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코스모스 - 우주를 향한 새로운 질문
데이비드 아이허 지음, 최가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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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질 듯 눈앞에 가득 찬 별을 본 것은 캐나다에서였다. 놀랍다기보다 살짝 무서웠다. 마치 쓰리디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리산 초입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언뜻 언뜻 불빛이 보였지만 산과 별로 둘러싸인 감정을 느끼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옛날 사람들은 밤마다 이런 광경을 체험했을 것이다. 숭고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늘날 별보기가 힘들다. 공해탓도 있지만 지나치게 밝은 빛 때문이다. 밤도 낮처럼 돌아다니자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굳이 밤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 물론 코엑스 몰처럼 들어가면 시공간이 사라지는 곳도 있지만.

 

<뉴 코스모스>는 코스모스의 후속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칼 세이건을 들먹이고 코스모스 이후 35년간의 공백을 매우겠다고 용기를 낸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코스모스가 우주의 신비를 들추어냈다면 뉴 코스머스는 과학적 발전과 향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책의 수준이 교양서적이라기 보다는 읽기 편한 논문 리뷰같은 성격이 되고 말았다. 초심자보다는 약간 우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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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피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허명수 옮김 / IVP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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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은 짧은 소설이다. 장편에 비해 쓰기가 쉽다, 고 착각을 한다. 써보면 안다. 이야기의 얼개가 수시로 바뀌고 문장을 변경하는 건 아예 습관이 된다. 그러면서도 완결성을 가져야 한다.

 

<현명한 피>는 고전이다. 작가가 서른아홉이라는 이른 나이에 죽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글을 얼마나 공들여 썼는지를 읽을 때마다 느끼기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작품같은 울림을 준다. 형식은 공포지만 내용은 인간 심리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우상숭배와 종교간 투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양인에게 예수는 개인의 삶과 사회를 이끄는 중추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건드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소재로 쓰기도 어렵다. 플레너리 오코너는 자신을 던져 이 주제에 도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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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아르테 미스터리 10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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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차라리 지워버릴까? 만약 누군가가 얼마의 돈을 받고 싹 없애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 <이터널 션사인>처럼. 그러나 설령 가능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마치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 기쁨과 연결되어 있듯이 나쁜 기억 또한 좋은 순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곧 하나를 건드리면 다른 하나도 사라진다.

 

<기억술사>기억을 지워주는 괴물이라는 괴담을 다루고 있다. 오랫동안 전해내려와 현실에서는 전혀 이루어질법하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둘 현실로 드러난다. 글은 성글지 못하고 짜임새는 어설프지만 여름나절 맥주 한잔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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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아 - 요코씨의 기타가루이자와 일기, 제3회 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작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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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의 책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이쯤되면 사후 광풍이다. 일본에서는 꾸준히 인기를 얻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스트였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여 기현상이다. 내 생각에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서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곧 늙은이는 어떻다라는 프레임이 너무 강력해 변화하는 노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사노 요코는 요즘말로 하면 신세대 노인이다. 마음껏 활개치며 할말 못할말 다한다. 그러면서도 늙은이 특유의 지혜도 툭하고 던질줄 안다. 이를테면 금기처럼 되어 있는 죽음, 치매, 외로움, 고독, 가난 등에 대해 담담히 자신의 소회를 밝힌다. 저자 스스로 암투명을 겪으며 써낸 이야기가 더욱 믿음이 간다. 어둡고 칙칙하지 않고 최대한 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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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부동산 상승장은 계속된다
오윤섭 지음 / 원앤원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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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칼을 꺼내들었다. 투기세력을 몰아내고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글쎄? 만약 싱가포르처럼 집의 대부분을 국가가 짓고 임대형식으로 분양하면 모를까? 다시 말해 민간이 지는 아파트먼트를 어떤 근거로 행정부가 규제를 가할 수 있을까?

 

물론 반론도 이해한다. 문제는 원칙이다. 부동상 정책이 정권에 따라 왔다갔다하다 보니 틈새가 많이 생겼다. 투기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 든다. 자율이든 규제든 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필요에 따라 풀었다 줄었다 하니 당연히 이익을 보고 꼬일 수밖에?

 

책 제목은 잘 지어야 한다. 오윤섭은 무슨 근거로 앞으로 5년 동안 부동산 상승장이 계속된다고 했을까? 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예측하지 못한 탓일까? 그러나 책을 꼼꼼이 읽어보면 그의 주장은 옳다. 사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지난 10년간 침체되어 있던 시장이 다시 부활하는 조짐이기 때문이다. 곧 부동산은 금리, 보다 구체적으로는 유동성에 좌우되기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로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시절 부동산 가격이 광풍(?)을 일으킨 것은 세계적으로 자금이 활발히 거래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6년 시점과 지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은 더욱 올라야 마땅하다. 문제는 적어도 5년동안은 부동산을 더욱 옭아맬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갈곳을 잃은 자금들은 어디로 갈까? 주식, 펀드 아니다. 숨죽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폭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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