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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센테니얼 맨 - 할인행사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로빈 윌리암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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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보면 로빈 윌리암스는 유쾌한 표정에 늘 그늘이 깃들어 있었다. 소위 웃픈 얼굴이라고나 할까? 심지로 로봇으로 분장한 외모에서도 느낌이 전해진다. 어쩌면 깊숙히 파고드는 우울함을 억지로라도 유머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으로 버틴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은 길이 남을 명작까지는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선택은 죽음이라는 명제가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구나 영원불멸을 꿈꾸며 헛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때 누군가는 죽고 싶어 안달을 한다.

 

앤드류의 결정은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도리어 거짓말을 하지 않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무엇보다 봉사를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로봇이 더욱 더 인간에 가까운 생명체는 아닐까? 언제가 아니 곧 로봇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파고들 것이다. 무슨 거창한 철덩어리가 아니더라도 말만 하면 순종적으로 명령에 따르는 인공지능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어른들이야 그렇다쳐도 에이아이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 소중한 친구로 여길것이다. 심지어는 결혼하겠다고 선언할지도 모른다.

 

황당무계하게 느껴졌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지금이야말로 바로 미래사회다. 로봇을 싫어했던 첫째딸처럼 모든 걸 거부하고 냉소적으로 살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벗으로 대해주며 동등하게 함께 살아가는 둘째딸이 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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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바니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 로렌조 발두치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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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반니>는 미스테리한 작품이다. 모차르트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후문이 흉흉해서만은 아니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살해된 기사단장이 최후에는 죽음의 사자로 다시 등장한다는 충격적인 결말때문만도 아니다. 핵심은 음악이다. 바람둥이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노래는 죄다 음울하고 뒤숭숭하다. 이전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보였던 밝은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영화는 오페라 작곡에 얽힌 비밀을 풀어낸다. <아마데우스>로 널리 알려진 살리에르도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시인인 로렌조 다 폰타다. 한 때 시인이 되려다 방탕한 생활로 추방당한 그는 모차르트를 꼬드겨(?) 매우 이색적인 돈 조바니를 탄생시킨다. 마치 여러 여자를 사귀는 것을 의무처럼 여기며 어쩔 수 없이 실행에 옮기는 듯한 뉘양스를 풍긴다. 지금같으면 말이 안되는 설정이지만 그 때만 해도 귀족이라면 어떠한 망나니라도 인기가 있을 때다.

 

우리는 <돈 조반니>를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로 기억하지만 스가라 감독은 사실은 다 폰타의 역할이 더 컸다고 역설한다. 실제로 그는 대본뿐만 아니라 권력자를 구워 삶고 무대에 올리는 전 과정에서 온갖 궃을 일을 다했다. 그럼에도 역시 불멸로 남는 것은 유명한 이중창 '라 치 다램 라마노' 곧 그대 손을 잡고다. 꼭 오페라 전부를 보지 않더라도 이 노래의 익숙한 멜로디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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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로봇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윌 스미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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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열광의 대상인 동시에 증오의 상대다. 인간을 대신해 온갖 궃은 일을 해준다는 점에서는 행복했지만 점점 사람을 닮아감으로써 언젠가는 인류를 대신하여 종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는 두려움이었다.  

 

2035년. 어느덧 로봇과 함께 사는 것이 일상이 된 세상. 형사 윌 스미스는 로봇을 증오한다. 그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는 않지만. 아무튼 범죄 로봇 추적에 나서게 되는데. 해체에 직면한 상대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쫓고 쫓기는 결투 끝에 결국.

 

사실 이 영화는 로봇을 소재로 했을 뿐 깊이가 부족한 액션오락영화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애매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을 극적으로 보여준 <블레이드 러너>나 사람과 똑같은 아이 로봇이 버려지면서 일어나는 보편적 사랑에 대한 의문을 다룬 <에이아이>처럼 심오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못하다. 단순히 몸매 좋은 흑인 영웅이 나서서 로봇을 때려부순다. 물론 이러한 단순한 논리를 좋아하는 관객들도 있다.

 

그나마 인상적인 대화를 꼽으라면 형사가 던지는 질문에 로봇이 답하는 장면이다.

 

"너는 로봇이야. 인간같은 감정따위는 아예 가질 수 없다구"

 

"아니요. 제게도 마음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야? 넌 절대로 위대한 교향곡을 작곡하거나 불멸의 그림을 남길 수 없다구."

"그럼 당신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로봇도 각자 개성을 가진 인격체라는 점을 부각시킨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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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2 : 보급판 (6disc) - 별책부록 없음
KBS 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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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의 열혈팬이라면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적인지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나는 광적인 추종자가 아니니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고 거드름을 피워보지만 역시 전적으로 주관적인 생각이다. 내가 꼽은 최고의 이야기는 닥터 후 시즌 2에 실린 <새로운 지구>다. 미래 언제쯤 지구는 이미 사라지고 비슷한 행성에 인류가 살고 있다. 모두가 안락한 삶을 누릴 것만 같은 그 때에도 병원이 있는데. 그 병원이 하는 일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적합한 치료제를 만들어 환자를 치유한다. 뭔가 섬뜩하지만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사례라 더욱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소재 하나만으로 최고라기 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진짜는 뇌만 살아남아 엉덩이 살에 의존하여 살던 인간이 과거의 찬란했던 자신과 만나 "당신은 정말 예쁘네요"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정말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나 또한 후회가득한 상황이 아니라 진짜 빛나던 한 순간의 나를 찾아 진짜 멋지구나라는 말을 하고 싶다. 과연 나는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언뜻 비치는 것은 역시 연애할 때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비참하고 설레고 죽을 것 같고 애가 타던 바로 그 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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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판타스틱
맷 로스 감독, 비고 모텐슨 외 출연 / 액티버스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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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에 적응하기는 보통 힘든게 아니다. 왜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학교 또는 직장에 가야 하고 때로는 밤늦게 공부나 일을 해야 하고 때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애는 언제 가지냐는 소리를 들어야 하며 돈은 또 왜 벌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답은 그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캡틴 판타스틱>은 세상에 반기를 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특별한 의지가 있다기 보다는 왠지 싫어서다. 그래서인지 <남쪽으로 튀어> 식의 반항기 가득한 유쾌함 대신 내 못대로 살다 결국 우울해지는 비극에 가깝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지만 가끔은 우리가 정한 혹은 누가 결정했는지도 모를 률을 지키느라 찰나같은 짧은 삶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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