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타의 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
대쉴 해미트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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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의 매>는 소설도 유명하지만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험프리 보가드가 맡은 이 영화는 소위 르와르 영화의 신화가 되었다. 물론 서양 애들 이야기다.

우리야 언제나 하드보일드 아니었나?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우리는 과학적 추리같은 것이 어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저 혐의가 좀 있다 싶으면 강제로 데리고 와서 패대기하면 범인이 되는 문화에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추리니 뭐니 다 필요없었다.

말타의 매는 바로 이런 하드보일드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탐정이 모든 용의자들을 상대로 추리를 하고, 그들 모두를 불러보아 '당신이 범인이야'라는 식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사건은 낭만적이지도, 단순한 지적게임도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범인을 잡느냐 못잡느냐, 어떻게 하면 범인을 때려눕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야말로 하드보일드의 진정한 강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추신 : 그나마 소설이 번역되어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워낙 오래전에 번역된 것을 판만 바꾸어 재출간해서인지 문장이 매끄럽지 않다. 보다 충실한 번역본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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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
성석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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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성석제 선생이 쓴 글에 대한 리뷰에서 그의 팬임을 밝힌 바 있다. <인간의 힘>은 가장 최근에 읽은 그의 책이다. <순정>(중간에 덮었다)에 대한 실망으로 주저하던 차에 손에 잡은 책이라 처음에는 조금 뜨아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그에 대한 실망이 희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힘>은 그의 이전 소설과는 격이 다르다. 특유의 입담이 여전히 살아 숨쉬지만 예전에 비해 정제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마냥 가벼운 일상만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기에는 힘에 부쳤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이런 변화를 대환영한다. 역사적 소재를 이야기거리로 삼기 시작한 것도 마음에 든다. 사실 역사소설 하면 지나치게 무겁거나 중요한 인물위주의 정치이야기가 주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성석제 선생의 역사 소설은 소설속의 인물이 금방이라고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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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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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속된 말로 성석제 선생의 광팬이다. 그가 쓰는 글 대부분을 찾아서 읽는다. 그 중에는 소설외에 단편, 산문. 신문에 연재하는 짧은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순정>은 좀 늦게 만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일찌기 <황만근>, <재미있는 인생>, <번쩍>, <조동관 약전>을 읽으면서 그의 입담에 매료된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실망이다. 그것도 크게.

우선 <순정>은 그의 다른 책에 비해 지루하다. 지루하다는 것은 불필요한 설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순간 소설은 그 수명을 다한다. 그의 장점인 대담한 묘사와 직유와 은유가 사라진 이 소설은 그래서 많은 사람을 절망(?)시킨다.

'아니 성석제의 소설을 읽다가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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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잇
김영하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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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다른 사람의 리뷰를 대충 훑어보았다. 재미있다, 독특하다 등이 주된 의견이었다. 가기에 평점은 별 다섯에 절대추천까지.

그러나 그 정도의 대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평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문장이 좋기 때문이다. 글이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은 글의 내용보다는 문장이 좋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산문집은 바로 그런 경우이다.

대부분의 소설가가 쓰는 산문집이 본인의 소설에 비해 재미없는 이유는 엄숙주의 때문이다. 즉 소설을 쓸 때의 감정으로 산문을 쓰기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아우라를 쉽게 벗어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산문은 은근한 자화자찬에 역겨운 인생예찬으로 변질된다.

그나마 김영하 선생은 이런 한계를 벗어났다. 그렇지만 그저 벗어난 정도이다. 산문이란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를 보편화시키는 작업이다. 그런 면에서 김영하 선생의 글은 일상은 잘 묘사하고 있지만 보편화될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럼 보편의 경기에 도달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에서 눈을 땔 수 없을 정도로 만든 작가는 누구인가? 정답은 김수영 선생이다. 그의 산문집이야말로 별 다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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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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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근 나는 김영하 선생과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든 적이 있다. 그의 서재를 방문한 것이다. 뜻밖에 내 서재 방문기에 답을 해 주어서 조금 흥분해던 기억이 새롭다.

<엘리베이터>는 소설보다 베스트극장으로 먼저 보았다. 권해효씨가 주인공이었는데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드라마에서는 비일상적인 일이 일상속에서 펼쳐친다는 설정이 그다지 괴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공포는 일상속에 있는 것이다. 소설을 보고 그 공포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단편집에 있는 다른 이야기들도 어찌 보면 공포스로운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사진관 살인 사건'은 대표적인 예이다. 공포와 멜로, 그리고 애로가 적절히 버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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