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도둑맞은 가난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1
박완서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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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만큼 평가가 인색한 작가도 드물다. 나이 40이 넘어 여성지 공모 소설에 당선되어 등단했다는 것이 결코 핸디캡이 아닌데도. 어쩌면 우리나라 작가들이 죄다 비슷한 운명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 이광수나 태백산맥의 조정래, 토지의 박경리를 제외하고 대작가라 할만한 이가 드무니 말이다. 정직하게 말해 적어도 문학과 관련하여 한국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진짜 글쟁이, 곧 글 한나만 보고 곧장 달려가는 소설가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나목>은 박완서의 소설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100퍼센트 경험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가난한 화가와 미군부대에서 일하하는 여대생이라는 설정은 야릇한 로맨스가 떠오르지만 이야기는 호락호락하게 극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대신 처음엔 무시하다 연정을 품었다가 나중에는 존경하게 되는 젊은 여자의 마음을 잘 그려냈다. 만약 어설픈 러브스토리였다면 박완서는 더이상 작가노릇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화가는 실존 인물이다. 국내 그램쟁이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박수근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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