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사다 지로는 독특한 경력의 소설가다. 어린 시절 부유한 삶을 살던 그는 집안의 몰락으로 인생의 막장까지 몰려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때문인지는 몰라도 그의 글에는 인생의 등락을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허무감이 짙게 배어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철도원'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자식과 부인마저 제대로 돌보지 않은 말그대로 평생을 철도에 미친 사람이다. 그 맹목적인 몸바침은 역설적으로 말해 스스로 그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은 딸이 나타날때마다 서서히 성장하여 그이 앞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며, 그도 삶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도 드디어 맹목적 삶에 지친 것이다.

'러브레터'는 이 책에 실린 글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이다. 우리나라에서 '파이란'이라는 영화로 소개되기도 한 이 글은 내용은 무척 짧지만 그 여운은 무척 길다. 그러하기에 단편이 장편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겠지만. 이밖에도 이 책에는 보석같은 글들이 많이 숨어있다. 물론 그 보석은 보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빛이 나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중고등학교 다닐 시절 국사에 흥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국사과목은 암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몇 년도에 누가 나라를 세운 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려, 조선시대의 토지법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내가 국사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나 지나서였다. 이이화 선생이 쓴 한국사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라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는(그것도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전) 그 나름의 교훈은 있지만 현실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대한민국사)을 만났다. 나는 이 책만큼 우리의 현대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은 보지 못했다. 종합적이라는 말은 자료가 방대해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역사의 빈 지점을 정학하게 밝혀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권도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니발이라는 영화를 보면 자신의 뇌를 조리한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엽기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는 뇌의 어떤 부분이 없어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여간 뇌란 신비 그 자체이다. 즉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몸과 정신이라면 뇌는 이 모두를 조정할 수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어느 병원에서는 우울증 치료를 목적으로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연구한 적이 있다고 한다.

소설 <뇌>는 바로 이러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뇌의 어떤 부위가 어떤 동기를 유발하는지를 추리소설형식을 빌어 플어나간다. 인간의 삶에 대한 동기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뇌의 기능은 점점 확대된다.

그러나 소설은 그 호기심에 비해 이야기는 느슨하게 전개된다. 뇌와 컴퓨터의 대결 또한 별 흥미를 끌지 못한다. 물론 이 소설을 통해 뇌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정도라면 새로운 정보가 가득 담긴 뇌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낫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박동규 지음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한 방송에서 박동규 선생님이 출연하신 것을 본적이 있다. 그 때 느낌은 참으로 말씀을 잘 하신다는 것이었다. 말을 술술 잘한다기 보다는 또박또박 군더더기 없은 말솜씨가 돋보이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박동규 선생이 박목월 시인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아버님을 회상하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히시는 그를 보고 정말 아버님을 그리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박동규 선생의 여리고 맑은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더욱이 그것이 갖은 시련을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퓰리처 -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혹은 신문왕
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풀리쳐는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즘 상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풀리쳐는 신문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즉 정확한 보도 못지않게 잘 팔려야한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또한 그는 신문은 중립적일수 없으며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정치인으로 일하기도 하였으며, 신문의 힘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도 한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자칫 잘못하면 신문의 본래기능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조선일보를 보라. 보수일간지를 표방하면서도 신문을 많이 팔기위한 노력은 가히 초특급이며, 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채 깎아 내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우리의 영원한 적이며 미국은 우리의 튼튼한 우방이며, 재벌만이 우리 경제의 살 길이라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반면 한 연예인의 누드사진을 홈페이지에 싣거나 별 도움도 되지 않을 시시콜콜한 연예뉴스나 재테크뉴스를 가장 빨리 보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풀리쳐와 조선일보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차이는 바로 풀리쳐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힘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반면, 조선일보는 사회적 강자의 편에서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풀리쳐가 위대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힘을 사회적 정의를 실현을 위해 사용하는 것. 조선일보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