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세트 - 전21권 (토지 1~20권 + 토지 인물 사전)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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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 들어 그나마 감사하는 것 중 하나는 여전히 책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한창 때처럼 한 작가에게 꽂히면 그가 쓴 모든 글을 찾아 죄다 읽을 정도의 열정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주목할만한 신간이 나오면 놓치지 않고 보는 편이다. 어떤땐 이른바 고전이 된 책들을 다시 읽고 싶어질 때도 있다. <토지>도 그 중 하나다. 나는 <토지>가 한창 잘 나갈 때는 삐딱하게 바라 보았다. 박경리에게서 풍기는 고리타분함과 경상도 토박이로서의 이상한 자존감을 내세우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반면 조정래는 민중의 편이었다. 그가 쓴 <태백산맥>의 주인공은 한결같이 민초였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을 연상시키는 서희는 내 과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우연히 기회가 되어 손에 잡게 된 <토지>는 내 편견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이른바 구한말의 시대상황이 절로 떠오르는 풍경과 군상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냥 그 시절을 보내지만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예리하게 관찰하며 인간들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박경리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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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세트 (반양장)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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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태백산맥은 한국 소설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10권에 달하는 대장편이어서뿐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던 빨치산을 전면으로 내세워서도 아니다. 한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역사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선한 이도 악한 놈도 없다. 그저 주어진 상황을 처절하게 살아나갈 뿐이다. 대학생시절 배게가 젖는 줄도 모르고 식은 땀을 흘리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던 추억이 생생하다. 1980년대를 관통하던 비장미도 한몫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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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극장판 (Treasure Island)
대주미디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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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나서 감동을 받으면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불행하게도 90%는 실망이지만. 역시 오리지널이 좋았어? 그러나 만화 <보물섬>은 달랐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둘다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다. 다만 재창조면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주조연정도의 역할인 실버를 주인공에 버금거는 캐릭터로 급부상시켰다. 여기에 오사무 특유의 선굵은 드로잉이 보물섬이라는 주제에 딱 맞아 떨아졌다. 성인들에게는 추억을 돋울겸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는셈치고 보면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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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마카롱 에디션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이소연 옮김, 휴 호턴 서문.주해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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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제목은 알아도 정작 보지는 않는 책을 말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만큼 널리 알려져있으면서 국내에서 제대로 읽히지 않는 도서도 드물다. 저자가 수학자라는 선입견도 한몫했겠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우리와 전혀 맞지 않는 정서 탓도 크다. 아이이지만 어른 얼굴을 한 앨리스가 기상천외한 모험을 즐긴다는 설정 자체가 낯설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해설이 필수다. 곧 작품이 탄생한 배경이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이는 진국을 맛보기 힘들다. 펭귄에서 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본문에 버금가는 해설이 어우러져 읽는 맛을 더한다. 게다가 그 유명한 삽화도 빼놓지 않고 있다. 더우기 가격도 착하다.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여름방학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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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무법자 - [초특가판]
PS Kr.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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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동네에는 극장이 세곳 있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축복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멀티플랙스 시스템도 좋지만 역시 영화는 단관에서 봐야 몰입도가 높다. 문제는 전부 재상영관이라 시내에서 개봉한 영화를 보려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해서 본 영화는 비가 죽죽 내리기 일쑤라 에라이를 외치기 바빴다. 그래도 싸니까, 또 동시상영이니까 참았다.

 

<석양의 무법자>를 영화관에서 보았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분명히 본 것 같은데 그것이 황야인지 석양인지 헷갈린다. 내 이름은 튜니티는 분명히 보았는데.  아무튼 클린튼 이스트우드의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이 영화는 영원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가는 눈을 뜨고 담배를 씹어 피는 그를 보고 멋있다고 느꼈으니까.

 

최근 다시 보니 원제목이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어라, 김지운 감독의 영화와 비슷하잖아? 알고 보니 오마쥬였다. 역시. 디브이디로 보며 아쉬운 점은 큰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겠다는 것이었다. 끝도 보이지 않는 황야를 말을 타고 질주하는 장면을 좁은 화면을호 보자니 갑갑하기 짝이 없었다. 과연 죽기 전에 내 소원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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