 책이다. 하지만 이들 책 또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글을 쓰기는 어렵다.

이 책은 디지털 경제가 도래하고 난 후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IT산업이 주력산업이 되면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노동시장 또한 양극화된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직업군 및 노동패턴이 생겨나는가 하면 디지털 격차도 점차 확대된다.

뭐, 이런 스토리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이다. 디지털경제가 주류가 된다고 해서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의 본질이 바뀔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경제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이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이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는 것이다.

재벌계열 연구소에서 그런 고민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런 연구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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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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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하루키는 참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에는 책상머리 작가들이 흔히 갖고 있는 관념의 찌꺼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의 목소리보다는 여행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한다. 잘난척하면 여행지를 소개하는 우리나라 일부 작가와 비교해보라.

이 책은 위스키의 성지라고 알려져 있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를 돌아보고 쓴 것이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야 속된 말로 땡기는 글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지역 사람들의 냄새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렇다. 그들에게 위스키는 전우주인 것이다.

다음에는 나도 좋아하는 소재로 여행기를 써주시기를. 우동집을 소재로 한 글도 좋았는데. 글을 읽는 내내 군침이 돌았다니까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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