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나오는 뉴스가 있다. 김밥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의 기부다. 레퍼토리도 비슷하다. 대학가 근천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던 노인이 죽기 전에 혹은 유산인 전 재산을 학교에 선뜻 장학금으로 냈다. 액수도 만만치 않다. 억대는 기본이고 수십억 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냥 다 쓰시고 돌아가시지’. 


물론 각자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본인을 위해 돈을 소비하는 것이 스스로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더 좋다고 확신한다. 돈이 소비되면 여러 사람들이 혜택을 본다. 만약 단칸방을 팔고 집을 산다면 집 주인이나 중계사가 이득을 보고 더 나아가 구조 변경이나 수리까지 한다면 건축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돈을 번다. 그럼에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남는다면 그 때는 기부를 하면 된다. 곧 삶이 궁핍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돈을 모을 필요는 없다.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언제 쓸지도 모를 돈을 쌓고 또 쌓아놓고 산다. 정작 활용방법은 모른 채. 모르는 소리, 하루하루가 힘든데 팔자 좋구나, 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장학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돈을 써야 한다. 최소한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으려면.


덧붙이는 말


장학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권장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돈의 효용을 봤을 때 축적되어 묶이기보다 널리 유통되는 게 더 바람직하다. 장학금은 해당 학교 출신들이 여유자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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