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문학·교육 - 이오덕 글 모음 이오덕 교육문고 9
이오덕 지음 / 고인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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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게 글쓰기 스승이 누구냐고 물으면 언제나 이오덕 선생이라고 답한다.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그의 글은 삶속에서 나왔다. 곧 문어가 아니라 구어였다. 당연히 자연스레 전달된다. 문제는 문어가 구어를 누르면서 구체적으로는 더 나은 문장인 것처럼 여기면서 말글 위에 군림하고 업신여기게 된다는 점이다.

 

이오덕 선생은 아이들의 말과 글을 관찰하면서 우리의 참 말과 글은 어린이에게 있음을 간파하였다. 아이들이 직접 읽고 듣고 말하고 느끼게 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이 책에는 그의 이런 사상이 온전히 담겨 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뭉클해지는 글들을 접하여 다시 한번 스승의 고마움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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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페미니즘 - 여자의 삶 속에서 다시 만난 페미니즘 고전
스테퍼니 스탈 지음, 고빛샘 옮김, 정희진 서문 / 민음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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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국회의원이 후원하는 시국 비판 전시회에서 대통형을 나체로 풍자한 그림이 논란이다(2017년 1월 25일) 구체적으로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라는 이 작품은 백인 창녀 얼굴에 박근혜를 흑인 하녀를 최순실로 둔갑시켰다. 여러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여성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평소의 나같으면 중립을 지켰을 테지만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작가의 성별을 보자, 남자다. 이름은 굳이 밝히지 않겠다. 이 작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마네 또한 남자이다. 그 둘이 부인하든 아니든 여성을 보는 시각이 철저하게 남성적임을 알 수있다. 곧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나신을 드러내고 있다.

 

남자의 나신에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될 수 있을까? 물론 남성의 나체를 그리거나 조각한 작품들도 많다. 대부분은 남성의 힘을 상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자의 나체는 강력함을 여성의 누드는 수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네의 작품이 돋보이는 이유는 수줍은 듯 살짝 보여야 마땅한 여성의 누드를 과감하게 전면으로 그것도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자, 봐라, 이게 내 몸이다. 너희들이 침 흘리는. 이렇게 똑바로 보고서도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있겠는냐?"

 

이 그림은 더 나아가 엄숙주의를 강요하는 프랑스 기득권 화가 사회에 대한 철퇴였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웃기자 마. 너희들이 그렇게 주곡 못사는 "미"라는 게 결국은 지배세력의 알랑한 기호를 맞추는 노예 작품이라는 것을 모르겠느냐?

 

과연 <더러운 잠>의 작가가 이런 배경을 알고 <올랭피아>를 모티브로 삼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마네만큼 깊이 고민하고 이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침대를 배경으로 누워있는 여성이 있는 그림을 고르다 세월호와 주사바늘 등을 짜집기하여 시국 그림이라고 급하게 그려낸 것은 아닌지?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제목도 <더러운 잠>보다 <나른한 잠>이 더 낫지 않았을까?

 

덧붙이는 말

 

이른바 보수단체 회원이라는 극우파 할아버지가 국회로 달려가 작품을 패대기치는 것도 모자라 찢어발기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무슨 권리로 작가의 수고를 저렇게 대할 수 있는가? 이는 패미니즘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 벌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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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마이클 케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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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관심은 몇 살때부터 꺾이기 시작하는가? 아마도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낄 때부터가 아닐까? 어쩌면 우주과 자신의 삶과는 무관한 영역에 머물게 되는 순간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우주 관련 일을 한다고 하면 꽤 낭만적으로 보인다. 당장 삶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 뭔가 영적이고 지적인 작업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일은 결코 로맨틱하지 않다.  스스로의 한계를 매순간 절감하는 고통을 겪는다. 예를 들어 혜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은 아무리 정밀하게 예측한다고 하더라도 알 수가 없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영화속에서는 거짓이라고 말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지만) 당장이라고 가능할 것 같았던 우주 여행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영화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미래의 어느 날 지구는 더이상 살기 힘들어지자 대처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비행사를 모집하게 된다. 재정 지원 부족으로 나사의 규모는 쪼그라들대로 쪼그라져 대대적인 지원도 하지 못한다. 어떤 미친 놈이 다시 돌아오지도 못할 우주 개척에 나서겠는가? 가족의 반대를 무릎쓰고.

 

영웅은 난세에 탄생하는 법이다. 갖은 어려움을 무릎쓰고 우주를 향해 위대한 항해를 하면서 겪에 되는 이야기가 장대한 스크린에 펼쳐진다. 그 장엄함에 아찔하다가 떠나온 가족이 그리워질 무렵 영화는 갑자기 신파로 흐른다. 어렸을적 아버지가 보낸 모든 싸인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된다. 우주와 지구의 시간 흐름이 다름을 이용한 트릭이다. 이런 상황은 우주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흔하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알면서도 속는 기분이다. 동시에 무한한 상상력이 슬슬 발동을 건다. 물론 우주나 물리학에 대한 지식없이도 영화를 즐길 수는 있다. 단 조금 알고 보면 우주의 심연에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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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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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국에 대해 갖는 오해는 독재국가라는 사실이다. 곧 공산당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 그럼에도 자본주의 요소를 시장에 도입하여 어마어마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얼핏 모순처럼 느껴지는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도울 김용욱은 이런 의문에 명쾌하게 답변한다. 중국은 나라와 당, 군대가 일치되어 있는 구조다. 그 중에 으뜸은 공산당이다. 나라와 군대는 당에 복속된다. 형식적이나마 사법, 행정, 입법이 분리된채 상호 견제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와는 완전히 다르다.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당이 전권을 휘두른다고 해서 독재국가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도울의 견해다. 당내 권력은 10년 주기로 바뀌고 그중 5년은 차기 권력 이양준비기간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지도자의 임기는 5년이다. 우리식의 5년 단임제를 충싱하게 이행하는 셈이다. 선발과정 또한 철저하게 업적으로 평가한다. 이를테면 지방 말단 서기를 거쳐 사다리식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나는 도울의 견해가 일정 부분 타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민주적인 요소가 체재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당서기의 선출과정은 철저하게 비밀이다. 일반 국민들이 참여할 길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 요컨게 당에 가입한 엘리트들간의 리그인 셈이다. 

 

어쩌면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 사심없이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지 모르겠으나 시민의 참여가 없는 엘리트 정치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미국이 건국 당시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 강력한 중앙집권세력이 존재했음에도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연방제가 승리한 이유는 나라의 운명을 멀고 길게 보았기 때문이다. 당장은 강한 국가가 유리할지도 모르겠으나 결국 승리하는 것은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사회계급간 불평불만이 누적되어 폭발일보직전이다. 아무리 유능한 공산당 엘리트들이 통치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의사결정과정에 인민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그러나 과연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인 중국이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덧붙이는 말

 

김용욱의 글은 핵심 내용은 전체의 10분의 1정도, 절반은 자화자찬, 나머지는 지적 유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 또한 예외가 아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할 듯하다 삼천포로 빠지는 현상 또한 여전하다. 그 이유는 자신이 알고 깨우친 것을 충분히 소화시키기 않고 마구 뱉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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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이야기 - 페이스북을 만든 꿈과 재미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움직이는 서재) 7
주디 L. 해즈데이 지음, 박수성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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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영화에서는 천재 괴짜 정도로 묘사되어 있었다. 마치 빌 게이츠의 또다른 버전 같았다고나 할까? 두 사람 모두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실리콘 벨리로 건너가 벤처 신화를 이루어냈으니까. 

 

책이 내용은 영화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한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의 비전을 다루고 있다. 영화가 흥미 위주였다면 책은 위인전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다시 말해 성공 뒤에 가려진 그늘과 그 그늘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의 나이는 1984년생이니 고작 서른 넷, 미국식으로는 서른 둘이다. 차기 대통령까지 노리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미국의 토양에 대해 생각해본다. 젊은 아니 어린 나이에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는 나라의 토대가 부러워서다. 물론 성공이 전부는 아니지만 혁신을 중시하는 국가는 언제든 또 하나의 저커버그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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