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 때문이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 중에는 운동부족도 있다. 사실 출퇴근을 하고 일을 하고 점심을 같이 먹고 짤막하게 산책도 하고 동료와 잡담을 나누는 건 에너지가 필요한 행동이다. 자연스레 칼로리가 소비된다. 거창하게 한강변을 뛰어다니지 않더라도. 홈 트레이닝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집에서 운동을 대신하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막상 해보려고 하면 귀찮다. 일단 장소가 확보되어야 한다. 최소한의 장비도. 그렇게 다 갖추었다고 해도 이런저런 장애가 한두 개가 아니다. 가족들과 함께 쓰는 공간이다 보니 온전히 운동에 전념하기도 힘들다. 혼자 산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왜 비싼 돈을 들여 함께 몸을 가꾸겠는가? 지속하기가 어렵다. 일상에 접목시키면 어떨까? 곧 운동을 습관처럼 하게 만들면 된다. 이를 테면 화장실에 갔다 나올 때마다 바로 팔굽혀 펴기를 스무 번쯤 한다. 하루에 서너 번 간다고 쳐도 거의 백번이 가능하다. 실제로 해보니 그다지 힘들지 않다. 계단 오르내리기도 좋은 방법이다. 다행히(?) 내가 사는 아파트먼트에서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다리가 튼튼해지고 있다. 참고로 6층이다. 땀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 짐이 좀 있으면 숨이 찰 정도라 운동효과도 만점이다. 굳이 비싼 돈 들여 운동기구를 사지 않더라도 방학숙제처럼 정해진 시간에 꾸역꾸역 하기 싫은 마음으로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그냥 먹이를 주면 침을 흘리는 강아지처럼 무조건 하면 그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넷플릭스 드라마 <크라운>을 보고 있다. 영국 왕실을 무대로 하고 있다. 실존인물들을 그리고 있어 꽤 흥미롭다.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여왕이다. 우리에게는 다이애나에게 못되게 군 시어머니쯤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국에서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의 상징이다. 시즌 1에서는 취임 후 닥치는 여러 고난을 다루고 있다. 특히 처칠 수상과의 권력 다툼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야말로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은 처칠에게 엘리자베스는 애송이에 불과하다고 여겼지만 결정적인 한방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건 나이다. 여든이 되어서도 여전히 기세등등하던 그의 마음을 꺾은 건 그림이었다. 구체적으로 그를 그린 초상화 때문이었다. 그림 속 처칠은 늙고 거만하고 노욕이 가득한 괴팍한 노인네였다. 윈스턴은 화가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내 존엄을 뭐로 보고. 화가는 태연히 답한다. 나는 사실대로 그렸을 뿐입니다. 나이 드는 건 잔인한 겁니다. 지금의 예순은 과거의 마흔쯤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문제는 신체는 늙어 가는데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더 강해진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이 드는 괴로움과 슬픔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늘 상기하시라. 늙은이의 욕심은 언제나 역겨우니 최소한의 대접을 받고 싶다면 조용히 물러나 깨끗하게 잘 씻고 살아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웨스트골드 무염버터 400그램 


미식가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음식의 맛을 혀로 감별해내는 혹은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에는 가격을 보고 판단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좋은 음식은 맛은 잘 모르겠지만 배 속에 들어가면 편안하다. 동네 근처 칼국수 집에 한 달에 한번쯤 들른다. 늘 그렇듯이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고 뒤탈이 없다. 좋은 사골과 직접 뽑아 쓰는 면 덕이다. 혀로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장은 알아채는 것이다.


아침식사로 토스트를 먹은 지도 오래되었다. 사과 한 알과 식빵 두 쪽,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전부다. 가끔 딸기잼을 발라먹기도 하는데 없어도 그만이다. 쇼핑몰을 들락거리다 액상스프를 세일하길래 주문했다. 순간 스프에 찍어먹던 빵이 생각나서 덩달아 클릭. 이른바 아웃백 브레드라고 불리는. 뇌란 희한해서 이젠 또 버터가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전에 나오던 빵에 버터를 듬뿍 발라 먹던 기억이 두뇌의 저장장치에 남아 있었나 보다.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매장에서 봤던 그 버터는 없었지만 유사한 제품은 많았다. 그 중에 이마트에서 수입해서 파는 웨스트골드 무염버터를 발견했다. 뉴질랜드 청정 자연에서 자란 소의 우유로 만든 소금을 전혀 가미하지 않은 순수 버터라는 설명이었다. 


참고로 버터와 치즈는 다르다. 버터는 우유에 충격을 가하면 뜨는 지방을 걷어낸 것이고 치즈는 그 나머지에 유산균을 넣고 응고시킨 다음 남은 것을 발효해 만들었다. 요거트는 유산균을 삽입하여 발효시킨다. 우유라는 한 가지 재료에서 이처럼 다양한 식품이 만들어진다. 아참, 마가린도 있다. 이런 저런 합성물질을 넣어 비슷한 맛을 낸 짝퉁이다. 웬만하면 권하지 않는다.


그동안 치즈나 요거트는 그나마 익숙했지만 버터는 인연이 없었다. 프라이팬에 녹여 만드는 음식 정도만 생각했다. 아무래도 지방 함유량이 많다보니 그냥 먹기에는 부담도 컸고. 그러나 오랜만에 떠오른 아웃백 빵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이마트에 가서 보니 무염과 가염 모두 팔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염이 더 몸에 좋을 것 같아 400그램짜리를 한 개 구입했다. 가격은 8,580원. 꽤 비싼 느낌이었다. 어제, 오늘 아침 토스트에 발라 먹어보았다. 아직 아웃백 브레드는 도착 전이라. 따뜻하게 데운 빵이라 그런지 몇 번 바르자 부드럽게 녹으면서 골고루 퍼진다. 그렇다면 정작 맛은? 잘 모르겠다. 버터에 익숙치 않아서다. 그러나 확실한 건 속이 편하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3karat/221832298694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잊을 만하면 나오는 뉴스가 있다. 김밥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의 기부다. 레퍼토리도 비슷하다. 대학가 근천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던 노인이 죽기 전에 혹은 유산인 전 재산을 학교에 선뜻 장학금으로 냈다. 액수도 만만치 않다. 억대는 기본이고 수십억 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냥 다 쓰시고 돌아가시지’. 


물론 각자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본인을 위해 돈을 소비하는 것이 스스로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더 좋다고 확신한다. 돈이 소비되면 여러 사람들이 혜택을 본다. 만약 단칸방을 팔고 집을 산다면 집 주인이나 중계사가 이득을 보고 더 나아가 구조 변경이나 수리까지 한다면 건축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돈을 번다. 그럼에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남는다면 그 때는 기부를 하면 된다. 곧 삶이 궁핍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돈을 모을 필요는 없다.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언제 쓸지도 모를 돈을 쌓고 또 쌓아놓고 산다. 정작 활용방법은 모른 채. 모르는 소리, 하루하루가 힘든데 팔자 좋구나, 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장학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돈을 써야 한다. 최소한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으려면.


덧붙이는 말


장학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권장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돈의 효용을 봤을 때 축적되어 묶이기보다 널리 유통되는 게 더 바람직하다. 장학금은 해당 학교 출신들이 여유자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왼쪽) 모스크바 (오른쪽) 서울 


맥도널드 햄버거가 한국에 처음 상륙한 날


맥도널드 햄버거가 한국에 처음 상륙한 날 1호점 매장 내부와 주변은 사람들도 넘쳐났다. 며칠 지나 나 또한 그 대열에 합류했다. 미리 맛을 본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완전히 신세계라는 것이다. 설마라고 의심을 하면서 또 괜히 으스대고 싶어 과장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호기심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그렇게 줄을 서서 드디어 햄버거를 사서 입에 넣었는데.


햄버거는 즐겨먹는 음식이 아니다. 두서너 달에 한 번 정도 버거킹에 들러 할인세트메뉴를 먹는 정도다. 엄밀하게 말하면 프렌치프라이와 커피 때문에 가는 것이지만. 맥도널드는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때 싼 맛에 빅맥 세트를 가끔 사먹은 적이 있지만 그마저도 폐지되어 발길을 끊었다. 아주 이따금 운동을 하고 나서 허기가 몹시 질 때 치즈버거 한 개와 따끈한 아메리카노 작은 컵 하나를 시켜 먹는 정도였다.


맥도널드가 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장이 바뀌면서 품질을 좋아졌다고 한다. 그래봤자, 햄버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지난 대표가 망쳐놓은 앙금이 남아 있었나 보다. 인기 만점이던 런치세트를 죄다 없애고 게다가 이상하게 조악한 것으로 바꿔놓았다. 게다가 불고기버거 파동까지. 정이 뚝 떨어졌다.


누군가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를 시켰다. 불안감과 셀레임이 묘하게 교차했다. 역시 맛이 없을까봐 혹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프라이부터 먹었는데 실망. 소금을 잔뜩 뿌려서 짠맛밖에는. 역시 프렌치프라이는 두툼하고 푸실푸실한 버거킹이 최고야. 그러나 진짜가 남았다. 햄버거를 들고 맛을 보았는데 그만 눈물이 핑,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처음 맥도널드를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 때 나는 이 세상에 이렇게도 부드러운 빵이 있고, 치즈가 얼마나 고소한지, 그리고 페티가 잘 어우러지는지 처음 알았다. 시장에서 사먹던 재료가 각기 따로 놀던 짝퉁(?) 햄버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렇다. 치즈버거가 돌아왔다.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매던. 반갑다. 이제 더 이상 나쁜 길로 빠지지 말고 쭉 이대로만 가자.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deadlyrave/220769915158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또한 햄버거에 대한 맛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