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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떠나는 상실의 시대로의 여행
이카와 타츠로 지음, 박경민 옮김 / 이손(구 아세아미디어)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키의 유행은 이제 전세계적인 것 같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열풍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하루키, 하루키를 외쳐대고 있다. 실제로 옛 공산권 국가였던 러시아에서조차 하루키의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각설하고 어떤 사람이 인기가 오르면 그 인기를 분석하는 글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일본인 비평가가 쓴 하루키 분석이다.
저자는 하루키 초기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쭉 훑으면서 왜 하루키가 위대한 작가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물론 비평도 한다. <언더그라운드>나 <슬픈 외국어>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가 생각하는 하루키의 장점은 마이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있는 듯하다.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죽어가고 있는 순간에도 아버지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건낼 수 있는 자신만의 페이스말이다.
그러고보니 그럴 듯도 하다. 하루키는 유명해지기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적어도 글에서는 말이다). 그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못지 않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대작가 반열에 오른 사람으로서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앞날을 고민하며 한 정당의 공청위원회에 들어가 궁시렁대는 작가에 비하면 얼마나 쿨하냐? 그래서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