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기(특별할인)
기타 (DVD)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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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나 남편 혹은 여자친구나 남친의 불륜현장을 직접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니 무슨 행동을 할까? 처용은 춤추고 웃으며 그 자리를 벗어났지만 야마시타는 부인의 알몸에 칼부림을 했다. 그리고 침착하게 자전거를 타고 파출소에 가서 자수를 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전개된 5분 남짓의 영상은 왜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는지 잘 보여준다. 그만큼 강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딱 그 때까지였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다시 사건에 얽히고 그 중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다. 장어는 그저 상징이었다.  이런 저런 잡다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하나같이 개성이 없고 배경에 머문다. 왜 초반의 기세를 마지막까지 밀어붙이지 못했을까? 감독이 단지 나이가 많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식이라면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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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일인 생활 : 부엌과 나 도쿄 일인 생활
오토나쿨 지음 / 마음산책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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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 가구는 이미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비록 혼자는 아니지만 핵가족인 나는 대환영이다. 물론 외로운 단점은 있지만 홀로 살아가는 훈련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면 혼자 남은 사람은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도쿄 일인 생활>은 혼자서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사실 홀로 식당에 들어가 끼니를 때운다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쉽게 숟가락질을 하기 어렵다. 집에서 간단하게나마 건강한 한끼를 만들어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저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엌을 활용한다. 음식재료부터 도구에 이르기까지 정갈하게 정돈해두고 그때그때 알맞은 요리를 해먹는다. 물론 처음에는 귀찮고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이것이야말로 참된 식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먹을만큼 적당량의 음식을 만들어 나만의 속도로 씹어 삼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건강식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주위에 보는 사람들도 없으니 쓸데없는 궁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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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제닝스 감독, 리즈 위더스푼 외 목소리 / 유니버설픽쳐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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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케이가 처음 방영되었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일반인이 도전하여 우승을 거머쥐는 짜릿함에 반해서다. 허각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후 비슷한 포멧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신선도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현대판 신데렐라이기 때문이다.

 

<씽>에서는 동물들이 노래경연대회에서 경연을 펼친다. 각자의 케릭터를 살려 재미있고 유쾌하다. 또한 교묘하게 인간사회의 고단함까지 결합시며 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역시 압권은 노래. 절로 따라부르게 만드는 마력에 홀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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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세트 - 전5권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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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베란다에 빨래를 널다 기겁을 하며 뛰쳐나온다. 나는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리모컨을 손에 든 채 한마디한다. "이번엔 또 뭔데?" 매미였다. 구석에 숨어있던 매기가 놀라 거실로 뛰쳐나온 것이다. 안방에 숨어 문을 꼭 부여잡은채 어떻게 좀 해보라며 울부짖는 부인을 무시한 채 나는 천장에 붙은 매미를 바라본다. "너의 운명은 기껏 몇 분밖에 남지 않았구나" 매미의 수명은 고작 하루가 전부다. 그동안 보낸 시간이 아까울만큼 짧다. 그러나 매미는 의식하지 않는다.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하루는 천년보다 더 길다.

 

<개미>는 상상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개미들이 하는 말을 인간이 알아 듣고 옮겨 적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적 이해가 탄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개미는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진화과정을 거친 고등동물이다. 집단행동을 하며 리어가 있고 욕망과 배려가 적절히 뒤섞인 매우 조직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날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개미는 여전히 번식하여 이 지구를 지배할 것임을 베르나르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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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도둑맞은 가난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1
박완서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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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만큼 평가가 인색한 작가도 드물다. 나이 40이 넘어 여성지 공모 소설에 당선되어 등단했다는 것이 결코 핸디캡이 아닌데도. 어쩌면 우리나라 작가들이 죄다 비슷한 운명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 이광수나 태백산맥의 조정래, 토지의 박경리를 제외하고 대작가라 할만한 이가 드무니 말이다. 정직하게 말해 적어도 문학과 관련하여 한국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진짜 글쟁이, 곧 글 한나만 보고 곧장 달려가는 소설가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나목>은 박완서의 소설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100퍼센트 경험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가난한 화가와 미군부대에서 일하하는 여대생이라는 설정은 야릇한 로맨스가 떠오르지만 이야기는 호락호락하게 극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대신 처음엔 무시하다 연정을 품었다가 나중에는 존경하게 되는 젊은 여자의 마음을 잘 그려냈다. 만약 어설픈 러브스토리였다면 박완서는 더이상 작가노릇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화가는 실존 인물이다. 국내 그램쟁이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박수근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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