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왕이면 때깔 좋아 보이는 걸로 고른다는 뜻으로 쓴다. 옛날엔 검은 치마나 흰 치마보다 붉은색으로 곱게 물들인 치마를 더 좋아한 데서 이 말이 나왔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에서 보니, 이 다홍치마는 그냥 예쁜 치마가 아니라, 녹의홍상(綠衣紅裳 : 연두 저고리와 다홍 치마)을 입는 처녀를 가리킨단다. 홍상은 처녀를 가리키고, 청상(靑裳 : 파란 치마)은 기생을 뜻한단다. 그리고 예전에 결혼한 여자는 옥색이나 남색 치마를 입었다고 배운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같은 값이면 기생이나 과부보다는 처녀가 좋다는 말이니, 돈 주고 여자를 사오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기분 나쁜 말이구나. 쓰지 말아야겠다.